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ACL 16강, 한국 1팀과 중국 3팀의 의미
입력: 2017.05.11 05:00 / 수정: 2017.05.11 05:00
서울 윤승원이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라와 레즈와의 2017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 FC서울 제공
서울 윤승원이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라와 레즈와의 2017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 FC서울 제공

[더팩트 | 최정식 선임기자] 2017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가 10일 끝났다. K리그에서는 제주 유나이티드만이 유일하게 16강에 진출했다. K리그 챔피언 FC서울, FA컵 우승팀 수원 삼성, 그리고 울산 현대가 모두 조 3위에 그치며 탈락했다.

J리그는 가시마 앤틀러스와 우라와 레즈, 가와사키 프론탈레가, 중국 슈퍼리그는 상하이 상강, 광저우 에버그란데, 장쑤 쑤닝 등 각각 3팀이 16강에 진출했다. 각 조 상위 2개 팀이 결승 토너먼트에 오르는 방식이 도입된 2009년 이후 한국 클럽이 1팀만 조별리그 관문을 통과한 것도, 중국 클럽이 3팀이나 16강에 오른 것도 모두 처음이다. 일본 클럽 3팀이 결승 토너먼트에 진출한 것은 3년만이다.

K리그는 4차례나 ACL 정상에 올랐고 2010년과 2015년에 4개 클럽이 결승 토너먼트에 오른 동아시아 최강의 리그다. 그런 경기력을 바탕으로 최소한 2팀 정도는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우선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전북이 출전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아시아 클럽 챔피언인 전북은 서울과 함께 ACL 우승을 노려볼 만한 전력을 갖춘 팀으로 꼽힌다. 그런데 2013년에 있었던 심판 매수 사건 때문에 출전권을 박탈당했다. 리그 전체의 경쟁력에 영향을 줄 만한 요인이다.

다른 이유는 중국의 약진에서 찾을 수 있다. 2009년에는 단 한 팀도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고 2012년까지 1팀만이 16강에 올랐던 중국은 아시아를 처음 제패한 2013년 이후 프로축구에서는 한국과 일본 못지 않은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 힘은 투자에서 비롯됐다.

올해 ACL은 아시아 밖으로부터도 주목받고 있다. '차이나 머니'를 앞세운 중국 슈퍼리그의 '선수 쇼핑'으로 어느때보다 많은 유명 스타들이 ACL에서 뛰게 됐기 때문이다. 상하이 상강에는 헐크를 비롯해 오스카, 엘케슨 등 특급 용병을 보유하고 있고 광저우 에버그란데에도 파울리뉴, 히카르두 굴라트, 알란 등이 있다. 장쑤 역시 하미레스와 알렉스 테세이라 등이 활약하고 있다.

중국 못지 않은 자금력으로 좋은 선수들을 영입해 온 UAE의 알 아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힐랄 등 중동 클럽들이 조별리그에서 1위를 차지한 것과 마찬가지다.

지난해 클럽월드컵에서 결승까지 진출해 레알 마드리드와 연장까지 치를 정도로 선전한 가시마, 우승 경험이 있는 우라와, 여러 차례 ACL에 출전해 온 가와사키 등 J리그 클럽들이 저력을 발휘한 가운데 중국 슈퍼리그 클럽들이 한층 강화된 전력으로 나섰으니 K리그 팀들이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 중국 클럽이 포함되지 않은 E조에 속해 16강 진출 가능성이 높아 보였던 울산은 태국의 무앙통 유나이티드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맥없이 물러섰다.

눈여겨 볼 것은 K리그에서 유일하게 16강에 진출한 팀이 서울이나 수원이 아니라 제주라는 점이다. 창단 이후 처음으로 16강에 오른 제주는 현재 K리그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 득점도 가장 많다. 국내 리그와 ACL을 대비해 공격적으로 선수를 영입한 것이 K리그와 ACL에서 모두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원동력이다. 그런 면에서 투자가 예전 같지 않은 서울, 수원과 비교된다.

정체에 빠져 있는 K리그에 ACL은 시장 확대를 위한 돌파구이자 기회의 무대다. 그런 중요한 무대에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은 국내 리그와 다를 바 없고 필요성이 더 크다.
malish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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