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기생충 신화' 봉준호 숨은 조력자 CJ 이재현·이미경
입력: 2020.02.10 15:50 / 수정: 2020.02.10 15:50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작품상을 받자 무대에 올라 소감을 말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작품상을 받자 무대에 올라 소감을 말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

아카데미 역사 바꾼 봉준호 '기생충'…CJ 이미경 무대 올라 "한국 관객에 감사"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4관왕에 올랐다. '기생충'이 한국 영화사를 넘어 세계 영화사를 새로 쓰는 쾌거를 이뤄내자, 그동안 든든한 조력자로서 물밑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누나인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노력도 다시금 조명을 받고 있다.

10일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진행됐다.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작품상을 포함해 감독상, 국제장편영화상, 각본상 등을 수상해 4관왕을 달성했다. 이로써 '기생충'은 지난해 5월 열린 '제72회 칸 영화제'의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최우수작품상을 동시에 수상한 역대 두 번째 작품이 됐다.

이날 이미경 부회장은 봉준호 감독과 '기생충' 출연 배우들의 옆을 지켰다. 발표에서 '봉준호'라는 이름과 '기생충'이라는 작품명이 불릴 때마다 환호를 하며 기쁨을 함께 나눴다. 작품상을 수상한 이후에는 무대에 올라 직접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기생충'을 만든 모두와 '기생충'을 사랑해준 모두에게 감사드린다"며 "한국 영화 관객들이 없었다면 이 자리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CJ그룹의 문화 콘텐츠 회사인 CJ ENM은 '기생충'의 투자 제작을 맡아 이날 아카데미 시상식까지 봉준호 감독을 적극 지원했다. 특히 아카데미 수상을 위한 캠페인 전략을 세워 '기생충'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회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예산, 인력, 글로벌 영화계 네트워크, 공격적인 프로모션 등이 모두 결합되는 '복합 프로모션'을 실시했다.

CJ ENM이 총괄했지만, 사실상 CJ그룹 차원에서 공을 들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CJ는 지난해 9월부터 아카데미 회원 대상 시사회를 미국을 비롯한 다수 국가에서 진행하는 등 오피니언 리더를 적극 공략했다. 이는 전 세계 관객들의 반응만큼이나 중요한 아카데미 회원들의 선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위한 작업이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문화가 없으면 나라가 없다는 문화보국의 사명감 아래 문화 사업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남용희 기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문화가 없으면 나라가 없다'는 문화보국의 사명감 아래 문화 사업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남용희 기자

CJ그룹과 봉준호 감독의 인연은 지난 2009년 영화 '마더'부터다. 이후 글로벌 프로젝트 '설국열차'에 이어 '기생충'까지 함께 진행하며 한국 영화 산업 발전을 견인하고 있다. 특히 4000만불(약 476억 원)이라는 막대한 제작비가 들어간 '설국열차'의 경우 촬영을 앞두고 해외투자 유치가 어려워지자, CJ그룹이 제작비 전액을 책임지기로 하고 제작에 들어간 뒤 해외 판로를 개척해 글로벌 흥행을 이끌어 내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1995년부터 한국 영화를 꾸준히 투자·배급한 CJ그룹이 문화 산업에 투자한 누적 금액만 따져도 7조5000억 원이 넘는다.

CJ그룹이 문화 사업을 지속 지원할 수 있었던 데는 이재현 회장의 '문화가 없으면 나라가 없다'는 문화보국의 사명감이 밑바탕이 됐다. CJ그룹 관계자는 "문화 산업이 미래의 한국을 이끌 것으로 예견하며 지난 20년 동안 문화 사업에 지속 투자를 해온 이재현 회장의 의지가 한국 영화 열풍의 토대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K컬처를 전 세계로 확산시키고 대한민국이 전 세계 문화 산업을 선도하는 문화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CJ가 주춧돌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재현 회장은 '기생충'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재현 회장은 지난해 7월 CJ ENM 업무 보고 과정에서 "'기생충' 같이 최고로 잘 만들면 세계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다"며 "영화와 음악, 드라마 등 독보적 콘텐츠를 만드는 데 주력해 전 세계인이 일상에서 한국 문화를 즐기게 하는 것이 나의 꿈"이라고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CJ그룹이라는 든든한 조력자를 만나 기량을 마음껏 펼친 봉준호 감독은 101년 한국 영화 역사뿐만 아니라 92년 아카데미 시상식 역사도 새로 쓰는 기염을 토했다. 아카데미 역사상 비(非)영어권 영화가 작품상을 탄 것은 '기생충'이 처음이다. 이날 봉준호 감독은 "저의 비전을 실현할 수 있게 해준 바른손(제작사)과 CJ, 네온(북미배급사)에 감사하다"며 스태프, 투자·배급 관계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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