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프리즘] 손흥민 공백 너무 컸나? 함부르크 첫 강등 위기
입력: 2014.05.05 23:09 / 수정: 2014.05.07 10:16

레버쿠젠 공격수 손흥민이 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 레버쿠젠 페이스북
레버쿠젠 공격수 손흥민이 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 레버쿠젠 페이스북

[이성노 기자] '손세이셔널' 손흥민(22·레버쿠젠)의 공백 탓일까. 독일 분데스리가 전통의 명문 함부르크가 팀 창단 첫 강등의 위기에 몰렸다.

함부르크는 3일(이하 한국 시각) 임테크 아레나에서 열린 2013~201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33라운드 바이에른 뮌헨과 홈 경기에서 1-4로 완패했다. 오는 10일 마인츠 05와 리그 최종전을 남겨둔 가운데 7승6무20패(승점 27)로 2부리그 3위팀과 잔류를 위해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하는 16위에 머물러있다. 더불어 강등권인17위 뉘른베르크(승점 26), 최하위 브라운슈바이크(승점 25)와 승점차가 크지 않아 남은 한 경기에 따라 순위표가 뒤바뀔 수 있다.

함부르크는 '자동문'에 가까운 허약한 수비진에 올 시즌 내내 골머리를 앓았다. 리그 33경기를 치르는 동안 수비진은 무려 72골을 내줬다. 경기당 평균 2.2골을 허용한 셈이다. 반면 공격진은 49골을 넣는 데 그쳤다. 경기당 1.5골을 터뜨리며 나쁘지 않은 공격력을 보였지만, 골 득실차가 무려 23에 달한다.

함부르크는 지난 시즌엔 14승6무14패(승점 48)로 7위를 마크했다. 리그 6위까지 주어지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티켓을 아쉽게 놓치며 올 시즌 유럽대항전 진출을 위해 절치부심했다. 하지만 '주포' 손흥민이 팀을 떠난 뒤 팀은 한없이 추락하더니 어느덧 강등을 걱정하는 순위표에 내려앉았다.

지난 시즌 24골을 합작한 주축 공격수 손흥민과 아르티옴스 루드네브스(27·하노버)를 한 번에 잃은 함부르크는 피에르 라소가(22)가 외롭게 최전방을 지켰다. 헤르타 베를린에서 함부르크로 임대 생활을 하며 19경기에 나서 12골을 책임졌다. 하칸 칼라노글루(20)가 11골을 보태며 힘을 보탰지만, 팀 강등 위기를 막아서진 못했다. 그만큼 결정적인 순간에 골을 넣지 못했다는 것이다.

지난 2008년 함부르크 유소년팀에 입단한 손흥민은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2010~2011시즌 성인팀에 데뷔했다. 첫 시즌엔 3골(13경기), 다음 시즌엔 5골(27경기)을 터뜨리며 가능성을 인정받은 손흥민은 지난 2012~2013시즌엔 주전으로 도약하며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리그 33경기(선발 31경기)에 나서 12골을 몰아치며 루드네브스와 함께 팀 내 득점 1위에 올랐다. 무엇보다 손흥민의 존재가 높게 평가받았던 이유는 바로 '골 순도'다. 지난 시즌 손흥민이 골을 기록한 9경기에서 함부르크는 8번 승리를 챙겼다. 손흥민은 말 그대로 '승리의 파랑새'였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손흥민의 주가는 수직으로 상승하기 시작했고, 빅 클럽의 제안은 쏟아졌다. 도르트문트, 샬케, 레버쿠젠(이상 독일), 첼시, 토트넘, 리버풀(이상 잉글랜드) 등에서 그에게 관심이 있다는 보도가 연일 쏟아졌다. 손흥민의 선택은 자신이 주전을 뛸 수 있는 레버쿠젠이었다. 결국 지난해 6월 1천만 유로(약 150억 원)의 이적료로 '독일 명문' 레버쿠젠의 붉은색 유니폼을 입었다.

함부르크는 지난 1963년 분데스리가 출범 이후 유일하게 단 한 번도 2부리그로 강등하지 않은 팀이다. 그동안 6번의 리그 우승(1922~1923, 1927~1928, 1959~1960, 1978~1979, 1981~1982, 1982~1983시즌), 독일축구협회(DFB) 3회(1962~1963, 1975~1976, 1986~1987시즌) 정상에 올랐다. 90년대 이후 바이에른과 도르트문트에 밀려 리그 중위권 팀으로 밀려났지만, 창단 이후 꾸준히 1부리그를 지키며 '명문'으로서 자존심을 지켜왔다.

끝없는 추락을 거듭한 함부르크. 이제 단 한 경기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을 맞이한다. 지난 1887년에 창단한 함부르크가 오는 10일 리그 최종전에서 팀 128년 전통을 이어갈 수 있을지, 오점을 남길지 축구팬들의 시선이 모인다.


sungro5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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