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성노 기자] 역대 월드컵 사상 최상의 조 편성이라는 평가는 받았지만, 어느 팀 하나 만만히 볼 상대가 없다. 한국과 함께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H조에 묶인 러시아-알제리-벨기에가 연이어 승전고를 울리고 있어 홍명보 감독의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를 누비는 에당 아자르, 마루앙 펠라이니, 로멜루 루카쿠 등 '골든 제너레이션'이 주축이 된 벨기에는 8일(이하 한국 시각) 브뤼셀 스타드 로이 보두앵에서 열린 튀니지와 평가전에서 드리스 메르텐스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이로써 대표팀 소집 이후 가진 3번의 평가전에서 모두 승리를 챙기는 저력을 뽐냈다.
무엇보다 선수들의 고른 활약이 눈에 띈다. 지난달 27일 룩셈부르크전에는 '주포' 루카쿠의 해트트릭을 기록한 가운데 나세르 샤들리, 케빈 데 브뤼네가 한 골씩 합작하며 5-1 대승을 이끌었다. 지난 2일 스웨덴전에는 루카쿠와 아자르의 연속 골로 2-0 완승을 거뒀다. 루카쿠는 2경기 연속골을 기록하며 물오른 득점 감각을 자랑하며 경계 대상 1호임을 증명했다. 벨기에는 최근 A매치 3연승 동안 8득점 1실점으로 탄탄한 수비와 더불어 가공할만한 공격을 보이며 공수 안정된 전력을 자랑했다.
한국과 조별 리그 첫 경기에서 맞붙는 러시아 역시 순조롭게 월드컵 준비를 마쳤다. 러시아는 6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모로코와 출정식을 겸한 친선 경기에서 비살리 베레주츠키와 유리 지르코프의 연속골에 힘입어 2-0으로 완승했다. 이로써 최근 세 차례 평가전에서 2승1무를 기록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브라질로 향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26일 월드컵 멤버가 모여 처음 가진 슬로바키아와 평가전에서 알렉산드르 케르자코프의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이겼다. 이날 러시아는 탄탄한 수비 조직력을 보이며 승리를 낚았다. 수비와 미드필더 간격이 좋았고, 공격에선 알렉산드로 코코린, 알란 자고예프, 케르자코프가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하며 상대를 괴롭혔다. 지난달 31일 노르웨이전에선 '강점'인 수비가 순간적으로 허물어지는 한 번의 실수로 1-1 무승부에 만족했다. 경기 종료 10분여를 앞두고 통한의 동점 골을 내주긴 했지만, 경기 흐름은 단연 러시아의 몫이었다.
한국의 첫 승 제물 상대인 알제리 역시 아르메니아와 루마니아를 차례로 꺾으며 만만치 않은 저력을 보였다. 5일 스위스 제네바의 스타드 드 제네바에서 열린 루마니아와 평가전에서 나빌 벤탈렙과 엘아르비 히렐 수다니의 연속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지난 1일 아르메니아전에선 1.5군을 내보내 3-1로 승리를 챙긴 바 있다. 한국의 많은 언론과 전문가들은 알제리를 '가장 해볼 만한 상대'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베일을 벗은 알제리는 결코 손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주축 선수인 소피앙 페굴리를 비롯해 야신 슬리마니, 압델무멘 자부, 수다니 등이 버티는 공격, 미드필더진은 동료를 활용하는 유기적인 플레이를 바탕으로 돌파력과 개인기를 겸비했다. 상대 수비진들에겐 큰 부담일 수 있다. 공격과 비교해 수비 조직력이 다소 떨어지지만, 상대적인 평가일뿐 방심은 절대 금물이다.
한국은 지난달 28일 튀니지를 홈으로 불러 출정식을 겸한 평가전을 가졌다. 하지만 골 결정력 부족을 드러내며 0-1로 패하며 무거운 마음으로 미국전지훈련을 떠났다. 사상 첫 원정 8강을 노리는 홍명보호로선 상대국들의 선전이 반가울 리 없다. 남은 기간 상대의 장단점을 꼼꼼히 점검하고 준비해야 할 것이다. 한국은 월드컵을 앞두고 오는 10일 '아프리카 강호' 가나와 최종 모의고사를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