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부 랜드마크는 우리꺼"…불붙은 백화점 '빅3' 쟁탈전
입력: 2020.06.25 06:40 / 수정: 2020.06.25 06:40
서울 서남부 상권을 차지하기 위한 백화점 빅3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사진은 신세계 타임스퀘어점 모습. /신세계 제공
서울 서남부 상권을 차지하기 위한 백화점 '빅3'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사진은 신세계 타임스퀘어점 모습. /신세계 제공

롯데·신세계 대대적 리뉴얼 단행…현대百, 내년 1월 여의도점 오픈

[더팩트|한예주 기자] 영등포를 중심으로 서울 서남부 상권을 차지하기 위한 롯데·현대·신세계백화점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은 리뉴얼을 마치고 36년 만에 간판을 바꿔 달았으며, 롯데백화점 영등포점도 대대적인 새 단장에 나섰다. 내년 1월 여의도에는 현대백화점이 서울 시내 최대 규모의 백화점 개점을 예정하고 있어 백화점 '빅3'의 빅매치가 기대된다.

24일 신세계는 1984년부터 사용한 '신세계 영등포점' 점포명을 오는 26일부터 '신세계 타임스퀘어점'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10년 만의 전체 리뉴얼을 마치고 서울 서부 상권을 넘어 수도권 서남부 랜드마크 백화점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실제 신세계 타임스퀘어점은 지난해 8월부터 이달까지 11개월간 단계별로 전체 리뉴얼을 진행했다. 지난해 10월 생활전문관(리빙관) 건물 한 동을 모두 생활용품 브랜드로 채웠고, 지난 1월에는 백화점 1층에 식품전문관을, 지난 3월에는 기존 패션 매장에 백화점에서 보기 드문 스트리트 브랜드가 모인 영패션 전문관을 여는 등 젊은 고객을 겨냥한 '파격'을 시도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전체 리뉴얼을 성공적으로 마친 타임스퀘어점이 36년 만에 이름을 바꾸고 제2의 도약을 위한 첫 발을 내디딘다"며 "상권이 광역화되고 소비력 있는 고객들이 늘어난 만큼 차별화된 매장 구성을 통해 서남부 랜드마크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과 신세계 타임스퀘어점은 대대적인 리뉴얼을 단행하면서 제2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사진은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모습. /더팩트 DB
롯데백화점 영등포점과 신세계 타임스퀘어점은 대대적인 리뉴얼을 단행하면서 제2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사진은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모습. /더팩트 DB

롯데백화점도 아동·유아 전문관을 새 단장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영등포점을 전면 리뉴얼하고 있다. 1991년 문을 연 이 점포를 고치는 것은 2011년 증축 후 10년 만이다.

먼저 선보인 아동·유아 전문관은 4100㎡(약 1250평) 규모에 유아동 브랜드를 중심으로 총 42개 브랜드를 갖췄다. 기존 7층에 있을 때보다 면적은 2700㎡(약 820평), 브랜드는 26개 늘어난 것이다.

인공지능(AI) 로봇 브랜드 '휴머노이드' 매장도 열었다. AI 로봇과 코딩 로봇 등을 매장에서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은 진행 중인 남성·스포츠 매장 공사뿐만 아니라 8월부터는 여성·잡화·화장품 등의 매장도 리뉴얼하기로 했다. 연내 공사를 완전히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다.

롯데와 신세계는 두 점포를 '20·30대 콘셉트'에 맞춰 새 단장했다. 이 지역이 서울 최대 젊은 상권이기 때문이다. 영등포 상권은 20·30대 인구 비중이 31.9%로 서울시에서 가장 높다.

실제 신세계 타임스퀘어점 고객 중 20대 비중은 지난해 기준 13.2%로 전체 신세계백화점 중 최고다. 젊은 부부가 많다 보니 영등포가 포함된 서남권의 영유아는 지난해 기준 약 16만 명으로 수원의 1.5배나 된다. 2021년까지 경인로 일대에 2만 가구에 달하는 신흥 주거 타운이 들어서게 되면, 대부분 중소 평형인 만큼 앞으로 어린 자녀를 둔 젊은 가족 고객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두 점포는 직선거리로 100m 남짓에 불과해 전국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곳으로 꼽히기도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백화점이 영등포점 시설 공사를 시작한 이유가 신세계 타임스퀘어점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면서 "신세계가 리뉴얼 이후 영등포 상권의 주도권을 가져갔다는 평가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내년 1월 여의도 파크원에는 현대백화점 여의도점이 서울 최대 규모로 오픈할 예정이다. 사진은 현대백화점 여의도점 조감도. /현대백화점 제공
내년 1월 여의도 파크원에는 현대백화점 여의도점이 서울 최대 규모로 오픈할 예정이다. 사진은 현대백화점 여의도점 조감도. /현대백화점 제공

여기에 현대백화점이 내년 1월 여의도(파크원)에 서울 최대 규모 백화점을 열기로 하면서 이들의 경쟁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 여의도점은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신세계 타임스퀘어점과 2㎞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서울 시내 최대 규모 백화점'을 표방하는 현대백화점 여의도점은 지하 7층~지상 9층에 연면적은 8만9100㎡에 달한다. 이는 현재 서울 최대인 신세계 강남점의 8만6500㎡를 뛰어넘는다.

역시 영등포를 중심으로 한 서울 서남부의 젊은 소비자를 잡기 위해 대형 e스포츠 관련 매장을 열고 세계 최대 유통업체이자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인 아마존의 핵심 기술을 적용한 무인 식품관 같은 미래형 소매점을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직접 개발 콘셉트와 방향을 잡는 등 이번 사업 추진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지선 회장은 "파크원에 들어서는 현대백화점을 대한민국 최고의 랜드마크로 만들 것"이라며 "현대백화점그룹의 위상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Flagship Store)'로 개발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기존 롯데, 신세계에 이어 내년 현대백화점까지 강서지역 패권 경쟁에 가세하면 신규 고객 유치 경쟁이 훨씬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명동은 롯데가, 강남은 신세계가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마지막 남은 서부 상권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백화점들이 다양한 전략을 펼칠 것"이라면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차별화 전략과 동시에 기존 점포를 강화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hyj@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