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권창훈 결승골. 기성용(왼쪽)과 권창훈이 11일 열린 리그 경기에서 각각 시즌 1호골과 6호골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더팩트DB |
기성용·권창훈 동반 득점포! 팀 승리 견인
[더팩트ㅣ박대웅 기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스완지시티의 기성용(29)과 프랑스 리그 앙 디종의 권창훈(24·디종)이 나란히 결승골을 넣으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옥석 가리기에 골몰하고 있는 신태용호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기성용은 11일(이하 한국시간) 잉글랜드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번리와 2017~2018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7라운드 홈 경기에 선발 출장해 결승골을 터트리며 스완지시티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후반 36분 터진 이 골은 기성용의 올 시즌 1호 골이자 2016년 5월7일 웨스트햄전 이후 645일 만의 득점이다.
기성용의 결승골에 힘입어 귀중한 승점 3을 챙긴 스완지시티는 7승 6무 14패 승점 27로 리그 15위로 뛰어오르며 잔류 가능성을 높였다.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한 기성용은 경기 초반부터 공수를 오가는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며 경기를 조율했다. 몇 차례 정확한 패스로 득점 기회를 만들기도 했다. 팀 동료들이 마침표를 찍지 못하는 상황에서 결국 기성용이 나섰다. 기성용은 카일 노턴이 찔러준 공을 번리의 조르당 아유가 처리하지 못하고 흘리자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번리의 골망을 갈랐다. 유럽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닷컴은 기성용에게 양 팀 통틀어 가장 높은 평점 7.9점을 줬다.
권창훈도 오랜만에 골맛을 보며 팀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권창훈은 11일 프랑스 스타드 가스통 제라르에서 열린 OGC 니스와 홈 경기에 후반 25분 교체 출전해 3-2 역전승을 이끌 마지막 골을 기록했다. 권창훈은 2-2로 맞선 후반 39분 벤자민 자노의 패스를 받아 슬라이딩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최근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출전시간이 줄어든 권창훈은 시즌 6호골로 다시 한번 주전 경쟁에 불을 지폈다. 권창훈의 골에 힘입어 디종은 9승 4무 11패로 리그 중위권을 유지하게 됐다.
축구 대표팀의 주축 기성용과 권창훈이 11일(한국시간) 리그 경기서 나란히 결승골을 기록하며 골 감각을 끌어 올린 가운데 3월 A매치 데이를 앞두고 있는 신태용(사진) 대표팀 감독의 선택이 주목 받고 있다. /더팩트DB |
오랜 침묵 끝에 골을 신고한 기성용과 권창훈의 부활이 반가운 건 단연 신태용 국가대표팀 감독이다. 신태용 감독은 최근 터키 전지훈련에서 국내파와 아시아리거를 상대로 러시아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사용할 '플랜B'를 실험했다. 신태용호는 몰도바, 자메이카, 라트비아를 상대로 2승1무의 성적을 거뒀다.
이번 전지 훈련의 가장 큰 성과는 K리거의 재발견이었다. 196cm의 '장신 공격수' 김신욱은 한국 축구 최초로 A매치 4경기 연속 헤더골을 기록하며 새 역사를 썼다. 다만 터키 전지훈련에서 기록한 6골이 모두 김신욱의 머리(5골)와 발(1골)에서 나왔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다양한 공격 옵션이 절실한 상황에서 기성용과 권창훈의 골은 3월 A매치데이를 앞두고 있는 신태용 감독으로서 가뭄의 단비같은 소식이다.
공격 뿐만 아니라 수비적인 측면에서도 기성용과 권창훈의 존재는 의미가 크다. 터키 전지훈련 과정에서 드러난 수비 불안의 처방전으로 기성용과 권창훈은 이견이 없는 특효약이라는 분석이다.
기성용은 신태용호 허리의 중심이다. 공격과 수비 모두 조율할 수 있는 '만능 키'로 활용도가 매우 높다. 포백을 앞 선에서 보호하는 수비적인 임무를 잘 맡는 선수가 바로 '캡틴' 기성용이다. 윙이나 윙포워드로 분류되는 권창훈은 수비 상황에서도 측면 뿐만 아니라 중앙을 커버하는 '하드 워커'다. 본선 무대에서 멕시코, 스웨덴, 독일 등 막강한 화력을 자랑하는 팀과 맞붙는 만큼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수비력도 갖춘 권창훈의 가치가 더 빛날 수 있다.
3월 유럽 원정 평가전을 앞두고 날아든 기성용과 권창훈의 활약 소식. 공격 루트 다변화와 수비 안정화 두 마리 토끼를 쫓는 신태용호에 '햇살'로 비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