손흥민이 28일 전주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보스니아와 평가전에서 1-3으로 패한 뒤 고개를 숙인 채 퇴장하고 있다. /전주월드컵경기장=배정한 기자 |
[더팩트ㅣ박대웅 기자] '신태용호, 역습에 무너지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2018 러시아월드컵 대표팀이 월드컵 출정식을 겸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보스니아)와 평가전에서 패배했다. 고질적인 수비 불안이 다시 드러나며 무릎을 꿇었다.
한국은 1일 전주월드컵 경기장에서 펼쳐진 보스니아와 평가전에서 1-3으로 졌다. '가상의 스웨덴' 보스니아를 맞아 '3-4-1-2' 변형된 스리백 전술을 들고 나왔으나 수비가 흔들리며 고전했다. 스웨덴과 비슷한 '역습 컬러'를 보인 보스니아의 공격에 수비 뒤 공간이 여러 차례 열리며 실점하고 말았다.
신태용호는 손흥민과 황희찬이 투톱에 배치하고 그 아래 공격형 미드필더로 이재성이 나섰다. 중원은 왼쪽 측면부터 김민우, 정우영, 구자철, 이용이 자리했다. 스리백은 중심에 기성용을 두고 좌측에 오반석, 우측에 윤영선이 섰다.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가 꼈다.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강력한 압박과 좌우 측면을 넓게 활용하며 보스니아 수비의 틈을 노렸다. 또한 투톱의 손흥민과 황희찬, 2선의 이재성과 구자철이 끝임 없는 공간 침투로 기회를 엿봤다. 하지만 마무리가 부족했다. 슈팅 이전의 패스가 대체적으로 불안했고, 전반 27분 손흥민의 결정적인 왼발 슈팅이 골문을 외면하며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기회를 놓친 신태용호는 곧바로 골을 허용했다. 전반 28분 보스니아의 에딘 비슈차에게 선제골을 얻어맞았다. 왼쪽에서 날아온 크로스를 방어하는 과정에서 수비들의 동선이 겹쳤고, 결국 비슈차에게 노마크 찬스를 내줬다. 수비 라인의 호흡 불일치가 실점으로 이어졌다.
전열을 가다듬은 한국은 2분 만에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황희찬과 이재성의 연계 플레이가 빛났다. 후방에서 연결된 롱 볼을 황희찬이 감각적으로 원터치로 돌려 놓으며 쇄도하는 이재성에게 연결했다. 이재성은 침착하게 깔끔한 왼발 칩 샷으로 마무리지었다.
동점골로 기세를 탄 한국은 전반전 종료 시점에 다시 골문이 열렸다. 이번에도 수비 불안이 발목을 잡았다. 역습 상황에서 수비 뒤 공간이 열렸고, 무인지경의 비슈차가 날린 강력한 오른발 슈팅에 무너졌다.
신태용호가 국내 평가전을 마무리하고 2018 러시아 월드컵 출전을 위해 3일 유럽으로 날아간다. /배정한 기자 |
신태용 감독은 후반 들어 수비진에 변화를 줬다. 오반석 대신 권경원을 투입하며 수비 강화에 힘썼다. 아울러 전체적인 전형을 위로 끌어 올리며 보스니아를 강하게 압박했다. 하지만 마침표를 찍지 못했다. 부정확한 크로스와 결정력 부족으로 답답한 경기력을 보였다. 보스니아는 후반 10분 제코를 빼는 등 수비에 무게를 두고 역습으로 경기를 풀어 나갔다.
경기 막바지로 돌입하면서 체력이 빠진 한국은 공격의 날카로움이 무뎌졌다. 그리고 후반 34분 쐐기포를 맞았다. 중원에서 공을 빼앗기며 역습 위기를 맞이했고, 비슈차를 다시 한번 놓치면서 땅을 쳤다. 1-3. 이후 신태용 감독은 문선민과 이승우에 이어 변형된 스리백의 중심이었던 기성용을 대신해 김신욱을 투입하는 등 공격에 무게를 두고 만회골 사냥에 나섰으나 힘을 쓰지 못했다.
한국은 보스니아전을 마친 뒤 2018 러시아 월드컵 출정식을 갖고 팬들에게 인사를 올렸다. 신태용 감독은 2일 러시아 월드컵 최종엔트리 23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3일 사전캠프지 오스트리아로 날아가는 태극전사들은 7일 볼리비아, 11일 세네갈과 평가전으로 최종 담금질에 나선다. 12일 결전지인 러시아에 입성하고, 스웨덴(18일), 멕시코(23일), 독일(27일)과 조별리그(F조) 경기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