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프리즘] '복병' 샤흐타르, 13년 전 키예프 영광 재현할까
  • 김용일 기자
  • 입력: 2012.12.21 13:43 / 수정: 2012.12.21 13:43

2008~2009시즌 UEFA 컵(유로파리그 전신)에서 우승한 샤흐타르 도네츠크./ 샤흐타르 홈페이지 캡처
2008~2009시즌 UEFA 컵(유로파리그 전신)에서 우승한 샤흐타르 도네츠크.
/ 샤흐타르 홈페이지 캡처


[김용일 기자] 2012~2013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대진표가 확정됐다. 내로라하는 각 리그의 대표주자들이 한데 모인 가운데 단연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유벤투스(이탈리아)-FC바르셀로나(스페인)의 맞대결이 축구 팬들의 관심을 독식하고 있다. 그런데 눈여겨볼 팀이 또 있다. 독일 분데스리가 챔피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만나게 된 우크라이나의 '복병' 샤흐타르다. 샤흐타르는 이번 대회 32강 조별 리그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디펜딩 챔피언' 첼시를 누르고 유벤투스에 이어 E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빠른 템포의 축구와 균형 잡힌 공수 밸런스는 어느 팀도 만만하게 볼 수 없게 했다.

◆ UEFA 컵 영광을 챔피언스리그로!

샤흐타르가 유럽 무대에서 거둔 최고 성적은 2008~2009시즌 유로파리그의 전신인 UEFA컵 우승이다. 그러나 최고 권위를 지닌 챔피언스리그에선 2010~2011시즌 거둔 8강이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당시 '브라질 특급' 자드손(상파울루 FC)을 중심으로 짜임새 있는 전술을 펼치며 돌풍을 일으켰지만, 8강에서 바르셀로나를 만나 아깝게 떨어졌다. 이 밖에 챔피언스리그에서 조별리그를 통과한 역사가 단 한 번도 없었다. 올 시즌엔 내심 역대 최고 성적에 도전하고 있다. 자국리그 경쟁팀인 디나모 키예프가 1999~2000시즌 안드레이 셰브첸코를 앞세워 달성한 4강을 넘겠다는 각오다. 모두 허황한 꿈이라고 평가할 때 샤흐타르는 시나브로 전력의 안정화를 꾀하고 있다.

독일 팀을 이기는 방법을 알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샤흐타르 미크레아루체스쿠 감독.
"독일 팀을 이기는 방법을 알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샤흐타르 미크레아
루체스쿠 감독.

◆ 샤흐타르 저력 이끄는 '숨은보석'

샤흐타르의 최대 강점은 숨은 보석이 많다는 점이다. 이들의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내는 미크레아 루체스쿠 감독의 지도력도 빛나고 있다. 조별 리그에서 노르셸란을 상대로 '비매너 골' 논란을 일으킨 아드리아누는 공격의 첨병 구실을 하고 있다. 그는 테이세이라와 윌리안과 함께 '브라질 삼각편대'를 이뤄 많은 득점을 양산하고 있다. 벤치에 앉은 코스타와 에두아르두 또한 특급 조커다. 특히 이들과 공격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는 음키타리안(아르메니아)은 '동유럽의 호날두'로 불릴 만큼 기량이 만개했다는 평가다. 지난 시즌부터 샤흐타르의 핵심 선수로 발돋움한 그는 우크라이나 리그 17경기에서 18골을 터뜨렸다. 이번 대회 조별 리그에서도 6경기에서 2골을 넣었다. 유벤투스 등 빅 클럽의 구애를 받고 있다. 도르트문트와 16강전에서도 그의 발끝에서 새로운 역사를 기대하고 있다.

샤흐타르의 챔피언스리그 돌풍을
샤흐타르의 챔피언스리그 돌풍을

페르난지뉴와 휩슈만이 이끄는 중원도 힘을 발휘하고 있다. 적기에 패스를 내주는 것은 물론 중거리 슈팅과 압박 능력 등 수비형 미드필더로의 재능을 충분히 갖췄다는 평가다. 라트, 라키츠키, 쿠체르, 스르나 등이 이끄는 최종 수비는 공수 전환에서 안정감을 더한다. 샤흐타르의 주축 선수들은 이미 자국 리그에서 23연승으로 역대 최다 연승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11월 23일 FC포르투(포르투갈)와 챔피언스리그 홈경기에서 0-2로 진 뒤 공식 대회 37경기 무패 행진(35승 2무)의 역사를 쓰기도 했다. 주변에서 다크호스로 여겼을 때 이들은 유럽 정상급의 팀과 싸워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웠다.

◆ 도르트문트 잡을까. 승부의 '키' 홈 승리

팽팽한 승부가 예상된다. 무엇보다 양 팀은 상승세와 동기부여에서 호각지세. 지난 시즌 제니트, 아포엘, 포르투에 밀려 조별 리그에서 탈락한 샤흐타르는 첼시, 유벤투스 틈바구니에서 16강에 올라왔다는 자부심으로 가득하다. 그런데 도르트문트도 지난해 가가와 신지(맨유) 등 주축 선수를 이적시킨 뒤 챔피언스리그에 나섰으나 조별리그에서 무너졌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 아약스(네덜란드)가 속한 죽음의 D조에서 4승 2무 무패로 조 1위를 거뒀다. 1996~1997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처음 우승한 뒤 16년 만에 정상 탈환을 하겠다는 야망을 보이고 있다. 양 팀은 이번 대회에서 공수 균형이 가장 잘 잡힌 팀이기도 하다. 유난히 홈에서 강하다는 점을 미뤄봤을 때 8강행 여부는 '안방 승리'에 달려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kyi0486@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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