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월드컵] 전 주장 vs 캡틴, 한찬희-쿡 중원 대결
입력: 2017.05.26 05:00 / 수정: 2017.05.26 05:00

[더팩트 | 최정식기자] 2017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 출전하고 있는 한국 대표팀에서 누구보다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기다리는 선수가 있다. 미드필더 한찬희(전남)다.

한국이 기니와 아르헨티나를 연파하며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짓는 동안 21명 선수단 가운데 5명이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한찬희도 그 중 한 명이다. 지난 11일 우루과이와 평가전에서 허벅지를 다친 까닭에 대회 개막에 맞춰 페이스를 올릴 수 없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프로에 직행, 2016년 K리그에 데뷔한 그는 어린 나이에도 선배들을 제치고 주전으로 뛸 만큼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U-20 월드컵에서는 한국이 두 경기를 치르는 동안 벤치에서 동료들을 응원해야 했다. 부상으로 전열에서 벗어나기 전까지 주장을 맡았던 터라 마음이 가볍지 않았다.

신태용 감독은 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잉글랜드전에서 그동안 체력을 비축한 선수들을 기용할 것을 예고했다. 앞서 2경기 연속 선발로 나섰던 이진현(성균관대) 대신 선발 출전이 예상되는 한찬희는 경기 전날인 25일 훈련에 앞서 "동료들이 잘해줘서 고마운 마음이다. 이제 기회가 주어지면 내가 열심히 뛸 차례"라며 활약을 다짐했다.

한찬희가 주로 상대해야 할 잉글랜드의 미드필더는 루이스 쿡(본머스)이다. 1-1로 비긴 기니전에서 중거리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린 미드필드의 핵심이다. 잉글랜드의 주장을 맡고 있는 그는 "내가 골을 넣는 것보다 팀이 승점 3을 얻는 쪽이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여름 리즈 유나이티드에서 본머스로 이적한 쿡은 부상에 시달렸다. 시즌 막판 복귀해 2개의 도움을 기록하는 등 활약을 펼쳤으나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본머스의 시즌 최종전에도 빠졌다. 그런 아쉬움을 달랠 무대가 이번 U-20 월드컵이다.

쿡은 수비형 미드필더지만 적극적으로 2선까지 올라와 공격수들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넣으며 팀의 공격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 그런 그를 막아서는 것이 한찬희의 임무 가운데 하나다.

초등학교 선배인 기성용을 닮고 싶어하는 한찬희 역시 상대 배후로 침투하는 동료에게 절묘한 패스를 넣어주는 능력과 함께 상대 수비진으로 파고들어 기습적인 슈팅을 날리는 득점력을 갖고 있다. 한찬희는 "우리 팀에 뛰어난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상대의 뒷 공간을 잘 공략할 수 있다. 좋은 패스로 그런 기회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쿡은 FIFA닷컴과 인터뷰에서 "한국은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좋은 선수들이 많은 강하고 조직적인 팀이다. 그러나 우리도 한국의 공격을 잘 막아내고 득점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한국과 경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25일 훈련 전 인터뷰에서 한찬희는 "잉글랜드는 많은 선수들이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고 체격들도 좋지만 덩치가 크다보니 발은 느린 것 같았다. 그런 점을 잘 공략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malish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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