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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 브라질 월드컵이 14일 종료된 가운데 마지막 월드컵 무대를 치른 스타가 주목받고 있다. 이번 월드컵을 마지막으로 세계 무대를 떠나는 '굿바이 베스트11'을 꼽아봤다. / 국제축구연맹 홈페이지 |
[더팩트ㅣ김광연 기자] 2014 브라질 월드컵이 한 달간 일전을 마치고 14일(이하 한국 시각)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독일이 월드컵 최초로 남미 대륙에서 우승한 유럽 국가로 이름을 올린 가운데 수많은 젊은 스타가 탄생했다. 자신의 첫 월드컵 무대에서 출중한 기량을 입증한 네이마르 다 실바(22·FC 바르셀로나), 하메스 로드리게스(23·AS 모나코), 마리오 괴체(22·바이에른 뮌헨), 후안 콰드라도(26·ACF 피오렌티나), 안드레 쉬얼레(24·첼시) 등은 4년 후를 기약했다. 뜨는 해가 있다면 지는 해도 있는 법. 꾸준한 기량으로 세계적인 기량을 뽐냈으나 브라질 월드컵을 끝으로 물러나는 스타도 있다. 흐르는 세월을 막을 순 없다. 브라질을 끝으로 '아듀 월드컵'을 외친 '굿바이 베스트 11'을 소개한다.
◆ '상처뿐인 월드컵' 세자르
'브라질 수문장' 줄리우 세자르(35·퀸즈파크 레인저스)에게 이번 월드컵은 상처뿐이었다. '조국' 브라질이 안방에서 4강 탈락의 고배를 마치는 것을 가만히 지켜봤고 7경기 동안 무려 14실점 했다. 특히 지난 9일 열린 독일과 4강전에선 1-7 참패하며 고개를 떨궜다. 이탈리아 세리에 A 인테르 밀란 시절 세계 최고의 골키퍼라 불린 칭호가 무색할 정도로 충격적인 결과였다. 세자르는 4강 탈락 후 곧바로 대표팀 은퇴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모든 것이 세자르의 실수에 비롯된 것은 아니다. 브라질 수비 조직력이 그만큼 최악이었던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세자르는 이번 월드컵 7경기 660분을 교체 없이 모두 뛰었다. 2006 독일 월드컵 본선에선 벤치만 지켰으나 주전으로 도약한 2010 남아공 월드컵 본선에 이어 2회 연속 활약했다. 이제 대표팀을 떠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로 복귀한 퀸즈파크 레인저스에서 다시 주전 경쟁을 시작한다.
◆ '흐르는 세월 못 막았다' 마이콘
브라질의 '돌아올 줄 모르는' 풀백 마이콘(33·AS로마)도 이번을 끝으로 월드컵과 작별을 고했다. 마이콘은 세자르와 마찬가지로 브라질의 몰락과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애초 다니 아우베스(31·FC 바르셀로나)와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벤치만 지킬 것으로 예상했으나 8강전 콜롬비아전부터 선발로 나서며 3경기 270분을 소화했다. 하지만 4강 독일전에서 1-7 참패를 막지 못했다. 남아공 월드컵에서 지칠 줄 모르는 활동량과 엄청난 기술을 뽐냈지만, 이번 월드컵에선 수비하기도 버거웠다.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에서의 실패를 딛고 지난 시즌 세리에 A AS 로마에서 부활하며 화려한 복귀전을 치렀으나 대표팀에서 끝은 좋지 못했다. 마이콘은 이번 월드컵 이후 대대적으로 개편이 예상되는 브라질 대표팀을 자의든 타의든 떠날 것이 유력하다.
◆ '감동의 은퇴 무대' 예페스
콜롬비아 중앙 수비수 마리오 예페스(38·아탈란타)에게 브라질 월드컵은 잊을 수 없는 무대다. 주전으로 뛰며 콜롬비아를 사상 첫 월드컵 8강으로 이끌었다. 체력 안배를 위해 결장한 조별리그 B조 3차전 일본전을 제외하고 4경기 360분을 모두 뛰었다. 특히 지난달 20일 열린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B조 2차전 코트디부아르에서 A매치 100경기 돌파를 의미하는 센추리 클럽에 가입하기도 했다. 백전노장으로 약점인 체력을 경험으로 채웠다. 자신보다 많게는 15살이나 어린 동료와 함께 '신화'를 이룩했다. 자신의 처음이자 마지막 월드컵에서 잊을 수 없는 기록과 추억을 남겼다. 리베르 플라테(아르헨티나), 낭트, 파리 생제르맹(이상 프랑스), 키에보 베로나, AC 밀란(이상 이탈리아) 등에서 수준급 선수로 활약한 예페스는 자신의 경력에 월드컵 8강이라는 업적을 채워넣고 명예롭게 은퇴했다.
