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최고인사책임자인 양효석 상무가 지난 3일 서울 강서구 LG유플러스 마곡사옥에서 신입사원들과 실시간 방송을 통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코로나19 탓에 신입사원 교육 방식 바꾼 LG유플러스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기업들의 대책이 나오면서 직장 풍경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4일부터 약 한 달간 신입사원들을 대상으로 입문교육 전 과정을 모바일로 운영했고, 지난 3일 수료식도 디지털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했다고 4일 밝혔다.

이러한 입문교육 방식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집합교육을 탈피하자는 방침에 따른 것이다. 교육 대상은 지난달 1일 채용된 신입사원 91명이다.

교육은 LG유플러스 교육 애플리케이션(앱) 'U+배움마당'을 통해 디지털로 진행했다. 'U+배움마당'은 오프라인 교육의 한계로 인한 적시성 부재를 해소하고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효과적인 교육을 제공하고자 지난 2018년 개발한 모바일 학습 플랫폼이다.

이번 신입사원 입문 과정은 하루 2시간씩 21일, 총 42시간에 걸쳐 전 과정 모두 실시간 소통이 가능한 모바일 생방송으로 이뤄졌다. △사내시스템, 조직문화, 인사제도 등 필수 지식 △조직별 업무 영역과 내용 △유플러스 모바일 및 유선 서비스 소개 △현장 접점 메커니즘 이해 등 회사 생활에 빠르게 적응하는 데 필요한 주제들로 구성됐다. 각 주제별 강사들은 교육장이 아닌 서울 강서구 LG유플러스 마곡사옥 내 마련된 방송 스튜디오에서 교육을 진행했다.

수료식 또한 'U+배움마당'을 통해 실시간 방송으로 진행했다. LG유플러스 최고인사책임자(CHO)인 양효석 상무가 직접 토크쇼에 참여해 CHO가 바라보는 회사 생활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한 후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이외에도 지난 한 달간 학습했던 내용을 복습하기 위한 라이브 퀴즈쇼를 비롯해 교육 참여도와 과제 등 높은 점수를 받은 사원 대상 우수참가자 시상식도 가졌다.

이번 교육에 참여한 김선기 사원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오프라인 교육에 대한 두려움이 컸는데 100% 온라인으로 운영돼 안심됐다"고 말했다.

LG그룹 직원이 지난 3일 가림막이 설치된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사내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 /LG그룹 제공

현재 LG유플러스 외 다른 기업들도 신입사원 채용 및 교육과 관련해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현대자동차, SK 등 주요 대기업들은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에 대한 일정을 늦추고 있다. 오는 6일부터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 절차에 들어가는 롯데그룹도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고려해 접수 기간을 지난해보다 열흘 이상 늘리고, 면접 전형을 한 달가량 늦추기로 했다.

제주시에 복합 고층 빌딩을 짓고 있는 롯데관광개발은 오는 15일 예정했던 '잡(Job)콘서트'를 잠정 연기하고, 그 대신 화상 면접 방식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사내 식당 풍경도 바뀌고 있다. LG그룹은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구내 식당 테이블에 가림막을 설치했다. 직원들은 식당 이용 전 반드시 손을 씻고, 이동 중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으며, 식사 대기 시 앞사람과 충분한 간격을 유지하면서 식당을 이용하고 있다.

LG그룹은 직원들이 식사 시간을 나눌 수 있도록 사내 식당 운영 시간을 연장했다. 또 임직원들이 사무실 자리에서 식사할 수 있도록 사원 식당에서 도시락 등 테이크 아웃 메뉴도 판매하고 있다.

이러한 달라진 직장 풍경은 코로나19 확산세가 강해진 지난달 중순부터 두드러졌다. 당시 기업들은 목욕탕·헬스장 등 회사 내 다중이용시설을 폐쇄하고, 화상 회의 실시와 출장 연기 및 취소 등을 권고하는 등 선제 대응에 나섰다.

SK이노베이션 노사는 지난 3일 코로나19 감염 우려를 고려해 전례 없는 화상 회의 방식의 임금교섭 조인식을 진행했다. 다른 기업들도 화상 회의를 통한 의사 결정을 확대하는 추세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비대면 업무 환경에 대한 빠른 전환 및 적용이 어려운 중소기업들을 돕기 위해 원격 화상 회의 솔루션인 팀즈를 무상 제공하기로 했다.

재택근무와 유연근무제에 동참하는 기업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자 SK텔레콤 등 재택근무 기간 연장을 검토하는 기업들도 나오고 있다.

한 대기업 직원은 "감염병 탓에 근무 환경이 갑작스럽게 변하다 보니 적응이 어려운 부분도 있다"며 "회사 입장에서는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대책을 내놓으면서 한편으로는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에 대해 고심하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rock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