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국제공항 = 이성노 기자] 브라질 월드컵에서 부진을 면치 못한 홍명보(45) 축구 대표팀 감독이 선수들과 함께 가진 귀국 기자회견에서 팬들로부터 '엿 세례'를 받은 가운데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홍 감독은 30일 2014 브라질 월드컵을 마치고 선수단과 함께 인천국제공항에서 가진 해단식에서 "월드컵 기간 동안 국민 여러분께서 많은 성원을 보내주셨는데 보답하지 못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제가 부족해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우리 선수들에게는 아직 미래가 있는 만큼 남는 것이 있는 대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대회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이날 해단식에서는 월드컵 1무2패의 결과에 실망한 팬들이 행사 도중 선수단을 향해 엿사탕을 던져 어수선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침통한 표정으로 기자회견에 나선 홍 감독은 "이번 월드컵에서 보완했으면 하는 점이나 아쉬웠던 부분은 무엇이었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월드컵 기간에 보완하기란 쉽지 않다. 두 번째 경기였던 알제리전이 아쉽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경기였는데 패했다. 이 경기가 우리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것 같다"며 말했다.
지난해 7월 최강희 전 대표팀 감독의 지휘봉을 이어받은 홍 감독은 자신의 거취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지금 이야기하는 것은 좀 그렇다"는 홍 감독은 "비행기를 오래 타서 그런지 피곤하고 정신도 없다" 며 "어느 정도 생각했지만, 어려운 결정을 내리기란 쉽지 않다. 가장 좋은 선택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안 컵에 대한 질문에는 "거기까지 생각하지 않았다. 이번 월드컵 결과를 바탕으로 안 된 부분이 있으면 반성하고 잘된 부분은 더욱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칭스태프 역시 전체적으로 잘 못된 부분이 있으면 깊이 반성하겠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한편, 이날 인천국제공항에는 대표팀 선수들을 보기 위해 150여 명의 팬이 자리했다. 일부 팬들은 '한국 축구는 죽었다'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대표팀의 부진한 성적을 질타하며 선수단을 향해 호박엿을 던졌다. 선수단 모두 곤혹스러워했으며 해단식을 마치고 곧바로 흩어졌다.
한국 대표팀은 브라질 월드컵에서 러시아, 알제리, 벨기에와 조별리그 H조에 편성돼 '역대 최상의 조 편성'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사상 첫 원정 8강을 목표로 했지만, 1무2패(승점1)에 그치며 조 최하위에 머물러 16강에 탈락했다. 한국이 승점 1에 그친 것은 지난 1998 프랑스 월드컵 이후 16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