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희의 골라인] 메시-호날두보다 더 무서운 공격수 '레비골'(영상)
입력: 2015.10.12 07:48 / 수정: 2015.10.14 08:34
레비골 레반도프스키. 레반도프스키가 최근 골폭풍을 몰아치면서 메시-호날두와 비교되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 홈페이지 캡처
'레비골' 레반도프스키. 레반도프스키가 최근 '골폭풍'을 몰아치면서 메시-호날두와 비교되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 홈페이지 캡처

레반도프스키 '미친 골 감각!' 2015년 42경기 41골 10도움

"최근 한 달간 세계 최고 선수는 메시와 호날두가 아닌 레반도프스키다."

7일(이하 한국 시각) 폴란드와 유로 2016 D조 예선 8차전을 앞둔 스코틀랜드의 고든 스트라칸 감독이 한 말이다. 스트라칸 감독은 최근 무서운 골폭풍을 몰아치고 있는 폴란드의 골잡이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를 막아야 스코틀랜드가 승리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결국 알고도 당했다. 레반도프스키에게 전반 3분과 후반 49분에 연속골을 내주고 말았다. 승리를 눈앞에 뒀던 스코틀랜드는 '메시-호날두보다 더 무서운' 레반도프스키의 위력 앞에 2-2 무승부를 허용하며 본선 진출이 좌절됐다.

스트라칸 감독의 말이 전혀 과언이 아니다. 최근 레반도프스키는 쉽게 말해 '미친 골감각'을 자랑하고 있다.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과 폴란드 대표팀에서 계속해서 골을 뽑아내고 있다. 이번 유로 예선에서만 13골을 터뜨렸고, 2015년 들어서 42경기에서 41골 10도움을 기록했다. 최근 10경기 가운데 9경기에서 골을 만들었고, 총 19골을 잡아냈다. 레반도프스키가 골을 터뜨린 9경기에서 바이에른 뮌헨은 5승으로 승률 100%를 자랑했고, 폴란드는 2승 1무 1패의 성적으로 유로 2106 본선행에 성공했다.

괴물 레반도프스키. 레반도프스키는 최근 10경기에서 무려 19골을 터뜨렸다. /사커웨이 캡처
'괴물' 레반도프스키. 레반도프스키는 최근 10경기에서 무려 19골을 터뜨렸다. /사커웨이 캡처

시간을 좀 더 최근으로 좁혀서 보면 정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레반도프스키는 지난 9월 23일 볼프스부르크와 경기부터 12일 아일랜드전까지 6경기 연속골을 작렬했다. 6경기에서 15골을 만들어냈다. 경기 평균 2.5골. '괴물'이라는 표현이 딱 맞다.

골 순도 또한 높다. 팀 공격이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해결사로 나서 결승골과 추가골을 무더기로 생산했다. 최근 골폭풍은 시작부터 무시무시했다. 9월 23일 볼프스부르크전에서 바이에른 뮌헨이 0-1로 뒤지고 있던 후반 초반 9분 만에 무려 5골을 뽑아냈다. 후반 6분, 후반 7분, 후반 10분, 후반 12분, 후반 15분에 거짓말같은 원맨쇼를 펼치며 5-1 역전승을 이끌었다.

9월 26일 마인츠와 경기에서는 후반 6분과 후반 18분 연속골을 잡아내며 바이에른 뮌헨의 3-0 완승을 견인했고, 9월 30일 디나모 자그레브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는 전반 21분, 전반 28분, 후반 10분에 골을 넣어 바이에른 뮌헨의 5-0 대승에 일조했다. 10월 5일 바이에른 뮌헨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데어 클라시커'에서는 후반 1분과 후반 13분 연속골로 5-1 대승의 수훈갑이 되었다.

폴란드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서도 레반도프스키는 펄펄 날았다. 9일 스코틀랜드 원정에서 2골을 몰아쳤고, 12일 아일랜드와 경기에서는 전반 42분 결승골을 작렬해 2-1 승리의 주역이 되며 조국에 유로 2016 본선행 티켓을 안겼다.

물론 포지션이나 스타일이 달라 레반도프스키를 리오넬 메시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직접 비교하는 것에 무리가 따를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레반도프스키가 보여주고 있는 완성도 높은 모습은 '신계'라고 불리는 메시-호날두와 견줘도 전혀 모자람이 없어 보인다. 단순히 골을 많이 기록했다고 레반도프스키를 메시-호날두와 함께 두고 보는 것이 아니다. 그가 골을 만드는 과정과 결정력이 메시-호날두 이상이기 때문에 찬사가 아깝지 않다. 부지런히 움직이며 상대 수비의 빈 공간을 파고들며 찬스를 엿보고, 깔끔한 터치와 간결한 슈팅으로 상대 골문을 쉽게쉽게 열어젖힌다. 동료와 절묘한 패스를 주고받으며 오프사이드 트랩을 깨뜨리고, 후방에서 날아오는 롱 볼을 절묘한 타이밍에서 잡아내며 기회를 만들며, 측면 크로스를 정확한 헤딩 슈팅으로 연결하기까지 한다. 레반도프스키가 '토털 패키지'로 불리는 까닭이다.

