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건 골이 맞을까?', '그 선수의 유니폼엔 어떤 비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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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기자] A매치에서 연속 축포를 쏘아 올리고도 감독의 교체 남발로 울상을 짓게 된 일이 또 생겼습니다. 바로 박주영(29·아스널)과 로멜루 루카쿠(21·에버턴)의 이야기입니다. 공교롭게도 둘은 2014 브라질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H조에 나란히 속한 한국과 벨기에의 '주전' 공격수입니다.
둘의 안타까운 사연은 이렇습니다. 루카쿠는 지난달 27일 벨기에 헹크의 크리스탈 아레나에서 열린 룩셈부르크전에 선발 출장해 전반 3분 선제골을 시작으로 전반 23분과 후반 9분 연속 골을 터뜨리며 해트트릭을 기록했습니다. 기분 좋게 5-1 팀 승리를 이끌었으나 종료 후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정식 A매치로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화근은 '은사' 마르크 빌모츠(45) 벨기에 대표팀 감독의 교체 카드 활용에 있었습니다. 이날 빌모츠 감독은 친선경기에도 최대 6명까지로 제한하는 FIFA의 A매치 교체 선수 한도 규정을 초과해 7명을 교체로 투입했습니다. A매치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FIFA는 이를 문제 삼았고 결국 A매치로 인정받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재밌는 것은 이런 사례가 벨기에 말고도 한국에도 있었다는 점입니다. 박주영은 지난 2011년 10월 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폴란드와 평가전에 선발 출장해 후반 21분과 31분 연속 골을 터뜨렸습니다. 2-2 무승부를 이끌어냈지만 웃지 못했습니다. 당시 조광래 대표팀 감독은 이미 6명을 교체한 상황에서 후반 42분 홍철(24·수원)을 빼고 최효진(31·FC 서울)을 투입했습니다. 후반 종료 3분을 남기고 7명째 교체를 단행하며 박주영의 두 골도 하늘 위로 날아갔습니다.
득점 기록을 날린 박주영과 루카쿠도 있지만 잊을 수 없는 생애 첫 A매치 데뷔 기록을 날린 이도 있습니다. 폴란드전에서 박주영의 두 골을 모두 도운 서정진(25·수원)과 룩셈부르크전에 교체 출장한 아드낭 야누자이(19·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7명 교체로 나란히 자신의 A매치 데뷔전이 무산됐습니다. 여전히 A매치 데뷔전을 치르지 못한 야누자이와 달리 서정진은 2011년 10월 11일 열린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아랍에미리트전에 출전하는 등 A매치 3경기에 출전해 소원을 풀었습니다.
A매치에서 맹활약을 펼치고도 울어야 했던 이번 사례는 '원칙'이 엄격하게 준수되는 FIFA 규정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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