◆ '16강 징크스에 눈물' 마르케스
멕시코 중앙 수비수 라파엘 마르케스(35·클럽 레온)는 4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참가하는 영광을 안았다.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이번 월드컵까지 멕시코 중앙 수비는 그의 차지였다. 이번 월드컵도 4경기 360분 풀타임을 뛰었다. 마르케스는 이번 월드컵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달 24일엔 웃었다. 조별리그 A조 3차전 크로아티아와 경기에서 후반 27분 선제골을 터뜨리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열린 네덜란드와 16강전에서 1-1로 맞선 후반 48분 아르연 로벤(30·바이에른 뮌헨)에게 파울을 범하며 페널티킥을 내줬다. 1-2 패배의 원흉이 됐지만, 실제론 로벤을 넘어뜨리지 않았지만, 상대의 속임수에 그대로 당했다. 4회 연속 16강 진출에 그친 멕시코지만 마르케스는 조국을 이끌고 마지막 불꽃을 태웠다.
◆ '무거워진 왼쪽 날개' 에브라
파트리스 에브라(33·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마지막 월드컵 무대를 치렀다. 프랑스 주전 왼쪽 풀백으로 뛰며 4경기 360분을 뛰었다. 체력 안배로 조별리그 E조 3차전 에콰도르전에서 뛰지 않은 것을 제외하고 모든 경기를 뛰었다. 하지만 8강에서 만난 독일과 경기에서 0-1로 패배하며 고개를 떨궜다. 전성기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수비력은 빛났으나 상대 수비를 끊임없이 파고든 오버래핑 능력은 찾아볼 수 없었다. 팀 내 불화를 조장하며 조별리그 탈락 장본인으로 지목된 남아공 월드컵 비운을 씻었으나 조금은 부족했다. 자신의 두 번째 월드컵을 마친 에브라는 유로 2016 출전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끊임없이 유망주가 쏟아지는 프랑스 대표로 4년 뒤 러시아 월드컵에 나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프로 무대에서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나 세리에 A 유벤투스 이적설이 들리고 있다.
◆ '초라한 미들라이커' 램파드
'잉글랜드 노장' 프랭크 램파드(36·첼시)도 월드컵과 작별을 고했다. 독일 월드컵부터 3회 연속 본선 출장의 기록을 쌓았지만, 이번 월드컵에선 1경기 90분 출장에 그쳤다. 팀도 부진했다. 잉글랜드는 조별리그 D조에서 이탈리아, 우루과이, 코스타리카와 만났으나 1무2패(승점 1)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램파드는 축구 종가의 주축으로 독일 월드컵 8강과 남아공 월드컵 16강을 이끌었으나 이번 월드컵은 힘에 부쳤다. 조별리그 1, 2차전에 연속 결장한 뒤 16강 탈락을 확정한 마지막 3차전 코스타리카전에서야 경기장을 누볐다. 잭 윌셔(22·아스널)와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으나 0-0 무승부로 끝을 맺으며 길었던 월드컵 역사에도 종지부를 찍었다. 월드컵 직전 프리미어리그 첼시와 작별을 고한 램파드는 타 리그로 이적으로 제2의 축구 인생을 계획하고 있다.
◆ '티키타카 종말' 사비
'티키타카' 종말과 함께 사비 에르난데스(34·FC 바르셀로나)도 고개를 떨궜다. 스페인을 이끌고 유로 2008을 시작으로 남아공 월드컵, 유로 2012를 연속해서 제패했으나 이번 월드컵에선 완전히 실패했다. 스페인은 조별리그 B조 1차전 네덜란드와 경기에서 1-5로 패한 것을 시작으로 2차전 칠레와 경기에서도 0-2로 패했다. 네덜란드전에 선발로 나선 사비는 전성기 때와 달리 체력 문제를 드러내며 젊은 피로 무장한 네덜란드 미드필더에 완전히 봉쇄당했다. 짧은 패스로 상대를 무너뜨린 기억은 말 그대로 옛일이 됐다. 이미 티키타카에 적응한 현대 축구는 스리백 포메이션과 공간을 내주지 않은 촘촘한 수비로 맞섰다. 사비는 칠레와 조별리그 3차전 호주전을 벤치에서 지켜보며 그대로 월드컵을 마감했다. 이미 34살인 사비는 개혁이 절실한 스페인 축구 과거의 상징이 되어버렸다. 대표팀 은퇴를 밝히지는 않았으나 이번 월드컵이 그의 마지막이 될 것으로 보인다.
◆ '패스 마스터' 피를로
이탈리아를 이끌고 독일 월드컵을 제패한 안드레아 피를로(35·유벤투스)는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의 쓴맛을 또 한 번 경험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3경기 270분을 모두 뛰며 노익장을 뽐냈으나 팀이 16강에 오르지 못하는 것은 가만히 지켜봤다. 조별리그 1차전 잉글랜드를 2-1로 꺾고 순조롭게 출발한 이탈리아는 이후 코스타리카와 2차전과 우루과이와 3차전에서 연속해서 0-1로 패하며 나락으로 떨어졌다. 피를로는 장기인 상대 허를 찌르는 정확한 패스로 쓰러져가는 조국을 살리려 애썼으나 혼자선 역부족이었다. 대표팀 은퇴를 발표한 피를로는 대표팀에 새 감독 부임이 유력해지자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기존 견해를 뒤집었다. 하지만 나이를 생각할 때 4년 뒤 월드컵 무대를 다시 밝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유벤투스에서 나이를 잊게 하는 엄청난 클래스를 뽐냈으나 혼자서 경기 결과를 압도할 순 없었다.
