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월드컵] 월드컵 특수 없는 금융권, 은행적금-컨틴전시보험도 '위축'
  • 오세희 기자
  • 입력: 2014.06.10 10:05 / 수정: 2014.06.10 10:05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월드컵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금융사는 손에 꼽힌다./하나은행 제공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월드컵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금융사는 손에 꼽힌다./하나은행 제공

[ 오세희 기자] 브라질 월드컵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금융권에서는 월드컵 마케팅을 찾아보기 힘들다. 세월호의 여파로 사회 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와 더불어 브라질 현지와 12시간이 나는 시차가 금융사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은행과 보험사 모두 월드컵 마케팅에 주춤한 모양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월드컵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하는 금융사는 손에 꼽힌다.

월드컵 공식 후원사인 하나은행과 외환은행만이 월드컵에 앞서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적금을 내놓고 활발한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오는 17일까지 판매되는 'Let’s Go 브라질 오! 필승 코리아 적금 2014'는 한국 대표팀의 성적에 따라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정액적립식 3년 기준 연 3.5% 기본 금리에 16강·8강·4강 진출 시 각각 0.1%포인트의 우대금리가 적용된다.

이 외에는 농협은행이 현지에서 브라질 축구를 관람하는 고객을 위해 17일까지 여행 상품권, 브라질 월드컵 기념주화(금화, 은화 3종 공식메달 세트), 치킨교환권 등을 제공하고, 씨티은행이 브라질에서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이용 시 출금수수료 할인하는 이벤트를 하는 것이 전부다.

보험업계도 마찬가지다. 통상 기업들은 월드컵 등 큰 스포츠 행사를 앞두고 날씨·행사 등 특정한 결과를 전제로 예정된 사건이 현실화 됐을 때 발생하는 금전적 손실을 보상하는 컨틴전시보험에 가입한다. 예를 들면 롯데하이마트가 한국 대표팀 16강 진출 시 이벤트 응모 고객에게 추첨 경품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롯데손해보험에 1억 원의 컨틴전시보험에 가입하는 식이다.

하지만 올해는 마케팅 규모가 크지 않을뿐더러 컨틴전시보험 가입 건수가 4건에 불과해 지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당시 컨틴전시보험 가입건수 20건과 비교해 5분의 1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삼성화재에 롯데쇼핑·하이마트·JTB는 롯데손해보험에 컨틴전시보험을 가입한 것 외에는 전무하다.

이는 세월호 참사와 더불어 새벽 시간 열리는 이번 월드컵이 광고 효과를 크게 주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브라질과 국내 시차가 12시간이나 나면서 월드컵 시청률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아이엠투자증권 김현주 연구원은 "우리 대표팀 경기를 포함한 대부분 경기가 (높은 시청률을 기대하기 힘든) 새벽∼오전 시간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광고 수익의 증가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에서는 금융 당국이 사회적으로 사행성을 조장할 수 있다며 권장하지 않는 것도 컨틴전시보험이 늘지 않는 이유라고 설명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컨틴전시보험은 높은 위험률 때문에 지나치게 상품 규모가 커질 수 있어 정부에서 판매를 자제시킨다"며 "또한 지난 2002년 월드컵 때는 16강에 진출하면서 60억 원의 컨틴전시보험료를 받은 보험사들이 기업들에 3배 가까운 금액을 지불했다. 손해율도 높고, 최근에는 세월호 사건 등으로 전반적인 분위기가 차분하다"고 설명했다.

sehee109@tf.co.kr
비즈포커스 bizfocus@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