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원 퇴장.' 한교원이 23일 열린 인천과 홈 경기에서 폭력적인 행동으로 레드카드를 받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한교원-신명철, '프로'라는 이름이 부끄러운 행동
연휴의 첫 날, 한국 프로 스포츠의 양대 산맥 축구와 야구에서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장면들이 나왔다. 프로축구 전북 현대 한교원(25)은 상대 선수를 가격했고 프로야구 kt wiz 신명철(37)은 경기가 끝나고 상대 선수를 향해 언성을 높였다. '프로'라는 단어에 어울리지 않는 행동이었다.
한교원은 23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2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홈 경기에서 전반 5분 레드카드를 받았다. 공과 상관없는 지역에서 인천 박대한과 몸싸움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박대한을 주먹으로 2번 가격했다. 그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는 높았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는 한교원이 새겨졌다.
절대 나와선 안 될 행동이었다. 경기장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용서받지 못할 폭력이었다. 전북은 물론 K리그 전체 이미지를 떨어뜨렸다. 무엇보다 경기를 보는 어린이들에게 보여선 안 될 장면이었다. 또한 '동업자 정신'을 잊은 행동이었다. 선수들은 정해진 규칙 안에서 치열한 승부를 펼친다. 동료로 상대를 존중하면서 정당하게 겨뤄야 한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이겼지만 잃은 것이 너무 많다. 선수단은 체력 부담이 커졌고 준비한 것이 엉망이 됐다. 팬들이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빼앗았다"고 한교원의 행동을 지적했다.
'흥분한 신명철.' 신명철이 23일 한화와 홈 경기가 끝나고 거세게 항의했다. / 최용민 기자 |
한교원에게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이어 받은 이는 신명철이었다. 신명철은 23일 오후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홈 경기가 끝나고 크게 흥분했다. 한화 선수들을 향해 손가락질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유는 9회 나온 도루와 투수 교체였다. kt가 1-6으로 뒤진 9회초 1사 1루에서 한화 강경학은 2루를 훔쳤다. 9회말 한화는 3명의 투수가 마운드에 올라 아웃카운트 하나씩을 책임졌다. 신명철은 한화가 '불문율'을 어겼다고 판단한 셈이다.
신명철의 행동은 분명히 과했다. 프로스포츠는 무엇보다 팬이 우선돼야 한다. 신명철은 팬들에게 보여선 안 될 장면을 만들었다. 그가 어떤 말을 했는지 어떤 행동을 했는지 경기장의 팬들은 귀로 듣고 눈으로 봤다. 더욱이 홈 구장이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가득 찬 날이었다. 연휴를 맞아 가족 단위로 야구장을 찾은 팬들이 많았다. 어린이 팬도 고스란히 그 장면을 목격했다.
한교원과 신명철은 평소 과격이라는 단어와 거리가 멀다. 한교원은 프로 데뷔 후 첫 퇴장을 당했다. 최강희 감독은 "다혈질의 선수가 아니었기에 한교원의 행동이 이해가 안 된다. 실수를 통해서 성장을 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신명철 역시 15년째 프로 무대에서 활약하면서 이런 행동을 보인 적이 없다. 팀의 주장으로서 나섰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둘의 행동으로 팬들은 큰 상처를 입었다. 팬들을 위해 그라운드 위에서 과격한 행동을 하지 않는 불문율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더팩트ㅣ이현용 기자 sporgo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