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프리즘] '리더십+노련미' 박지성, 2경기 만에 팀 중심 '우뚝'
  • 유성현 기자
  • 입력: 2013.08.25 06:39 / 수정: 2013.08.25 06:39

PSV 에인트호번의 박지성이 99개월 만의 리그 복귀전에서 시즌 첫 골을 터뜨리며 팀을 패배 위기에서 구했다. / PSV 페이스북PSV 에인트호번의 박지성이 99개월 만의 리그 복귀전에서 시즌 첫 골을 터뜨리며 팀을 패배 위기에서 구했다. / PSV 페이스북


[유성현 기자] '돌아온 산소탱크' 박지성(32·PSV 에인트호번)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 임대 이적 후 2경기를 치렀을 뿐인데 벌써 팀의 중심으로 우뚝 섰다. 99개월 만에 치른 네덜란드 정규리그 복귀전에서는 시즌 첫 골을 터뜨리며 팀을 패배 위기에서 구했다. 전성기가 지났다는 평가를 보기 좋게 뒤집은 최고의 활약이었다.

박지성은 25일(이하 한국 시각) 알멜로의 폴먼 스타디온에서 열린 2013~2014시즌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4라운드 헤라클레스와 원정 경기에서 팀이 0-1로 뒤진 후반 41분 짜릿한 동점골을 터뜨렸다. 임대 이적 후 2경기 만에 터뜨린 시즌 1호골. 팀의 1-1 무승부를 이끈 박지성은 지난 2005년 5월22일 로다JC전 이후 무려 8년 3개월여 만에 소화한 리그 복귀전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박지성의 여전한 저력를 확인하기엔 단 '20분'이면 충분했다. 후반 21분 교체 투입된 박지성은 팀이 리그 첫 패를 당할 위기에 빠진 후반 41분 직접 해결사로 나섰다.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스테인 스하르스(29)의 패스를 받아 수비수 두 명 사이를 뚫고 정확한 오른발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그야말로 '박지성 다운' 골이었다. 특유의 집념과 노련한 플레이가 제대로 빛을 발했다. 공문을 등진 채 패스를 받은 박지성은 곧바로 따라붙은 수비수와 거친 몸싸움을 벌였다. '투지의 화신' 박지성의 진가는 여기서 발휘됐다. 안정적인 볼 컨트롤로 밀착 마크를 따돌린 박지성은 한 박자 빠른 터닝 슈팅으로 상대 골키퍼의 허를 찔렀다. 넘어지면서 시도한 슈팅이었지만 충분히 날카로웠다. 박지성의 오른발을 떠난 공은 골문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특별한 골 세리머니는 없었다. 하지만 그 모습이 오히려 더 듬직했다. 동점골을 넣은 박지성은 곧바로 상대 골망을 향해 서둘러 달렸다. 기세를 몰아 빠른 공격으로 역전까지 노려보자는 동료들을 향한 무언의 외침이었다. 20대 초중반 선수들이 주축이 된 PSV를 더욱 하나로 뭉치게 하는 박지성의 '베테랑 리더십'이 돋보였다.

박지성은 이미 팀의 중심으로 우뚝 섰다. 지난 21일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 AC밀란(이탈리아)와 홈 경기에서 맹활약하며 최고 평점을 받은 데 이어, 리그 복귀전에서는 임대 이적 2경기 만에 골맛까지 봤다. 지난 시즌 원소속팀 퀸즈파크 레인저스에서 받은 홀대를 제대로 날리는 활약이다.

30대를 훌쩍 넘긴 나이에 팀 내 입지가 줄어들면서 한때는 기량 하락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박지성의 진가는 여전했다. 투지와 활동량이라는 확실한 그만의 장점이 또렷하다. 이 같은 희소 가치는 챔피언스리그와 같은 최고 무대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다년간 쌓아 올린 '풍부한 경험'이라는 강력한 무기도 더해졌다. '서른 둘 베테랑' 박지성의 축구 인생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yshal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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