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손흥민 발굴' 함부르크SV 소나 코치 "유럽 또래 선수와 달랐다"
입력: 2012.10.29 08:34 / 수정: 2012.10.29 08:34
<더팩트>과 단독 인터뷰를 가진 소나 위잘(오른쪽) 함부르크SV 23세 이하 코치, 니콜라스 맥고완 함부르크SV 국제마케팅 이사. / 춘천=김용일 기자
<더팩트>과 단독 인터뷰를 가진 소나 위잘(오른쪽) 함부르크SV 23세 이하 코치,
니콜라스 맥고완 함부르크SV 국제마케팅 이사. / 춘천=김용일 기자


[춘천 = 김용일 기자] 아욱스부르크를 상대로 시즌 5호 골을 넣은 손흥민(함부르크)은 어느덧 독일 분데스리가의 걸출한 '신상'에서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만 20살 골잡이를 향해 분데스리가 사무국은 그의 성(Son)과 '선풍적이다'는 뜻의 'Sensational'을 조합해 '손세이셔널'이란 표현까지 쓰고 있다. 유망주를 벗어나 베테랑 골잡이와 득점왕 경쟁을 하는 손흥민은 '슈퍼탤런트'란 애칭답게 예사롭지 않은 행보를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위인은 없다, 위대한 재능이 있을 뿐이다'란 말처럼 손흥민의 성공시대에는 한국산 특급 유망주의 특별한 재능을 알아본 이가 큰 구실을 했다. 소나 위잘 함부르크 23세 이하 코치가 대표적이다. 손흥민과 소나는 2008년 처음 만났다. 소나는 대한축구협회 유학생으로 독일에 온 손흥민의 재능을 한눈에 알아봤다. 2010년 3월 유소년 팀에서 뛰던 18살 손흥민을 2군으로 불러 훈련을 시켰다. 유소년 팀 선수가 2군에서 뛰는 경우는 드물었다. 2010년 6월엔 아르민 페 당시 함부르크 1군 감독에게 "우리를 믿고 손흥민을 1군에 올리라"고 추천하기도 했다. 분데스리가에서 화려한 발자취를 남길 수 있게 도와준 조력자로 불린다.

최근 그는 손흥민의 아버지인 손웅정 총감독이 이끄는 아시아축구아카데미의 입단 테스트 현장을 찾아 '제2의 손흥민' 찾기에 나섰다. 직접 심사위원으로 나서 유소년 선수들의 기본기를 점검하고 직접 지도하는 등 또 한 명의 슈퍼 탤런트 발굴에 힘을 보탰다. <더팩트>은 소나 코치와 단독 인터뷰를 통해 최근 골 폭풍을 몰아치고 있는 손흥민에 대한 생각을 들었다.

분데스리가 9라운드까지 치른 가운데 5골을 넣으며 득점순위 4위에 매겨진 함부르크손흥민. / 함부르크 홈페이지 캡처
분데스리가 9라운드까지 치른 가운데 5골을 넣으며 득점순위 4위에 매겨진 함부르크
손흥민. / 함부르크 홈페이지 캡처


-한국에 직접 오게 된 동기는.

손흥민의 나라인 한국의 유소년 선수들을 보러 왔다. 무엇보다 아들 손흥민을 비롯해 한국 축구의 유망주를 길러 내 유럽에 진출시키고 있는 손웅정 감독의 아시아축구아카데미는 함부르크의 관심사다. 입단 테스트의 심사위원으로 좋은 선수를 찾고 싶다.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 손흥민의 최근 활약은 엄청나다. 유소년 시절부터 본 코치로서 어떻게 생각하나.

굉장한 결과다. 사실 손흥민은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다면 더 많은 골을 넣을 수 있다. 팀 사정상 오른쪽 날개로 뛰고 있으나 크게 구애받지 않고 잘하고 있다. 그만큼 손흥민의 가치는 치솟고 있으며 팀에 엄청난 도움을 주고 있다.

- 실제 독일에서 손흥민에 대한 평가는 어떠한가.

한국에서도 손흥민의 가치를 인정하고 있겠지만, 독일에서 인기가 더 높은 것 같다. 토어스텐 핑크 감독도 손흥민을 잘 훈련하기 위해 더욱 집중하고 있다. 그는 감독의 믿음 속에 그라운드에서 공을 향한 집중력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

- 2008년 손흥민을 뽑아 유소년 팀에 합류시켰다. 어떤 능력을 높게 평가했나.

무엇보다 경기력에서 또래 유소년 선수들보다 뛰어났다. 단순히 공을 차는 것부터 위치 선정, 순발력, 드리블 등 전술 이해와 기본기가 인상적이었다. 함부르크 유소년 팀에서 생활하면서 특유의 성실함을 바탕으로 자기 관리를 잘하는 모습을 보고 더 큰 선수가 될 것으로 확신했다.

분데스리가 3년차 시즌 제2의 차붐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손흥민(맨 왼쪽).
분데스리가 3년차 시즌 '제2의 차붐'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손흥민(맨 왼쪽).


- 손흥민이 또래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어떤 부분이 좋았나.

성장 속도에 관한 것이었다. 유럽에선 대부분 18세 선수들은 경기력을 비롯해 기본기의 발전은 이미 끝났다고 본다. 그런데 손흥민은 훈련과 경기를 거듭할수록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 당시 2군으로 불러 훈련한 것으로 알고 있다. 2010년엔 1군에 추천했는데.

당시 카르도소 유소년 팀 감독도 손흥민의 능력을 인정했다. 충분히 1군에서 통할 수 있는 기량을 가졌다고 확신했다. 나와 함께 아르민 페 감독에게 직접 추천했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으나 결과적으로 함부르크엔 큰 도움이 됐다.

- 앞서 말했듯이 당시에도 손흥민의 포지션을 측면보다 중앙에 어울린다고 주장했었는데.

손흥민은 양발을 잘 쓰고 기술이 뛰어나다. 중앙으로 들어가면 어느 위치에서도 슈팅이 가능하며 머리도 곧잘 쓴다. 빠른 발과 기술로 상대 수비 뒷공간을 침투하는 능력도 뛰어나 더 많은 골을 넣을 수 있다고 본다. 측면에서도 잘하고 있으나 오히려 그의 능력을 다 보여주기엔 부족하다. 그래도 현재 측면에서 대단한 결과를 내고 있다는 것에 칭찬하고 싶다.


- 20살의 손흥민이 앞으로 분데스리가 또는 유럽에서 성공적인 길을 걸으려면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할까.

기술과 정신력이 뛰어난 만큼 힘도 길러야 한다. 독일 뿐 아니라 유럽 축구는 일대일 상황에서 힘 싸움을 무시할 수 없다. 차근차근 한 단계씩 밟아가면 자연스레 힘도 길러질 것이다. 또 한 가지 요구하면 헤딩을 더욱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능력도 필요할 것이다.

- 손웅정 감독과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손흥민의 아버지는 함부르크에서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 아들을 워낙 체계적으로 관리하며 유년 시절부터 바람직하게 교육한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손흥민의 나이에 성공하면 탈선하는 예도 많은데 아버지의 참된 가르침으로 그런 걱정이 전혀 없다. 그런 면에서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는 선수다.

손웅정(가운데) 아시아축구아카데미 총감독이 소나(오른쪽) 코치, 맥고완 이사와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손웅정(가운데) 아시아축구아카데미 총감독이 소나(오른쪽) 코치, 맥고완 이사와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kyi0486@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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