레반도프스키가 최근 6경기에서 터뜨린 15골의 상황을 살펴 보면 이해가 더 쉬울 법하다. 일단, 레반도프스키는 15골을 오른발-왼발-머리를 고루 써서 마무리지었다. 오른발로 8골, 왼발로 5골, 헤딩으로 2골을 기록했다. 양 발과 머리를 모두 잘 쓰고, 위치선정까지 탁월하니 상대 수비수에게는 여간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다. 기본적으로 쉴 새 없이 많이 움직이고 동료들과 다양한 공격 패턴을 펼치면서 정확하기까지 하다. 그저 골만 잘 넣는 것이 아니라 모든 부분이 완벽에 가깝다 보니 메시-호날두와 비교하는 그림까지 그려지고 있다.

◆ 레반도프스키 최근 6경기 골 설명

* 볼프스부르크전(9월 23일, 바이에른 뮌헨 5-1 승리)
후반 6분) 골문 앞에서 패스 받아 왼발 밀어넣기
후반 7분) 페널티박스 바깥 중앙에서 오른발 중거리포
후반 10분) 골문 앞에서 패스 받아 오른발 밀어넣기
후반 12분) 골문 앞에서 좌측 크로스 굴절되자 오른발 밀어넣기
후반 15분) 골문 앞에서 우측 크로스 그대로 오른발 발리 슈팅

* 마인츠전(9월 26일, 바이에른 뮌헨 3-0 승리)
후반 6분) 골문 앞에서 우측 크로스 그대로 헤딩 슈팅
후반 18분) 오프사이드 트랩 뚫고 침투해 골키퍼 제치고 왼발 밀어넣기

* 디나모 자그레브전(9월 30일, 바이에른 뮌헨 5-0 승리)
전반 21분) 골문 중앙에서 역습 찬스 오른발 밀어넣기
전반 28분) 코너킥 상황에서 달려들며 왼발 밀어넣기
후반 10분) 골문 중앙에서 침투 패스 받아 오른발 칩샷.

* 도르트문트전(10월 5일, 바이에른 뮌헨 5-1 승리)
후반 1분) 빠르게 중앙 침투하며 후방 롱볼 잡아 오른발 밀어넣기
후반 13분) 골문 중앙에서 우측 빠른 크로스 왼발 밀어넣기

* 스코틀랜드전(10월 9일, 폴란드 2-2 무승부)
전반 3분) 골문 중앙 침투 후 스루패스 오른발 밀어넣기
후반 49분) 프리킥 상황 슈팅 굴절되자 달려들며 왼발 밀어넣기

* 아일랜드전(10월 12일, 폴란드 2-1 승리)
전반 42분) 골문 중앙에서 우측 크로스 다이빙 헤딩 슈팅

과거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골잡이로 활약했던 가브리엘 바티스투타는 '바티골'로 불렸다. 중계진이 다소 긴 이름을 말하기도 전에 골을 터뜨린다고 해서 생겨난 별명이다. 이제 레반도프스키를 '레비골'이라고 칭해도 좋을 듯하다. 바티스투타보다 이름이 더 긴 그가 바티스타투 이상의 '미친 골감각'을 발휘하고 있으니 말이다. 어쨌든, '레비골' 레반도프스키가 지금 현 시점에서는 메시-호날두보다 더 강력한 공격수로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꼬리말) 폴란드와 앙숙이라 할 수 있는 독일은 유로 2016 예선 최종전에서 조지아에 2-1로 신승했다. 토마스 뮐러의 페널티킥 골과 막스 크루제의 결승골로 승리를 거뒀지만 극심한 결정력 부족으로 인해 자칫 잘못하면 망신을 당할 수도 있었다. 31개의 슈팅 가운데 필드골로 연결된 것은 단 하나였다. 경기를 생중계 하면서 후반 중반 조지아의 동점골이 터지고 독일이 답답한 모습을 보이자 '레반도프스키'의 존재가 떠올랐다. 같은 시간 벌어진 폴란드와 아일랜드의 경기에서 레반도프스키가 골을 넣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레반도프스키같은 공격수가 독일 대표팀에도 필요하다는 설명을 곁들였다.

[더팩트 | 심재희 기자 kkamano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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