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아무도 안 뛰어?' 킥오프 1분 만에 경기 끝…대체 왜?
  • 유성현 기자
  • 입력: 2014.01.31 12:00 / 수정: 2014.01.31 12:00
라싱 산탄데르 선수들이 31일 열린 코파 델 레이(국왕컵) 8강 2차전 레알 소시에다드전을 보이콧해 눈길을 끌었다. / 유튜브 영상 캡처
라싱 산탄데르 선수들이 31일 열린 코파 델 레이(국왕컵) 8강 2차전 레알 소시에다드전을 보이콧해 눈길을 끌었다. / 유튜브 영상 캡처

[유성현 기자] 경기 시작을 알리는 주심의 휘슬은 분명 울렸다. 하지만 한 팀의 선수 11명 모두가 공을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구단의 임금 체불이 빚은 씁쓸한 촌극이었다.

스페인 프로축구 3부리그 팀인 라싱 산탄데르 선수들은 31일 오전 5시(한국 시각) 스페인 산탄데르의 엘 사르디네로에서 킥오프한 레알 소시에다드와 2013~2014시즌 코파 델 레이(국왕컵) 8강 2차전을 거부했다

라싱 선수들은 킥오프를 알리는 주심의 휘슬에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공에 다가가기는 커녕 센터 서클 부근에 한데 모여 어깨동무를 했다. 마치 승부차기에서 팀 동료의 성공을 바랄 때 흔히 보는 광경이었다. 상대 선수들이 공을 돌려도 이들은 결코 움직이지 않았다. 벤치에 있는 선수와 코칭 스태프들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주심은 1분 만에 경기를 취소했다. 결과는 레알 소시에다드의 3-0 부전승.

라싱 선수들의 기이한 행동은 구단 측의 임금 미지급에 항의하는 의미였다. 이들은 지난 27일 앙헬 라빈 회장이 물러나지 않으면 코파 델 레이 출전을 거부하겠다고 결의문을 발표했다. 결국 구단 측의 미온적인 태도가 이어지자 선수들은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에 이르렀다.

한마음으로 뭉친 선수들의 행동에 감독도 힘을 보탰다. 파코 페르난데스 라싱 감독은 "오늘 경기는 우리 생애 가장 중요한 경기였지만 우리의 존엄성이 경기보다 우선"이라며 선수들의 용기 있는 결정을 지지했다.

한편 1차전에서 라싱을 3-1로 이긴 레알 소시에다드는 2차전에서 부전승을 거둬 코파 델 레이 4강에 진출했다. 레알 소시에다드는 바르셀로나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영상] '아무도 안 뛰어?' 킥오프 1분 만에 경기 끝, 왜? (http://youtu.be/w8ggpnpXa3Y)

yshal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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