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용의 스포일러] '무한경쟁' 메시 vs 호날두 '현미경 분석!'
입력: 2015.02.20 13:00 / 수정: 2015.02.19 16:48

축구계 가장 위대한 전쟁, 메시 vs 호날두

리오넬 메시(27·FC바르셀로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0·레알 마드리드)의 2014~2015시즌 그래프가 심하게 요동치고 있다. 참으로 묘하다. 한 명이 잘하면 다른 한 명이 주춤한다. 쾌조의 스타트를 보인 호날두는 최근 내림세고 초반 부진을 극복한 메시는 오름세다. 이제 기록적으로 평행을 이뤘다.

◆ '최고의 출발' 호날두 vs '최악의 출발' 메시

올 시즌 초반 호날두와 메시의 행보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출발은 같았다. 둘은 나란히 개막전에서 1골씩 기록했다. 하지만 메시가 초반 5경기에서 2골을 넣는 데 그치는 동안 호날두는 9골을 퍼부었다. 2라운드에 결장한 것을 고려하면 경기당 2.25골에 해당하는 무서운 페이스였다. 호날두의 득점 감각은 무섭게 폭발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초반 득점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초반 8경기(15골), 10경기(17골), 12경기(20골), 15경기(25골)까지 신기에 가까운 골 잔치를 벌였다.

반면 메시는 득점왕과 점점 멀어지는 페이스를 보였다. 1라운드 이후 단 한번도 경기당 1골을 넘지 못했다. 11라운드를 마치고는 경기당 0.55골까지 떨어졌다. 메시에게 문제가 생겼다는 보도가 넘쳐났다. 메시를 둘러싼 모든 것이 안 좋게 흘러가는 분위기였다. 루이스 엔리케(44) 바르셀로나 감독과 불화설, 재계약 과정의 문제 등 진통이 끊이지 않았다. 11라운드까지 호날두는 18골, 메시는 6골이었다. 둘의 상황을 봤을 때 뒤집힐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았다.

최고 자리의 호날두 호날두의 발롱도르 수상은 예상과 달리 부진의 시작점이 됐다. / 호날두 페이스북
최고 자리의 호날두 호날두의 발롱도르 수상은 예상과 달리 부진의 시작점이 됐다. / 호날두 페이스북

◆ 전환점이 돼 버린 '발롱도르 시상식'

호날두는 지난달 13일(이하 한국 시각)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최고 축구 선수로 우뚝 섰다. 37.66%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15.76%의 지지율을 얻은 메시를 눌렀다. 지난해에 이은 2연패였다. 반면 메시는 발롱도르 시상식을 일주일 앞두고 위장염으로 훈련에 불참 것이 불화설로 번졌다. 메시는 불화설과 이적설이 모두 거짓이라고 일축했지만 짜증 섞인 반응이 더 화제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발롱도르 시상식이 호날두의 완승으로 끝나자 메시의 시대가 저물고 호날두의 시대가 밝은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예상과 전혀 다른 희비 곡선이 그려지지 시작했다. 호날두를 둘러싼 주변에서 잡음이 들렸다. 발롱도르 시상식에 함께 오지 않은 이리나 샤크(29)와 결별설이 터졌고 곧 사실로 밝혀졌다. 모든 관심이 호날두에게 쏠리는 사이 메시는 훈련에 전념했고 무섭게 득점을 폭발하기 시작했다.

비상하는 메시 메시(왼쪽)가 최근 무서운 기세로 득점 선두 호날두를 추격하고 있다. / 바르셀로나 트위터 캡처
비상하는 메시 메시(왼쪽)가 최근 무서운 기세로 득점 선두 호날두를 추격하고 있다. / 바르셀로나 트위터 캡처

◆ '퇴장-부진' 호날두 vs '제2전성기' 메시

기분 좋게 스페인으로 돌아온 호날두는 급격히 하강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첫 경기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국왕컵(코파델레이) 16강 2차전에서 1골을 기록했지만 팀의 탈락을 막지 못했다. 지난달 25일 코르도바와 원정 경기에선 상대 수비수들을 가격하는 비신사적인 반칙으로 퇴장을 당했다. 2경기 출장 정지라는 추가 징계를 받았다. 이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전과 데포르티보전에 나섰지만 골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라리가에서 3경기 연속 골 맛을 보지 못했다.

메시는 무섭게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다. 2015년에만 리그 7경기에서 11골을 쏟아부었다. 빅리그 공격수 가운데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했다. 레반테전 3골을 작렬하며 라리가 최다 해트트릭 부문에서 호날두(23회)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11라운드에 12골 차로 뒤지던 득점왕 레이스도 2골 차로 줄었다. 득점에만 한정된 기록이 아니다. 레반테전에서 1도움을 올린 메시는 106도움으로 루이스 피구(105도움)가 가지고 있던 라리가 최다 도움 기록을 갈아치웠다. 드리블, 슈팅, 패스, 연계 플레이 등 모든 부분에서 최고 기량을 갖춘 메시로 돌아왔다.

최후 승자는 누구? 호날두(왼쪽)와 메시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트위터
최후 승자는 누구? 호날두(왼쪽)와 메시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트위터

◆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

이제 둘의 그래프는 사실상 평행이 됐다. 올 시즌 메시는 33경기 37골 18도움, 호날두는 34경기 37골 15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올 시즌은 메시-호날두 전쟁의 축소판 같다. 호날두가 초반 무서운 오름세로 메시를 압도했지만 침묵에서 깨어난 메시가 단숨에 호날두를 따라왔다. 지금 분위기는 메시의 압승이다.

하지만 호날두의 침묵은 길지 않을 것이다. 호날두는 단 3경기에서 골을 기록하지 못했을 뿐이다. 오히려 이 정도 무득점으로 '슬럼프'까지 언급되는 것은 호날두의 대단한 득점력을 반증한다. 호날두의 리그 3경기 연속 무득점은 무려 1450일 만에 일어난 사건이다.

호날두가 이렇게 무너질 것이라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다. 메시는 올 시즌 전반기 9~11라운드까지 무득점이었지만 12라운드에서 해트트릭으로 팬들의 걱정을 잠재웠다. 호날두도 충분히 이런 장면을 연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호날두는 3경기 연속 무득점 후에는 항상 멀티골을 터뜨렸다. 약 4년 전 3경기 침묵을 해트트릭으로 날려버렸다. 지난해 2월 12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코파델레이에서도 3경기 무득점 후 멀티골을 작렬하며 귀환을 알렸다.

또한 호날두의 최근 경기력이 나쁘지 않았다. 반격의 시작이 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15일 데포르티보전에서 전반 초반 수비수와 간격을 벌리고 벼락같은 왼발 슈팅으로 골대를 때렸다. 1-0으로 앞선 후반 28분엔 카림 벤제마(27)의 추가골을 도왔다. 앞으로 쇄도하는 벤제마에게 정확한 패스를 연결했다. 호날두는 폭발적인 스피드와 플립플랩 등 재기 넘치는 드리블로 레알 공격을 이끌었다. 카를로스 안첼로티(55) 레알 감독도 "호날두는 슬럼프가 아니다. 걱정하지 않는다. 골은 없지만 좋은 활약을 보인 경기였다"고 부활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안첼로티 감독의 말처럼 호날두는 19일 열린 샬케04와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타점 높은 헤딩으로 선제골을 터뜨렸고 예리한 프리킥 능력은 물론 화려한 드리블에 이은 패스로 도움도 올렸다. 3경기 침묵이면 충분했다. 아직 세기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더팩트ㅣ이현용 기자 sporg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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