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취재기] '대표팀 선배' 권창훈의 발전과 황의조에 대한 기대
입력: 2015.08.20 05:00 / 수정: 2015.08.20 01:00
황의조가 19일 수원과 경기가 끝나고 믹스트존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습니다. / 수원월드컵경기장 = 이현용 기자
황의조가 19일 수원과 경기가 끝나고 믹스트존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습니다. / 수원월드컵경기장 = 이현용 기자

K리그를 대표하는 신예 스타들의 맞대결이 펼쳐졌습니다. 그 주인공은 성남 FC의 황의조(23)와 수원 삼성의 권창훈(21)입니다. 팀의 선전을 이끄는 주축 선수지만 둘 사이에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한 선수는 A매치 데뷔전을 치렀고 다른 한 선수는 아직 데뷔 전입니다. 대표팀을 경험하고 나날이 발전하는 기량을 보이는 권창훈과 발전의 계기를 기다리는 황의조입니다.

19일은 덥지만 짜증 나는 날씨는 아니었습니다. 선선하진 않았지만 푹푹 찌는 날씨도 아니었습니다. 구름도 있고 햇살도 있었습니다. 일찌감치 차를 타고 수원을 향해 나섰습니다. 해가 저물고 애매한 날씨가 축구하기 딱 좋은 날이 됐습니다. 이날 경기의 관심은 동아시안컵에서 돌아와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린 권창훈과 오는 24일 발표되는 대표팀 명단 발표에서 슈틸리케호 승선을 노리는 K리그 클래식 득점 2위 황의조였습니다. 울리 슈틸리케(61) 감독도 코치진과 함께 직접 수원을 찾았습니다.

경기 시작 전에 만난 서정원(45) 수원 감독은 권창훈을 '애늙은이'로 표현했습니다. 경기가 끝나고 자신의 플레이를 면밀히 분석하는 등 어린 나이지만 자기 관리가 철저하다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서정원 감독은 미소를 지으며 권창훈에 대한 믿음을 나타냈습니다. 비록 팀은 0-1로 패했지만 권창훈은 감독의 신뢰에 보답했습니다. 90분 내내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비며 수원의 공격을 이끌었습니다. 패스는 물론 슈팅, 압박, 활동량 등 장점을 하나로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재다능한 면모를 보였습니다.

권창훈(왼쪽)은 팀의 패배에도 빼어난 활약을 펼쳤습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권창훈(왼쪽)은 팀의 패배에도 빼어난 활약을 펼쳤습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권창훈은 A매치를 치른 뒤 더 무섭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16일 제주 유나이티드전에서 쐐기골을 터뜨리는 등 안정적인 활약으로 수원의 중원을 책임졌습니다. 이날 경기에선 더 돋보였습니다. 자신에게 집중되는 관심이 부담이 아닌 큰 힘으로 작용하는 듯했습니다. 김봉길(49)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은 지난 9일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 끝나고 <더팩트>와 전화통화에서 "슈틸리케 감독이 젊은 선수들 위주로 기용한 것은 신의 한 수였다. 이번 대회를 통해 신예들이 경험을 많이 쌓았다. 자신감이 붙은 선수들은 리그에서 더 좋은 활약을 이어 갈 것이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권창훈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예상은 적중했습니다. 대표팀 막내가 소속팀에서 에이스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권창훈과 함께 관심을 받은 황의조는 이날 득점을 기록하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면서 예리한 역습에 나섰습니다. 측면에서 보인 돌파와 감각적인 슈팅은 자신의 재능을 증명하기에 충분했습니다. 황의조는 21일 현재 K리그 클래식 득점 공동 2위에 올라 있습니다. 한국을 떠난 에두(전 전북 현대)만이 황의조보다 높은 순위입니다. 리그 활약을 중요시하는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을 받을 배경은 마련됐습니다.

황의조는 이날 경기가 끝나고 "승리할 수 있어 기뻤다. 전반 슈팅이 없어 후반 슈팅을 시도하려 노력했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 스크린, 연계 플레이, 득점력 등을 소속팀에서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대표팀에 대한 물음엔 "연계 플레이, 활동량, 수비 가담, 적극적인 공격 등이 중요하다고 들었다. 더 발전하겠다"고 겸손한 자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날 황의조의 플레이는 자신이 말한 요소들을 생각하면서 뛴 것으로 보였습니다.

슈틸리케호의 원톱은 아직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동아시안컵에서 김신욱(27·울산 현대)과 이정협(24·상주 상무) 모두 슈틸리케 감독의 기대치를 채우지 못했습니다. 오는 24일 대표팀 발표를 앞두고 포르투갈에 있는 석현준(24·비토리아 세투발)과 함께 황의조의 이름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습니다. 반드시 이번이 아니더라도 소속팀에서 지금과 같은 활약을 보인다면 머지않아 명단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입니다.

권창훈을 비롯해 김승대(24·포항 스틸러스), 이재성(23·전북) 등은 최근 대표팀에서 돌아온 뒤 K리그에서 최고의 선수로 이름을 알리고 있습니다. 큰 무대의 경험이 자신감으로 이어진 결과입니다. 과연 A매치를 소화한 황의조가 K리그에서 어떤 활약을 보일지 벌써부터 궁금합니다.

[더팩트ㅣ수원월드컵경기장 = 이현용 기자 sporg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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