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영상] "재택근무 때문에…" VCNC 본사 1층서 발길 돌린 타다 드라이버들
입력: 2020.03.25 13:25 / 수정: 2020.03.25 13:25
타다 드라이버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드라이버들이 25일 오전 서울 성동구에 있는 타다 운영사 VCNC 본사 앞에서 이재웅 전 쏘카 대표와 박재욱 VCNC 대표와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한건우 영상 인턴기자
타다 드라이버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드라이버들이 25일 오전 서울 성동구에 있는 타다 운영사 VCNC 본사 앞에서 이재웅 전 쏘카 대표와 박재욱 VCNC 대표와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한건우 영상 인턴기자

타다 드라이버 VCNC 항의 방문…이재웅·박재욱 대표와 만남 불발

[더팩트ㅣ성동구=이성락·한건우 기자] "이재웅 전 쏘카 대표와 박재욱 VCNC 대표는 SNS로 그렇게 소통을 잘하면서, 왜 타다의 성장을 함께 한 드라이버들과는 소통하지 않고 불통 태도를 이어가는가."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한 타다 드라이버들이 25일 오전 서울 성동구에 있는 타다 운영사 VCNC 본사 앞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타다 베이직(11인승 렌터카 기반 차량호출) 서비스 중단 결정을 일방적으로 통보한 타다 측에 대화를 요구하며 항의 방문에 나선 것이다. 이재웅 전 대표, 박재욱 대표와의 만남은 불발됐다. "재택근무를 하고 있어서 사무실에 사람이 아예 없다"는 회사 측 설명에 타다 드라이버들은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날 VCNC 본사 항의 방문에 나선 드라이버들은 타다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소속이다. 비대위는 타다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여객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뒤 VCNC 측이 타다 베이직의 중단을 알린 이달 초 꾸려졌다. 전체 타다 드라이버 1만2000여 명 가운데 241명이 비대위 참여를 희망했다. 이날 항의 방문에는 10여 명이 나섰다.

취재진 앞에서 선 비대위는 가장 먼저 책임감 없는 VCNC 측 태도에 불만을 나타냈다. 타다금지법 적용까지 1년 6개월의 유예기간이 있음에도 곧바로 서비스 중단을 실시한 데다 이를 드라이버와 전혀 논의하지 않고 무책임하게 통보했다는 지적이다. 앞서 VNCN는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다음 달 11일부터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비대위 언론담당 구교현 드라이버는 "타다 서비스의 성장은 이재웅 전 대표와 박재욱 대표만의 힘으로 이뤄낸 것이 아니다. 드라이버의 희생이 없었으면 이 서비스는 존재할 수 없었다"며 "서비스 종료로 인한 대량 실직 상황에 처하다 보니 그들이 말한 혁신과 미래에 드라이버는 일회용품, 소모품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이날 본사 항의 방문에 나서게 된 배경에는 VCNC의 '불통'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구교현 드라이버는 "여러 방법을 통해 회사에 대화를 요구한다는 의사를 전달했으나, 회신을 받지 못했다"며 "분명 VCNC는 비대위의 존재를 알고 있음에도 무대응으로 일관하면서 드라이버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도 지지 않으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VCNC의 불통 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게 비대위의 설명이다. 비대위에 따르면 VCNC는 유급휴게 폐지, 피크타임 추가수당 축소 등 근무조건 불이익 변경을 일방적으로 통보해왔다. 갑자기 사고 면책금이라며 매번 근무마다 일정 금액을 의무 공제하면서도 '왜 의무 공제하는지', '사고가 없으면 이 돈은 어떻게 처리하는지' 등 기본적인 정보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 또 드라이버에 대한 등급, 평점, 이에 따른 페널티 부과 등 서비스 정책을 변경할 때에도 드라이버의 의견 없이 회사가 정해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구교현 드라이버는 "VCNC는 불통의 역사였다. 드라이버는 불이익 탓에 회사가 일방적으로 정한 기준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며 "그런데 대량 실직 사태가 발생한 지금도 드라이버는 VCNC로부터 어떠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비대위원장인 김태환 드라이버(오른쪽)가 회사 측에 박재욱 대표 면담요청서를 전달하고 있다. /이성락 기자
비대위원장인 김태환 드라이버(오른쪽)가 회사 측에 박재욱 대표 면담요청서를 전달하고 있다. /이성락 기자

비대위의 요구는 소통이다. 서비스 종료에 대한 회사 측 설명을 듣고, 대량 실직 사태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비대위원장인 김태환 드라이버는 "이재웅 전 대표와 박재욱 대표는 상생과 소통을 강조해왔다"며 "드라이버들도 대표들이 강조해왔던 소통을 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드라이버는 "타다금지법 통과는 드라이버들도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법이 통과되니 곧바로 서비스를 그만둔다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며 "타다를 위해 열심히 일했던 드라이버들은 이 문제에 대해 VCNC와 대화를 하고 싶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비대위는 취재진과의 만남 이후 VCNC 본사로 들어가기 위해 이동했다. 하지만 회사 내부 방문 및 이재웅 전 대표·박재욱 대표와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쏘카 직원이라고 밝힌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재택근무를 실시하다 보니 사무실에 들어가도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설명했고, 이에 비대위는 1층 로비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김태환 드라이버는 준비해왔던 면담요청서를 관계자에게 전달했다.

향후 비대위는 타다가 베이직 서비스 중단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하는 활동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우선 비대위는 프리랜서로 간접 고용된 드라이버들이 근로자로 인정받고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다음 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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