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희의 골라인] 2002년 스페인전 판박이 '포르투갈-폴란드 승부차기'
입력: 2016.07.01 16:47 / 수정: 2016.07.02 11:01
포르투갈, 유로 2016 준결승 진출! 포르투갈이 유로 2016 8강전에서 폴란드를 물리치고 준결승 고지를 점령했다. 이번 승부차기가 2002 한일 월드컵 한국-스페인전 판박이라 더욱 눈길을 끈다. /사진=게티이미지, 그래픽=심재희 기자
포르투갈, 유로 2016 준결승 진출! 포르투갈이 유로 2016 8강전에서 폴란드를 물리치고 준결승 고지를 점령했다. 이번 승부차기가 2002 한일 월드컵 한국-스페인전 '판박이'라 더욱 눈길을 끈다. /사진=게티이미지, 그래픽=심재희 기자

포르투갈, 폴란드에 승부차기 승리

[더팩트 | 심재희 기자] '이렇게 똑같을 수가!'

유로 2016 8강전에서 맞대결을 펼친 포르투갈과 폴란드. 왠지 낯익은 팀들이다. 그렇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과 같은 조에 속했던 나라다. 그런데 이 두 팀이 '어디서 본 것 같은' 승부를 펼쳐 또 다른 눈길을 끌었다. 8강전. 승부차기. 5-3 결과. 그리고 그 과정들. 무릎을 탁 치면서 생각난 경기가 있다. 바로 2002 한일 월드컵 한국과 스페인의 8강전 승부차기다. 와! 이렇게까지 닮을 수 있을까.

포르투갈이 폴란드를 꺾고 유로 2016 4강 고지를 가장 먼저 점령했다. 1일(한국 시각) 프랑스 마르세유의 스타드 벨로드롬에서 펼쳐진 8강전에서 연장전까지 1-1로 맞선 뒤 승부차기에서 5-3으로 이겼다. 경기 내내 결정력 부족에 시달렸지만 승부차기에서 승리하며 마지막에 웃었다.

이번 포르투갈-폴란드 승부차기는 2002 한일 월드컵 한국-스페인전을 떠올리게 했다. 8강전에서 승부차기가 이뤄졌고, 먼저 찬 포르투갈이 5-3으로 이겼다. 나중에 찬 폴란드의 네 번째 키커 야쿱 브와스치코프스키의 슈팅이 포르투갈의 골키퍼 루이 파트리시우에게 막혔다. 브와스치코프스키가 슈팅 이전에 스텝을 밟으면서 잠시 한 번 멈춘 것, 그리고 자신이 바라보는 곳을 중심으로 오른쪽으로 찼다는 것도 꿈에서 본 듯하다. 마지막에 포르투갈의 히카르두 콰레스마가 성공한 뒤 환호하는 모습도 낯설지 않다.

결정적인 승부차기 실패! 폴란드의 네 번째 키커 브와스치코프스키가 승부차기를 놓친 뒤 망연자실하고 있다. /마르세유(프랑스)=게티이미지
결정적인 '승부차기 실패!' 폴란드의 네 번째 키커 브와스치코프스키가 승부차기를 놓친 뒤 망연자실하고 있다. /마르세유(프랑스)=게티이미지

14년 전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은 스페인을 맞아 연장전까지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한국은 1번 황선홍, 2번 박지성, 3번 설기현, 4번 안정환, 5번 홍명보가 모두 성공했다. 스페인은 1번 페르난도 이에로, 2번 루벤 바하라, 3번 사비 에르난데스가 성공했지만, 4번 호아킨 산체스의 슈팅이 이운재에게 막혔다. 결국 한국이 승부차기 5-3으로 스페인을 누르고 준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두 경기를 다시 머릿속에서 꺼내 비교해 보니 내용과 전개도 정말 비슷하다. 키커의 순서와 결정적인 상황에서의 킥, 그리고 마무리까지 정말 '판박이'다.

우선, 1번 키커로 나선 황선홍과 이에로가 팀의 핵심 선수였던 것처럼 호날두와 레반도프스키 역시 각 팀의 '중심'이다. 폴란드의 4번 키커로 나선 브와스치코프스키는 이번 대회 내내 활약이 좋았다. 조별리그 우크라이나전 결승골과 스위스와 16강전 선제골을 터뜨리며 빛났다. 포르투갈과 경기에서도 우측 날개로 투입되어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승부차기에서 주춤거리며 결국 파트리시우의 선방에 고개를 떨궜다. 14년 전 한국-스페인전에서 호아킨도 오른쪽 날개로 투입되어 맹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승부차기에서 머뭇거리며 이운재의 벽에 막혀 허탈하게 하늘을 바라봤다. 마지막 키커인 홍명보와 콰레스마도 비슷한 느낌을 줬다. '맏형', '정신적 지주'로서 홍명보와 콰레스마가 경기 마무리를 맡았다.

이운재 미워! 2002 한일 월드컵 한국-스페인 8강전에서 스페인의 호아킨이 승부차기를 실패한 뒤 괴로워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이운재 미워! 2002 한일 월드컵 한국-스페인 8강전에서 스페인의 호아킨이 승부차기를 실패한 뒤 괴로워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축구의 역사는 길고 명승부도 정말 많았다. 그렇기에 비슷한 느낌을 주는 경기가 종종 나온다. 그런 '스토리'가 축구의 재미를 더 높인다. 유로 2016 8강전 포르투갈과 폴란드의 승부차기 승부. '2002 한일 월드컵 데자뷰'라는 말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정말 '흥미롭고 쫄깃한' 한판이었다.

kkamano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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