◆ '변화의 희생양' 알론소
사비 알론소(33·레알 마드리드)는 사비와 함께 몰락했다. 세계 최강이라 자부하던 스페인은 이번 월드컵에서 1승 2패(승점 3)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며 16강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디펜딩 챔피언으로 다시 한번 우승을 노리겠다는 야심을 보였지만 뚜껑을 열어버린 빈껍데기뿐인 전력이었다. 주전의 노쇠화가 결정적이었다. 급변하는 세계 축구의 변화에 발맞추지 못하면서 그대로 무너졌다. 알론소는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 3경기 193분을 소화했다. 하지만 모든 경기에서 후반 중간 교체되며 제 임무를 소화하지 못했다. 독일 월드컵과 남아공 월드컵에 이어 3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으나 변화를 이끌어내긴 역부족이었다. 알론소는 16강 탈락 이후 대표팀 은퇴 의사를 밝혔다. 화려한 티키타카 축구도 종말은 선언한 셈이다.
◆ '건재한 드록신' 드로그바
'드록신' 디디에 드로그바(36)도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독일 월드컵 이후 3회 연속 본선 득점엔 실패했으나 존재만으로도 빛났다. 드로그바는 지난달 15일 열린 조별리그 C조 1차전 일본전에서 0-1로 뒤진 후반 17분 교체 투입돼 단번에 경기 분위기를 바꿨다. 드로그바의 투입 이후 코트디부아르는 제르비뉴(27·AS 로마)와 윌프레드 보니(26·스완지 시티)의 연속 골이 터지며 2-1 짜릿한 역전승을 기록했다. 하지만 '드록신'의 마법은 딱 여기까지였다. 콜롬비아와 그리스전에서 침묵을 지켰다. 특히 그리스전에서 선발 출전했으나 이렇다 할 활약 없이 조국의 16강 탈락을 가만히 바라봤다. 월드컵 직전 터키 슈퍼리그 갈라타사라이와 작별을 고한 드로그바는 10년 넘게 몸담은 대표팀을 떠날 가능성이 크다. 설사 대표팀 생활을 이어간다고 해도 다음 월드컵을 기약하기엔 나이가 너무 많다. 아프리카를 넘어 세계 정상급 선수로 활약한 드로그바는 3회 연속 16강 탈락의 성적표를 받아들였지만, 팬들은 강한 인상을 받았다.
◆ '월드컵 최다득점자' 클로제
미로슬라프 클로제(36·라치오)가 독일의 이번 월드컵 우승을 이끈 동시에 월드컵 역대 개인 최다 골을 경신하며 우뚝 섰다. 클로제는 독일이 치른 7경기 가운데 5경기 280분 출전에 그쳤다. 한일 월드컵부터 독일 월드컵과 남아공 월드컵에서 주전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것을 생각할 때 입지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변화한 위치에서도 '클래스'는 여전했다. 지난달 22일 열린 조별리그 G조 2차전 가나전에서 이번 대회 첫 골을 신고한 데 이어 브라질과 4강전에서도 추가 골을 터뜨렸다. 자신의 월드컵 본선 통산 16번째 골을 신고하며 은퇴한 브라질 축구 황제 호나우두(38·15골)를 제치고 가장 높은 곳에 자리했다. 클로제는 16강전까지 단 한 번도 선발로 뛰지 못했으나 빼어난 골 감각으로 역사를 썼다. 그는 대표팀 은퇴에 대해서 아직 모른다고 결정을 미뤘다. 하지만 뛰어난 신예가 즐비한 독일 대표팀 내에 그의 자리가 더는 없을 것이란 의견이 많다. 전설을 떠나지만, 그가 남긴 발자취는 그대로 남았다.
이외에도 스페인 공격수 다비드 비야(33·멜버른 빅토리)도 대표팀 은퇴를 선언하며 국제무대를 떠났다. 잉글랜드의 스티븐 제라드(34·리버풀)와 카메룬 폭격기 사무엘 에투(33)도 다음 월드컵 출전이 불투명하다. 네덜란드 4강을 이끈 디르트 카이트(34·페네르바체)와 각각 스페인과 이탈리아 골문을 책임진 이케르 카시야스(33·레알 마드리드)와 잔루이지 부폰(36·유벤투스) 등도 많은 나이로 다음 월드컵 출전할 가능성이 희박하다. 그간 꾸준히 최고의 기량을 뽐냈으나 흐르는 세월을 막을 수 없었다. 화려했던 스타의 마지막은 아쉽지만, 또 다른 세대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