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2012 D-100] 한준희와 조별리그 미리 맛보기
  • 김용일 기자
  • 입력: 2012.02.29 11:25 / 수정: 2012.02.29 11:25
▲ <더팩트>과 한준희(40) KBS 축구 해설위원이 2012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D-100을 맞아 특별 대담을 가졌다 / 이효균 기자.
▲ <더팩트>과 한준희(40) KBS 축구 해설위원이 2012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D-100을 맞아 특별 대담을 가졌다 / 이효균 기자.

[김용일 기자] '꿈의 축구제전'으로 불리는 2012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이하 유로 2012) 개막이 29일 드디어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6월 8일~7월 1일(현지시간)까지 동구권에서는 처음 폴란드와 우크라이나에서 공동 개최되는 이번 대회는 뚜렷한 슈퍼스타가 없는 가운데 새로운 유망주와 팀워크로 뭉친 유럽 축구 상위권 16개국이 출전, 우승컵을 놓고 자웅을 겨뤄 세계 축구팬들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특히 축구 역사상 손꼽히는 '죽음의 조' B조에서 네덜란드 독일 덴마크 포르투갈 가운데 어느 팀이 살아날 것인가도 초미의 관심사다.

4년마다 열리는 유로 대회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 남미 강호 들만 없다뿐이지 '작은 월드컵', '제2의 월드컵'으로 불리며 세계 축구팬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축구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열리는 국가 대항전인 만큼 경기마다 수준 높은 기량이 펼쳐지며 국내에서도 마니아그룹이 형성될 정도로 그 관심과 열기는 매우 뜨겁다. 1955년 UEFA(유럽축구연맹)가 주관한 유로피언 네이션 컵(European Nation Cup)이 모체로 1960년 프랑스에서 첫 대회가 열린 이후 1968년 이탈리아 대회에서 정식명칭을 유로피언 풋볼 챔피언십(European Football Championship)으로 변경했다. 그리고 대회 명칭을 유로(Euro)라고 명명했고, 유럽 대륙의 49개국 국가들이 5~6개국씩 9개조로 나눠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예선을 치렀다. 본선에는 16개국이 4개조로 편성돼 조별 리그를 치르고 상위 1,2위 팀이 8강 토너먼트를 갖는다.

지난 2008년 스위스·오스트리아 대회까지 총 13차례 열린 유로 대회는 통산 3차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전차군단' 독일(1972, 1980, 1996)이 역대 최다 우승국이다. '디펜딩 챔피언' 스페인(1964, 2008)과 '레블뢰 군단' 프랑스(1984, 2000)가 각각 2회씩 차지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폴란드와 우크라이나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유로 2012에서는 어느 국가가 챔피언의 영광을 맛볼 수 있을까. <더팩트>은 대회 개막 D-100을 기념해 한준희(40) KBS 축구 해설위원과 특별 대담을 가졌다. 유럽 리그가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현 시점에서 국가별 전력 탐색을 통해 조별리그를 미리 전망하기 위해서다. 한 위원의 눈으로 본 조별 전망과 대회 주요 볼거리는 무엇일까.



○ 폴란드 <유로 최고 성적 - 2008년 본선 진출, 개최국 자동 진출>
폴란드는 지난 유로 2008에서 본선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그러나 레오 벤하커(네덜란드) 감독이 이끌던 폴란드는 2002년과 2006년 월드컵에 이어 조별리그 탈락에 수모를 떠안았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예선에서도 6개 팀 중 5위에 그쳐 1970~80년 유럽 축구를 호령한 폴란드 축구의 몰락이 이어졌다. 그러나 프란치젝 스무다 감독 부임 이후 유망주들을 대거 포함해 18개월 간 치른 평가전에서 코트디부아르, 노르웨이,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선전하는 등 재기의 발판을 놓았다. 개최국의 이점을 등에 업고 본선에서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 그리스 <유로 최고 성적 - 2004년 우승, 예선 F조 1위(7승3무)>
지난 2010년 8월 오토 레하겔의 후임으로 그리스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페르난도 산토스는 유로 2004 이후 세대교체 실패의 어두운 터널에 갖혀 있던 그리스를 서서히 구해내고 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까지 실패한 그리스는 이번 대회 예선에서 무패를 거둬 본선에 올랐다. 특유의 끈질긴 수비를 바탕으로 한 결속력 있는 축구는 유로 2012 본선에서 그리스 축구의 부활을 보이려 하고 있다.

