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연의 빌드업] '황금 공격진' FC서울, '무공해 축구' 퍼즐 완성할까
입력: 2016.01.08 05:00 / 수정: 2016.02.04 17:36

한국서 은퇴할래요! 데얀(가운데)이 올 시즌 FC서울로 복귀해 K리그 클래식 그라운드를 누빈다. 사진은 지난 2013년 7월 31일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 경기 장면. / 서울월드컵경기장 = 배정한 기자
'한국서 은퇴할래요!' 데얀(가운데)이 올 시즌 FC서울로 복귀해 K리그 클래식 그라운드를 누빈다. 사진은 지난 2013년 7월 31일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 경기 장면. / 서울월드컵경기장 = 배정한 기자

FC서울이 말하는 '우리 선수론'이란?

[더팩트|김광연 기자] 집 나오면 고생이라는 말이나 회귀본능을 가진 연어를 보면 '집'이란 존재가 가져다주는 포근한 느낌은 더 설명할 필요가 없다. 굳이 여기서 집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바로 이는 최근 '우리 선수'를 끝까지 품은 FC서울 철학에 이를 대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품을 떠난 선수도 시간이 흐른 뒤 꼭 다시 안는다'는 그들만의 지론엔 스쿼드 방대화를 해결해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다.

FC서울은 지난해 12월 28일 그간 떠돌았던 데얀의 복귀 소식에 쐐기를 박으며 정식으로 '몬테네그로 특급'의 재입단을 알렸다. 지난 2013시즌을 끝으로 중국 슈퍼리그로 떠난 지 2년 만에 복귀이자 한국에서 은퇴하겠다는 개인적인 선수 바람이 이뤄지는 순간이다. 데얀이 가세하며 FC서울은 그야말로 역대 최고급의 슈퍼 황금 공격진을 꾸릴 수 있게 됐다. 기존 박주영과 아드리아노를 비롯해 데얀으로 이어지는 황금 삼총사가 한솥밥을 먹는다. 이름값으로만 따져도 그간 유례없는 최고의 선수들이 한곳에 모였다. 현재 네임벨류 최강이라 일컫는 전북 현대에도 뒤지지 않는 명성이다.

재밌는 건 근래 FC서울을 떠나 타지로 갔다가 다시 FC서울로 돌아온 세 번째 사례라는 점이다. 과거 잠시 팀을 떠났다가 복귀한 사례는 데얀 말고 지난 시즌 사우디아라비아 얄 샤밥 이후 소속팀을 찾던 박주영이 그랬다. 또 지난 2012년 초 오셰르(프랑스)에서 입대를 위해 국내 복귀를 타진한 정조국(31)도 그랬다. FC서울은 유럽으로 떠났던 옛 선수들이 국내 복귀를 원하자 곧바로 품에 안았고 선수들에게 뛸 터전을 마련했다.

우린 리턴파! 정조국(가운데)과 박주영(오른쪽)이 지난해 6월 3일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 함께 기뻐하고 있다. / 서울월드컵경기장 = 최용민 기자
'우린 리턴파!' 정조국(가운데)과 박주영(오른쪽)이 지난해 6월 3일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 함께 기뻐하고 있다. / 서울월드컵경기장 = 최용민 기자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FC서울만의 전통과 같다. 이와 관련해 FC서울 한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23일 있었던 출입기자단과 식사 자리에서 재밌는 이야기를 하나 들려줬다. 당시 데얀 영입설이 무르익던 시기라 자연스레 데얀이 입에 오르락내리락했고 그는 "이것만 말하겠다. 데얀이나 박주영이나 정조국 모두 우리 팀에서 성장해 스타로 발돋움한 이들이다. FC서울은 이들이 '우리 선수'란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다"며 팀 전통성을 강조했다. 다소 진부하지만 허투루 들을 수 없는 말, 그의 이 말 이후 약 한 달 뒤 데얀은 진짜 FC서울 유니폼을 입었다.

이번 데얀의 복귀와 함께 팀을 떠난 몰리나 역시 애초 잔류 가능성이 컸다. 또 다른 FC서울 관계자는 "최용수 감독이 몰리나를 원했고 재계약 협상을 벌인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선수 가치가 떨어지는 시점이지만 5년간 소속팀에 공헌한 몰리나의 활약을 FC서울 역시 그대로 인정했다. 하지만 몰리나는 데얀의 갑작스러운 복귀 의사로 외국인 보유 한도가 다 차 자국 콜롬비아로 돌아갔다. 이후 몰리나는 "기회는 준 한국에 감사하다"며 개인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FC서울 팬과 관계자들에게 작별 인사를 고했다. 아름다운 이별이었다.

선수를 아끼는 팀 문화가 이미 팀을 한 번 떠났던 세 선수의 복귀로 이어졌다. 이별도 아름다웠다. 선수가 이적을 원하면 이와 상관없이 다른 팀으로 트레이드를 시도하거나 이를 피하고자 선수 본인이 해외 이적을 더 원하는 최근 풍토와 사뭇 다르다. 이번에 데얀 역시 중국에서 받던 연봉을 상당 부분 포기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선수와 팀이 서로 양보하고 하나가 됐다.

물론 남은 숙제도 있다. 무엇보다 과부하 공격진의 정리가 시급해 보인다. 박주영, 데얀, 아드리아노 외에도 FC서울엔 현재 정조국, 윤주태, 윤일록, 심제혁, 박희성 등의 공격진이 있다. 외국인 공격수가 주축을 이룬 탓에 지난해부터 어린 국내파 공격수들이 상대적으로 자리를 잡지 못한 FC서울이다. 이미 올 시즌을 앞두고 최정한이 대구FC로 이적했고 김현성도 부산 아이파크행이 유력하지만 좀 더 정리가 필요해 보인다. 무리한 스쿼드를 보유하는 것보다 임대로 선수와 하위권 팀들에 동시에 기회를 주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FC서울은 과부하란 마지막 위험 요소마저 잠재우며 새 시즌 '무공해(무조건 공격해 축구) 축구'의 부활을 시도할지 이번 시즌을 보는 재미가 하나 더 늘었다.

fun350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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