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용의 스포일러] '유럽 태극전사' 승률왕은 누구? 2위 손흥민-1위는?
입력: 2015.02.12 16:50 / 수정: 2015.02.12 16:50


윤석영, 승리를 부르는 태극전사

최근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에서 가장 관심을 받은 선수는 팀을 비운 야야 투레(31)였다. 투레는 2015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출전으로 약 한 달간 맨시티가 아닌 코트디부아르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이 기간에 맨시티는 리그 4경기에서 단 한번도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3무 1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그나마 12일(한국 시각) 스토크 시티전에서 처음 승리를 챙겼다. 첼시와 공동 선두였던 맨시티는 승점 7이 뒤진 2위로 떨어졌다. 투레가 뛴 18경기에서 맨시티의 승률은 80%(14승 2무 2패)에 육박한다. 투레가 없는 7경기(1승 5무 1패) 승률은 14.29%다.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호주 아시안컵이 끝나고 태극전사들도 소속팀으로 복귀해 순위 경쟁에 힘을 보태기 시작했다. 윤석영(24)은 퀸즈파크레인저스(이하 QPR)가 리그 4연패에서 벗어나는 데 이바지했다. 기성용(26)은 복귀전에서 동점골을 터뜨리며 스완지 시티에 귀중한 승점 1을 안겼다. 투레만큼은 아니더라도 태극전사의 출전이 팀에 미치는 영향이 증명된 경기들이었다. 빅리그에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들의 승률을 분석했다.

승리의 파랑새 윤석영은 QPR이 치른 25경기 가운데 12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승점의 73%를 따냈다. / QPR 페이스북 캡처
'승리의 파랑새' 윤석영은 QPR이 치른 25경기 가운데 12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승점의 73%를 따냈다. / QPR 페이스북 캡처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나왔다. 기본적으로 승률이 높은 팀 선수가 확률적으로 많은 승리를 경험했을 것이라는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 10경기 이상 출전한 태극전사 가운데 가장 승률이 높은 선수는 윤석영이었다. QPR은 강등권을 벗어나기 위해 힘든 싸움을 벌이고 있다. 6승 4무 15패(승점 22)로 승률이 24%에 불과하다. 하지만 윤석영이 출전한 12경기에서는 무려 41.67%(5승 1무 6패)의 승률을 기록했다. 승점 22 가운데 윤석영이 출전한 경기에서 승점 16을 따냈다. 팀이 치른 25경기 가운데 절반도 출전하지 못했지만 승점에는 73%의 지분이 있다. 승리를 부르는 사나이였다.

손흥민(22·레버쿠젠)과 기성용은 예상대로 팀의 주축이었다. 손흥민은 팀의 20경기 가운데 17경기에 출전했다. 승률은 41.18%였다. 레버쿠젠(8승 8무 4패·승점 32)의 승률(40%)보다 높았다. 특히 선발로 출전한 경기에서 승률 46.67%(7승 6무 2패), 풀타임을 소화한 경기에서 승률 57.14%(4승 3무)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숫자로 증명했다.

기성용이 출전할 때 스완지도 승리할 확률이 더 높았다. 기성용은 22경기에 출전해 승률 36.36%(8승 6무 8패)를 기록했다. 선발일 때 승률은 38.1%%였다. 기성용이 아시안컵으로 빠진 한 달 동안 스완지 시티의 승률은 33.33%(1승 1무 1패)였다.

아시안컵에서 '제2의 이영표'로 눈도장을 찍은 김진수(22)는 호펜하임에서도 승리를 불렀다. 호펜하임의 승률은 35%(7승 5무 8패)지만 김진수가 출전한 경기에선 44.44% 승률을 기록했다. 선발로 나선 8경기에선 절반을 승리로 마무리했다. 아시안컵에서 복귀한 김진수가 연달아 2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한 이유기도 하다.

지동원(23)의 오름세도 눈에 띈다. 지동원은 도르트문트에서 단 한경기도 나서지 못하고 아우크스부르크 유니폼을 입었다. 후반기에 치른 3경기에 모두 출전한 지동원은 아직 패배를 경험하지 않았다. 3경기에서 승점 7(2승 1무)를 챙겼다. 승률은 66.67%에 달한다. 아우크스부르크는 지동원 합류 이후 전반기(승률 52.94%)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분데스리가 승률왕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손흥민, 지동원, 김진수 등이 팀의 승리를 이끌고 있다. 손흥민, 박주호, 지동원, 홍정호, 구자철, 김진수(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 최용민, 최진석, 임영무, 최진석, 문병희 기자
'분데스리가 승률왕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손흥민, 지동원, 김진수 등이 팀의 승리를 이끌고 있다. 손흥민, 박주호, 지동원, 홍정호, 구자철, 김진수(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 최용민, 최진석, 임영무, 최진석, 문병희 기자

모든 태극전사가 팀보다 높은 승률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1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 가운데 가장 승률이 낮은 코리안리거는 구자철(25·마인츠05)이었다. 구자철은 11경기에 출전해 1승 5무 5패(승률 9.09%)의 성적표를 받았다. 마인츠의 승률(20%)보다 10.91% 포인트 낮은 수치다. 마인츠 동료 박주호(27)는 더 승운이 없었다. 7경기에 나섰지만 4무 3패로 단 한번도 승리를 맛보지 못했다. 박주호는 리그 초반 8경기 무패 행진을 벌이는 동안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차출로 팀을 떠나 있었다.

부상으로 9경기에서 218분을 소화하는 데 그친 홍정호(25·아우크스부르크)도 다소 아쉬운 결과를 낳았다. 선발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한 2경기에서 모두 패배를 경험했다. 교체로 출전한 7경기에서 승률 85.71%(6승 1패)를 기록했지만 단 38분을 뛰는 데 그쳤다. 앞선 상황에서 승리를 지키기 위해 경기 막판 투입되는 상황이 많았다.

축구에서 개인 승률 기록의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 팀 성적과 개인 출전 경기 수에 따라 수치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팀 승률이 떨어지면 주전일 경우 출장 경기 수가 많아 개인 승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 단순히 출장했다고 해서 팀 승리에 기여했다고 보는 것도 다소 무리다. 그럼에도 이런 통계를 내는 것은 우리 선수 가운데 누가 더 팀에서 승리를 부르는 파랑새인가를 알아 보면 경기를 더 즐겁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더팩트ㅣ이현용 기자 sporg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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