○ 러시아 <유로 역대 최고 성적 - 1960년 우승(구 소련), 예선 B조 1위(7승2무1패)>
유로 2008에서 히딩크(네덜란드) 감독 지휘 아래 4강에 올랐던 러시아.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 후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러시아 축구 재건에 나섰지만 출발을 좋지 않았다. 최약체인 안도라 원정에서 어렵게 이기더니 슬로바키아와 홈경기에서 0-1로 패했다. 하지만 서서히 안정을 찾아간 러시아는 안도라와 예선 최종전에서 6-0 대승을 거두며 조 1위를 확정했다. 특히 예선 10경기에서 4골 밖에 허용하지 않는 탄탄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원정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 체코 <유로 최고 성적 - 1976년 우승(체코슬로바키아), 예선 I조 2위(4승1무3패)>
미할 빌렉 감독이 이끄는 체코는 유로 2008 조별리그 탈락과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 이후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새롭게 발탁된 젊은 선수들은 토마스 로시츠키(아스널)와 페트르 체흐(첼시), 밀란 바로시(갈라타사라이)이 등 베테랑 선수들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예선 첫 경기에서 리투아니아에 패하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플레이오프에서 몬테네그로를 합계점수 3-0으로 꺾고 본선에 올라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 A조에서 개최국 폴란드와 러시아의 우세를 점친 한준희(40) KBS 축구 해설위원.
▲ A조에서 개최국 폴란드와 러시아의 우세를 점친 한준희(40) KBS 축구
해설위원.

◆ 한준희의 눈 "개최국 폴란드와 러시아가 우세할 것"

죽음의 조를 말할 때 '강팀들의 수요가 많느냐, 누가 올라갈지 모르느냐' 두 가지 정의를 놓는다, A조는 후자에 속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현재 상황만 놓고 볼 때 개최국 폴란드와 러시아의 우세를 예상한다.

폴란드는 공동 개최국인 우크라이나 보다 상황이 좋다. 우리 팬들도 잘 알고 있는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야쿱 브와취코프스키(이상 도르트문트)가 공격에서 건재하다. 라팔 무랍스키(레흐 포즈난)도 포백 수비 앞을 지켜주는 '믿을 맨'으로 통한다. 특히 스체스니(아스널) 골키퍼는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전체 골키퍼 중에서도 손꼽히는 선수라고 말할 수 있다.

러시아는 주목해야 할 선수가 두 명이 있는데 공격의 알란 자고예프(CSKA 모스크바)와 수비의 알렉산드로 아뉴코프(제니프)다. 자고예프는 유로 2008 당시 아르샤빈처럼 역동적으로 움직이며 좌우 측면을 교란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젊고 재능 있는 선수다. 물론 베테랑인 아르샤빈도 올 시즌 아스널에선 도움이 못 됐지만 유로에서는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스는 예선에서는 잘했기에 참고가 될 수 있겠지만 아닌 부분도 많다. 특히 최대 염려라고 한다면 공격에 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 한국 대표팀이 경험을 해봤지만 그리스 멤버는 과거와 많이 바뀌지 않았다. 게카스(프랑크푸르트), 사마라스(셀틱), 카라구니스(파나시나이코스) 등 노장들이 많다. 국제무대에서 창조성이 부족함을 지울 수 없다.

체코는 A조에서 가장 불안한 전력으로 보인다. 측면 수비와 중앙을 오갈 수 있는 미칼 카들레치(레버쿠젠)의 존재는 주목할 수 있지만 로시츠키, 바로시 등 주축 선수에게 의지하는 경향이 크다. 영광의 한 시절을 지낸 체코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뚜렷한 특성과 장점이 결여됐기에 본선에서 고전할 것이다.

<글 = 김용일 기자, 사진 = 이효균 기자, 영상 및 편집 = 신원엽 기자, 박소연 인턴기자>
더팩트 스포츠기획취재팀 kyi0486@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