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아챔=코리안 더비' 전북 탈락이 마냥 아쉽지 않은 이유
입력: 2015.09.17 15:56 / 수정: 2015.09.17 15:56
ACL 4강에서 만나요! 오재석-곽태휘-김영권-권경원(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이 2015 AFC 챔피언스리그 4강 무대에서 코리안 더비를 펼치게 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알 힐랄, 알 아흘리 페이스북
ACL 4강에서 만나요! 오재석-곽태휘-김영권-권경원(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이 2015 AFC 챔피언스리그 4강 무대에서 '코리안 더비'를 펼치게 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알 힐랄, 알 아흘리 페이스북


'K리그 실종' 2015 ACL, 코리안 4강 더비 성사!

아시아 최강 클럽을 가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이 확정됐다. 한국은 FC 서울-수원-성남 FC-전북 등 네 팀이 참가해 전북만이 8강까지 진출했으나 마지막 1분을 버티지 못하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로써 K리그는 지난 2007년 이후 7년 만에 4강 팀을 배출하지 못하는 굴욕을 떠안았다. 하지만 아쉬워하긴 아직 이르다. AFC 챔피언스리그 사상 처음으로 '코리안 4강 더비'가 성사됐기 때문이다.

전북은 16일 오후 7시 일본 엑스포70 경기장에서 열린 2015 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감바 오사카와 원정 경기에서 2-3으로 패했다. 마지막 1분을 넘지 못하고 고개를 떨궜다. 지난 1차전 홈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던 전북은 이날 최소 1골을 넣고 비기면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4강에 오를 수 있는 유리한 고지에 있었다. 실제로 전북은 1-2로 뒤지고 있던 후반 43분 우르코 베라(28)가 헤딩으로 동점골을 터뜨리며 준결승행에 9부능선을 넘었다. 하지만, 경기 종료 1분을 남기고 고키 요네쿠라(27)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얻어맞고 눈앞에 뒀던 4강 티켓을 감바 오사카에 내줬다.

통한의 1분… 전북이 16일 마지막 1분을 버티지 못하고 2015 AFC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탈락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통한의 1분… 전북이 16일 마지막 1분을 버티지 못하고 2015 AFC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탈락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최강희(56) 전북 감독은 경기 후 "이번 경기를 위해 많은 시간을 준비했는데 아쉬움이 남는다. 우리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실망하지 말고 계속해서 도전했으면 좋겠다"며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이로써 전북의 8년 만의 '왕좌 탈환'은 실패로 돌아갔다.

마지막 K리그 팀을 떠난 보낸 한국 팬들이다. 겉보기에 '남의 잔칫상'이 된 2015 AFC 챔피언스리그지만, 마냥 아쉬워하긴 이르다. 4강 진출 팀 모두 한국 선수들이 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2~2003시즌부터 아시안 클럽 챔피언십과 아시안 컵 위너스컵 대회가 AFC 챔피언스리그로 통합된 이후 사상 처음으로 성사된 '코리안 4강 더비'다.

오재석-권경원 4강 합류! 오재석(위)과 권경원이 각각 16일, 17일에 2015 AFC 챔피언스리그 4강행을 확정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알 아흘리 페이스북
오재석-권경원 4강 합류! 오재석(위)과 권경원이 각각 16일, 17일에 2015 AFC 챔피언스리그 4강행을 확정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알 아흘리 페이스북

17일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전북 출신 권경원(23)이 활약하고 있는 알 아흘리가 4강행 막차를 탄 것이다. 이날 권경원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알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나프트 테헤란(이란)과 홈 경기에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로 출전해 팀 2-1 승리에 이바지했다. 알 아흘리는 1, 2차전 합계 3-1을 기록해 가장 늦게 준결승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로써 이번 AFC 챔피언스리그 4강 팀이 모두 윤곽을 드러냈다. K리그 클럽은 없지만 4개 팀 모두 한국인 선수들이 활약하고 있다. 곽태휘(34)가 포백을 지키고 있는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 김영권(25)의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 오재석(25)이 뛰고 있는 감바 오사카(일본) 그리고 알 아흘리까지 준결승부터 결승까지 매 경기가 '코리안 더비'인 셈이다.

K리그 팀들의 연이은 탈락으로 자칫, 한국 축구팬들에게 멀어질 수 있었던 2015 AFC 챔피언스리그. 하지만 아시아 전역에서 활약하고 있는 코리안 리거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전북의 탈락이 마냥 아쉽지 않은 이유다.

[더팩트ㅣ이성노 기자 sungro5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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