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열린 2013시즌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뉴웰스와 보카 주니어스의 4강 2차전에서는 승부차기에 돌입한 양팀이 모두 26번의 슈팅을 시도하고 나서야 승리가 가려졌다. / 유튜브 영상 캡처
[유성현 기자] '승부차기, 도대체 언제 끝나?'
양팀의 슈팅을 더하면 총 26개. 전·후반 90분간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면 충분히 나올 수 있는 기록이다. 하지만 이렇게나 많은 슈팅이 오로지 승부차기에서만 나왔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축구계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승부차기 대혈투가 최근 실제로 일어났다.
화제의 장면은 30일(한국 시각) 열린 2013시즌 코파 리베르타도레스(남미클럽축구선수권대회) 뉴웰스 올드보이즈와 보카 주니어스(이상 아르헨티나)의 8강 2차전에서 나왔다. 앞선 1차전에서 득점 없이 비긴 양팀은 2차전에서도 정규시간 90분 동안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결국 연장 승부에 돌입했지만 승자가 가려지지 않는 건 마찬가지였다. 연장 전·후반 15분씩 30분간 혈투를 펼쳤지만 여전히 골은 터지지 않았다.
긴장 속에 맞이한 승부차기는 보카 주니어스의 선축으로 시작됐다. 첫 번째 키커는 '패스 마스터' 후안 로만 리켈메(35). 정교한 킥력으로 둘째 가라면 서러운 그였지만 정작 슈팅은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리켈메는 골키퍼가 어느 쪽으로든 몸을 날릴 것을 예상해 골문 가운데로 강하게 찼다. 그러나 너무 정직했던 그의 슈팅은 제자리에 서 있던 골키퍼에게 막혀 실축으로 이어졌다.
이 때만 해도 경기의 승부를 내는 것이 그토록 오래 걸릴 줄은 아무도 몰랐다. 믿었던 리켈메의 실수에 보카 주니어스가 밀리는 듯 했지만 뉴웰즈 또한 실축으로 앞서 가지 못했다. 양팀에서 5명씩 키커로 나섰지만 여전히 스코어는 3-3으로 승리의 주인공은 나오지 않았다. 결국 승부차기는 이후 양팀에서 16번의 슈팅을 더 시도하고 나서야 마무리됐다. 결과는 뉴웰즈의 10-9 승리였다. 혈투 끝에 승리를 거머쥔 뉴웰즈는 어렵사리 4강에 진출하며 우승을 향한 도전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영상] '리켈메도 실축!' 키커만 26명, 승부차기 대혈전 (http://youtu.be/tU7-9Xchbz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