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둘러싼 잡음…'배달앱 공룡' 탄생에 영향 줄까?
입력: 2020.02.18 07:24 / 수정: 2020.02.18 07:24
배달앱 공룡으로 불리는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의 합병 사실이 알려진 후부터 양사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라이더유니온이 지난 17일 서울 송파구 배민 본사 앞에서 배달료 삭감 철회를 요구하며 집회를 열었다. /이새롬 기자
'배달앱 공룡'으로 불리는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의 합병 사실이 알려진 후부터 양사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라이더유니온이 지난 17일 서울 송파구 배민 본사 앞에서 배달료 삭감 철회를 요구하며 집회를 열었다. /이새롬 기자

배민 라이더, 본사에 손해배상 소송 예고…배민 "계약 위반 사실 없어"

[더팩트|이민주 기자] 배달앱 업체 요기요와 합병을 예고한 배달의민족(배민)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양사의 높은 시장 점유율로 인해 고개를 들었던 독과점 논란이 잠잠해지기도 전에 배달 기사(라이더)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수개월째 이어지는 논란이 합병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업계 안팎까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 본사 앞에 선 라이더들 "배민, 불공정 행위 멈춰야"

라이더로 구성된 단체인 '라이더유니온'은 지난 17일 서울 송파구 소재 우아한형제들 본사 앞에서 첫 집회를 개최했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민을 운영하고 있다.

이날 시위에 나선 라이더유니온은 배민이 배달료를 삭감하는 등의 불공정·부당행위를 일삼고 있다고 주장하며, 배민에 4000원 이상의 안전배달료를 도입할 것 등을 요구했다. 현재 기본배달료는 3000원이다.

이들에 따르면 배민과 라이더가 체결한 계약서에서는 배달료 체계 변경 시 관련 내용을 30일 전에 고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배민이 일명 '프로모션 배달료' 폐지한다는 사실을 10일 전에 알렸다며 이를 계약상 의무를 위반했다고 봤다.

여기에 더해 프로모션 배달료가 폐지되면서 라이더들의 수입이 줄었고, 이를 벌충하기 위해 무리하게 일을 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배민 측은 프로모션 배달료와 관련한 사항은 계약서에 포함된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폐지 사실을 10일 전에 통지하는 것이 법위반이 아니라고 했다. 사진은 17일 라이더유니온이 개최한 배민 규탄 집회에서 피켓을 든 라이더 모습. /이새롬 기자
배민 측은 '프로모션 배달료'와 관련한 사항은 계약서에 포함된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폐지 사실을 10일 전에 통지하는 것이 법위반이 아니라고 했다. 사진은 17일 라이더유니온이 개최한 배민 규탄 집회에서 피켓을 든 라이더 모습. /이새롬 기자

라이더유니온은 "배민이 수시로 근무 조건을 바꾸는 것에 더해 급기야 배달료까지 삭감했다"며 "배민이 벌이고 있는 각종 불공정·부당행위를 바로잡기 위해 집회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반면 배민 측은 프로모션 내용이 계약서에 포함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10일 전에 통지하더라도 의무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배민 관계자는 "날씨나 도로 사정 등에 따라 기본 배달료에 500~2000원 까지를 더 주는 프로모션 프로그램을 운영했었다. 그러나 이는 계약서에 명시된 내용이 아니었다"며 "이를 지속하기 힘들다는 판단하에 사전에 공지하고 프로모션을 중지했다. 이를 배달비 삭감이라고 주장하지만 사실과 다르다"고 전했다.

◆ '배달앱 공룡'의 숙명?…시작은 독과점·배달비 논란에서

그러나 배민 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를 둘러싼 잡음은 향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배민 라이더의 반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배민과 요기요는 양사 간 합병 소식 알려진 이후부터 줄곧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국내 1위 배달앱과 세계 1위 배달앱 업체가 손을 잡기로 하면서 곧바로 독과점 논란이 일었다. 업계에 따르면 양사의 시장 점유율은 98%에 달한다.

양사가 시장을 독과점할 경우 배달비가 인상될 것이라는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소비자와 소상공인 라이더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후 배민 측에서 중개 수수료 인상이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으면서 현재는 잠잠해진 분위기지만 독과점으로 인한 소비자 혜택 축소 등의 우려는 여전하다.

배민이 세계 1위 배달앱 업체 요기요와 합병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곧바로 독과점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사진은 지난 17일 서울 송파구 배민 본사 앞에서 열린 라이더유니온의 시위 모습. /이새롬 기자
배민이 세계 1위 배달앱 업체 요기요와 합병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곧바로 독과점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사진은 지난 17일 서울 송파구 배민 본사 앞에서 열린 라이더유니온의 시위 모습. /이새롬 기자

여기에 최근 라이더들의 반발까지 더해졌다. 라이더유니온은 지난 1월에도 각각 집회를 열고 배민의 불공정행위를 지적했으며,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등과 손잡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지난 1일에는 급기야 몇몇 라이더들이 모여 배민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겠다고까지 했다.

이들은 지난 6개월간 배민이 라이더들과 상의 없이 근무 조건을 변경했다며 이에 따른 피해를 소송으로 받아내겠다고 했다. 근무조건 변경은 △신규 라이더에 배달료 2배 지급 △배달료 삭감 통보 △근무시간 제한조치 시행 등이다.

이같은 논란이 합병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놓고는 업계 내부의 견해가 엇갈린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매번 기업의 인수, 합병 사실이 알려지면 내부 직원들이 반발하기 마련이다. 이런 이슈가 진행을 다소 늦출 수는 있겠지만 대부분 합병 여부에까지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며 "배민 측이 라이더와 교섭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만큼 조만간 합의안을 도출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반면 다른 관계자는 "배민과 요기요 합병에 대해서는 라이더들만 반발하는 것이 아니다. 소상공인, 소비자들까지 양사의 독과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며 "양사가 합병하기 위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소비자 피해 우려가 커질 경우 불허 결정이 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고 말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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