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올스타전]축구 팬들 한목소리 "K리그 홍보 필요"
입력: 2014.07.25 19:49 / 수정: 2015.04.29 14:13

선수들의 사인을 받기 위해 800명의 팬들이 줄을 서 기다기고 있다. / 서울월드컵경기장 = 이준석 인턴기자
선수들의 사인을 받기 위해 800명의 팬들이 줄을 서 기다기고 있다. / 서울월드컵경기장 = 이준석 인턴기자



[더팩트ㅣ서울월드컵경기장 = 이준석 인턴기자] 한국 축구를 사랑하는 팬들이 한곳에 모였다. 바로 K리그 올스타 with 팀 박지성 경기가 열리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이다. 25일 이곳은 무덥기도 했고 비가 올 것이라는 예보도 있었지만 한국 축구 발전을 원하는 팬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관중석을 가득 메웠다.

경기가 열리는 시간은 오후 8시. 하지만 오후 3시부터 팬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프로축구연맹은 팬들을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열었다. 경기 전 800명을 추첨해 이영표 KBS 축구 해설위원과 박지성, 이동국, 차두리, 김승규, 이근호, 김신욱, 염기훈 등의 사인을 받을 기회를 제공했다. 특히 팬들은 이영표 해설위원이 차에서 내리자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이목을 사로잡았다. 한국 축구가 침체됐다는 평가를 듣기도 하지만 팬들은 여전히 희망을 잃지 않고 있었다. <더팩트>는 축구팬에 한국 축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들어봤다.

정성배(23) 씨는 "인맥 축구를 없애고 포지션별로 치열한 경쟁 구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특히 공격수 발굴이 시급하다. 박주영이 많은 비판을 받고 있지만 그만큼 믿을만한 공격수가 없다는 방증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정 씨는 "박주영이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부진한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것을 그의 책임으로 돌리기엔 어폐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인터뷰를 마치면서 아쉽다고 했다. 한국 축구가 하루빨리 중심을 잡길 바란다는 뜻이었다.

최승우(왼쪽) 씨는 올바른 유소년 정책을 세우는 것이 한국 축구의 발전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서울월드컵경기장 = 이준석 인턴기자
최승우(왼쪽) 씨는 올바른 유소년 정책을 세우는 것이 한국 축구의 발전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서울월드컵경기장 = 이준석 인턴기자

축구 선수가 꿈이었다는 최승우(16) 씨는 "K리그에 대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관중들이 많지 않아 걱정"이라면서 "올바른 유소년 정책을 세워 확실한 중심을 잡고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식으로 축구를 배웠다는 그는 얼마 전 꿈을 접었다고 한다. 말 못 할 이유가 있다고 했다. 그는 한국 축구가 잘 되길 진정으로 바랐다.

김채연(20) 씨는 "한국 축구가 발전하려면 K리그부터 차근차근히 다지는 게 좋을 것 같다"면서 "방송사들이 월드컵 때만 되면 축구 중계를 열심히 해 아쉽다. 평소에 K리그 중계도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영표 해설위원이 KBS와 계약하며 K리그를 5년간 중계해달라고 부탁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K리그 발전에 힘을 쓰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축구팬 장경연(22) 씨는 "선수들이 기가 죽을 필요가 전혀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장 씨는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선수들에게 고개를 들라고 말하고 싶다"고 촉구하며 "페널티박스에서 공이 오면 주저 없이 찼으면 좋겠다. 이 역시 자신감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힘찬 목소리를 잃지 않았다. 기가 꺾이면 할 수 있는 것도 못하기에 자신감을 불어넣고 싶다는 이유에서였다.

문예진(19) 씨는 "의리 축구가 심각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문 씨는 "차기 사령탑은 자신의 입맛에 맞는 선수가 쓰기보단 많은 사람들의 평가에 귀를 기울인 뒤 선수를 선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해외파에 의존하는 것 보단 K리그에서 열심히 뛰는 선수들을 뽑는 것도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문 씨는 어렸을 때부터 축구를 좋아했다고 했다. 한국 축구가 진정으로 잘 되길 바란다고 마지막 말을 덧붙였다.

안귀령(왼쪽) 씨와 이윤지 씨는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선 K리그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 서울월드컵경기장 = 이준석 인턴기자
안귀령(왼쪽) 씨와 이윤지 씨는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선 K리그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 서울월드컵경기장 = 이준석 인턴기자

이윤지(27) 씨는 "사람들이 K리그 선수들의 위력을 잘 모르는 것 같다"며 아쉬운 마음을 내비쳤다. 이 씨는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K리그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펼쳤으면 좋겠다"면서 "오늘 팬 사인회를 비롯한 여러 이벤트를 열었는데 올스타전에만 국한돼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평소에도 구단들이 재미있는 이벤트를 열고 홍보와 마케팅에도 신경을 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K리그 선수들의 위대함이 과소평가 된 것에 대해 아쉬워하는 눈치였다. 해외파에 의존하는 것보단 한국 축구의 모태라 할 수 있는 K리그 발전에 신경을 써야한다는 의미였다.

안귀령(25) 씨는 "1부리그인 K리그 클래식의 발전도 중요하다"면서도 참신한 주장을 내놓았다. 안 씨는 "2부리그인 K리그 챌린지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언젠간 그 선수들이 1부리그에 올라와 한국 축구의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바닥부터 천천히 닦다보면 언젠간 윗 부분의 발전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이유였다.

박정민(17) 씨는 "대한축구협회의 무한한 지원이 절실해 보인다"면서 "선수단에게 연습할 시간을 많이 제공해주고 새롭게 부임할 감독에게도 인내를 갖고 기다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씨는 어리지만 축구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며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브라질 월드컵을 보는 내내 아쉬운 점이 많았는데 <더팩트>와 인터뷰를 하며 속이 후련하다고 웃었다.

신명준(32) 씨는 "새롭게 지휘봉을 잡을 감독이 확실한 원칙을 갖고 선수단을 운영했으면 좋겠다"면서 "대한축구협회가 많은 투자를 하더라도 감독이 흔들리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강조했다. 신 씨는 무게감 있는 감독이 선임되길 바랐다. 말로만 잘한다는 감독보다 묵직한 리더십으로 무장한 지도자가 지휘봉을 잡았으면 한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한국 축구는 브라질 월드컵에서 부진 때문에 침체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한국 축구를 사랑하는 팬들은 희망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 축구가 여전히 살아있다는 증거였다.

nicedays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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