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규 날았다 김진규가 지난 2013년 8월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수원전에서 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 더팩트 DB |
김진규 '수트라이커 본능' 다시 살아났다
단조로운 공격 패턴과 자주 끊기는 패스 등 FC서울의 올 시즌 목표인 공격 축구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하지만 FC서울엔 수트라이커(수비수+스트라이커) 김진규(30)가 있었다. 확실한 마무리를 지어줄 골게터 부재를 스스로 풀어헤치며 올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첫 승을 거머쥐었다.
FC서울은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시즌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H조 조별 리그 2차전에서 후반 20분 터진 김진규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FC서울은 지난달 25일 열린 조별 리그 1차전 광저우 에버그란데와 원정 경기에서 0-1로 패한 아쉬운 마음을 이번 승리로 말끔히 씻었다. 1승 1패(승점 3)로 스스로 반전의 기회를 만들었다. 경기 중반까지 좋지 않은 경기 흐름을 보였으나 필요한 순간 '한방'이 터지며 웃었다.
초반은 너무 좋지 않았다. FC서울의 포백 수비는 전반부터 삐거덕거렸다. 수비진은 공간을 허용했고 중원에선 상대 줄기를 조기에 차단하지 못했다. 패스가 좋은 가시마의 기를 살려줬다. 2000년 중반까지 일본 대표팀 중심으로 활약했던 오가사와라 미쓰오와 최근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도 활약한 시바사키 가쿠의 기량에 밀렸다. 부족한 결정력의 가시마 덕분에 가까스로 실점 위기를 넘겼으나 골과 다름없었다.
수비 불안을 비롯한 경기 주도권 허용은 공격 부진으로 이어졌다. 윤일록-정조국-에벨톤으로 구성한 공격진은 답답한 흐름을 연출했다. 초반 윤일록이 활발하게 움직이며 기회를 엿봤지만 촘촘한 상대 수비 벽을 뚫지 못하고 고립됐다. 에벨톤과 정조국은 적극적으로 앞으로 내려오며 공을 받았으나 기회는 없었다. 가장 좋은 찬스였던 전반 43분 윤일록이 가시마 측면을 허문 차두리의 크로스를 오버헤드킥으로 연결했으나 무위에 그쳤다.
후반에도 엇박자 공격이 문제점으로 나타났다. 후반 15분 에벨톤은 수비수 한 명을 놓고 상대 골문을 향해 돌진했으나 옆 동료에게 패스하지 않고 무리하게 공을 끌다가 기회를 놓쳤다. 먹구름이 드리운 순간, 김진규가 해결사로 등장했다. 공격에 가담한 김진규는 전매특허인 강력한 슈팅으로 좀처럼 열리지 않던 가시마 골문을 뚫었다. 시원하고 통쾌한 골이었다.
올 시즌부터 새롭게 추구하는 공격축구가 그대로 묻힐 뻔했다. 하지만 끈질긴 응집력으로 스스로 돌파구를 열었다. 김진규는 K리그 클래식 6골, AFC 챔피언스리그 2골 등 총 8골로 수트라이커 별명을 얻었던 2013시즌 재현을 노리듯 강력한 슈팅으로 자기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홈에서 이겨야 하는 경기를 잡은 FC서울이 또 다른 상승세를 노린다.
[더팩트|서울월드컵경기장 = 김광연 기자 fun3503@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