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핸드볼 파울' 발로텔리, 수아레스, 마라도나는 천부적인 재능에도 고의적인 핸드볼 파울로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 AC 밀란, FC 바르셀로나, 마라도나 페이스북 캡처

축구계 최고의 나쁜손!

[더팩트ㅣ이성노 기자] 디에고 마라도나(55), 루이스 수아레스(29·FC 바르셀로나), 마리오 발로텔리(25·AC 밀란). 모두 천부적인 재능으로 팀과 클럽을 오가며 최전방을 책임졌고, 책임지고 있다. 스트라이커라는 공통점 외에도 이들을 묶어주는 교집합이 또 있다. 바로 '나쁜 손'이다.

◆ 발로텔리 vs 유벤투스 (https://youtu.be/zNcUEt5EJkY)

2016년판 '신의 손' 사건이 지난 10일(한국 시각) 이탈리아 밀라노의 산시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AC 밀란과 유벤투스의 리그 32라운드에서 일어났다. 문제의 주인공은 바로 '악동' 발로텔리다.

1-1로 팽팽히 맞선 후반 6분. 문전에 있던 발로텔리는 팀 동료 강력한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히자 재빠르게 몸을 날려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다. 공이 골포스트를 맞고 나오자 발로텔리는 공을 향해 또다시 몸을 날렸다. 상대 수비와 몸싸움을 이겨내고 공을 골대 안으로 밀어 넣었으나 주심은 옐로카드를 꺼내 들었다. 핸드볼 반칙이었기 때문이다. 발로텔리는 헤딩을 하는척하면서 오른손으로 공을 건들었던 것이다. 의욕은 충만했으나 몸이 따라주지 않아 축구공으로 배구를 했다.

◆ 수아레스 vs 가나 (https://youtu.be/wn_oYeugGiw)

시간을 2010년으로 돌려 보자. 우루과이와 가나의 2010 남아공 월드컵 8강. 두 팀은 연장 후반까지 1-1로 팽팽히 맞섰다. 120분 혈투가 끝나기 직전 '막장 드라마'가 연출됐다. 주연은 수아레스였다. 그는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가는 공을 두 손으로 걷어냈다. 명백한 핸드볼 반칙. 주심은 곧바로 퇴장을 선언했다. 실점하면 곧바로 탈락이 확정되는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수아레스는 1% 희망을 안고 총대를 멨다. 한편으론 최후의 보루였으나, 분명 페어 플레이에 어긋나는 행동이다.

수아레스가 생각한 최상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됐다.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아사모아 기안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왔다. 경기장을 나가며 이 장면을 목격한 수아레스는 두 주먹을 불끈 쥐고 기뻐했다. 분위기를 탄 우루과이는 승부차기 끝에 가나를 꺾고 4강에 진출했다.

◆ 마라도나 vs 잉글랜드 (https://youtu.be/KY40__rBvSk)

'나쁜 손'의 원조는 뭐니 뭐니 해도 마라도나다. 1980년대 세계 축구의 '아이콘'이었던 그는 빠른 스피드와 현란한 개인기로 소속팀은 물론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도 '주축'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빼어난 축구 실력 외에도 주심의 속이는 '신의 손'으로 유명하기도 하다.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의 1986 멕시코 월드컵 8강전. 전반을 0-0으로 마친 두 팀은 남은 45분에 승부를 걸었다. 아르헨티나가 기선을 제압했다. 후반 6분 마라도나가 헤딩으로 선제골을 기록한 것. 하지만 잉글랜드 선수들은 마라도나의 득점과 동시에 일제히 주심에게 다가가 무언가를 강력하게 항의했다. 마라도나의 핸드볼 반칙이라는 것이다.

당시 마라도나는 문전에서 상대 골키퍼와 골 경합을 하면서 헤딩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주심은 선심에게 문의를 했으나 판정은 끝내 번복되지 않았다. 느린 화면을 자세히 보면 마라도나는 머리가 아닌 왼손으로 공을 쳐 골을 만들었다. 마라도나는 경기 후 머리로 넣었다고 밝혔으나 2002년에 발간된 자신의 자서전에서 손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sungro51@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