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부터 막걸리까지…유통업계 파고드는 '구독 경제'
입력: 2020.01.27 09:57 / 수정: 2020.01.27 09:57
일정한 요금을 내고 고객에게 정기적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통서비스인 구독 경제가 유통업계에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파고들고 있다. /더팩트 DB
일정한 요금을 내고 고객에게 정기적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통서비스인 '구독 경제'가 유통업계에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파고들고 있다. /더팩트 DB

'구독 경제' 유통업계 '캐시카우' 자리매김하나

[더팩트|이진하 기자] '구독 경제'가 유통업계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구독 경제는 일정한 요금을 내고 고객에게 정기적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통 서비스로 생활필수품부터 이색 분야까지 다양하게 확장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이 이달 업계 최초로 한 달에 5만 원을 내면 매일 빵 하나씩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신세계백화점 제공
신세계백화점이 이달 업계 최초로 한 달에 5만 원을 내면 매일 빵 하나씩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신세계백화점 제공

◆ 이커머스 업계 이어 대형 유통업체도 대열 합류

구독 경제 활성화를 주도한 곳은 이커머스 업계다.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지난 2017년부터 연회비 3만 원을 납부하면 매달 할인쿠폰을 지급하고 무료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일클럽'을 론칭해 15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쿠팡도 지난 2018년 10월 매월 2900원을 내면 무료배송·무료반품·익일배송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켓와우클럽'을 론칭했다. 이후 170만 명의 가입자를 모으며, 구독 경제 시장을 주도했다.

구독 경제 시장 규모가 확대되면서 편의점과 대형 유통업체들도 나름의 방식으로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GS25가 지난해 각 점포에서 운영중인 '카페25'를 통해 커피 구독 서비스를 선보였다. CU도 비슷한 시기에 자체 앱을 통해 날짜와 시간을 맞춰 주문할 수 있는 '도시락 예약 구매 서비스'를 론칭했다. 이 서비스는 론칭 한 달 만에 이용 건수 50%, 매출액 82% 신장을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도 이달 업계 최초로 베이커리 월정액 모델을 선보였다. 한 달에 5만 원을 내면 매일 빵 하나씩을 제공받는 서비스다. 새로 리뉴얼한 신세계 영등포점 식품관에 위치한 메나쥬리 매장에서 시작해 향후 전 점으로 확대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신세계 측은 트렌드를 선도하는 유통업계의 특성상 혁신적이고 스마트한 마케팅 전량을 도입해 고객 모집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화장품 업계 최초로 구독 경제를 시작한 톤28(위)은 고객 피부타입에 맞춘 큐레이팅으로 상품 차별화를 선보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하는 오설록은 차 문화에 입문하고자 하는 고객들에게 차, 다구, 소품 등 큐레이션을 해주는 정기구독 서비스를 진행한다. /톤28·아모레퍼시픽 제공
화장품 업계 최초로 구독 경제를 시작한 '톤28'(위)은 고객 피부타입에 맞춘 큐레이팅으로 상품 차별화를 선보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하는 '오설록'은 차 문화에 입문하고자 하는 고객들에게 차, 다구, 소품 등 큐레이션을 해주는 정기구독 서비스를 진행한다. /톤28·아모레퍼시픽 제공

◆ 화장품·차 등 소비자 맞춤 큐레이션을 통한 구독 서비스

생활용품을 넘어 화장품 업계에도 정기 구독 경제 서비스가 등장했다. 개인 피부에 최적화한 '바를거리'를 28일 주기로 배송해주는 '톤28'이 대표적이다. '톤28'은 소비자가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 피부 진단을 신청하면 직접 찾아가 피부를 진단하고, 기후 알고리즘을 예측해 제품을 맞춤 제조해 배송해주는 시스템이다.

단순히 제품만 보내주는 상품 서비스를 넘어 개인에게 맞는 제품을 큐레이팅 한 점이 특징이다. 송용주 대신증권 연구원은 "피부 전문가의 디테일한 진단을 통해 제품 큐레이션이 돋보이며, 화장품 업체 중 가장 획기적인 곳"이라고 설명했다.

톤28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출하자 '먼슬리 코스메틱'도 비슷한 콘셉트로 정기 구독 경제를 선보였다. 고객의 피부 타입을 진단하고 거기에 맞는 제품을 제공한다. 먼슬리 코스메틱의 제품은 화학성분을 배제하고 피부에 유익한 자연 유래 추출물 베이스와 기능성 원료를 사용해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톤28에 5억 원 상당을 투자한 아모레퍼시픽은 2017년부터 마스크팩 전문 브랜드 '스테디'를 론칭하고 국내 최초로 마스크팩 정기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피부별 고민에 따라 마스크팩 타입을 선택할 수 있다. 각 솔루션은 피부 사이클에 맞춰 설계된 4단계 구성에 따라 10일간 체계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아모레퍼시픽은 차(茶) 브랜드 '오설록'을 통해 지난달 9일부터 '다다일상'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였다. 다다일상은 차 문화에 입문하고자 하는 고객들에게 매월 오설록이 추천하는 차, 다구, 소품 등을 함께 큐레이션 해주는 정기구독 서비스를 진행한다.

우리 술을 판매하는 배상면주가에서 온라인을 통해 막걸리 선물 또는 정기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배상면주가 제공
우리 술을 판매하는 배상면주가에서 온라인을 통해 막걸리 선물 또는 정기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배상면주가 제공

◆ 막걸리·꽃·예술작품까지 이색 제품도 정기배송

대표적인 우리 술인 막걸리도 정기배송에 대열에 합류했다. 배상면주가가 새해 들어 포천LB의 온라인 쇼핑몰 '홈술닷컴'을 통해 정기구독 서비스를 선보인다. 선물 보내기와 정기구독 서비스가 모두 가능해 애주가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매번 다른 구성으로 꽃다발이 배송되는 서비스도 있다. 꽃 배송업체 '꾸가'는 신선한 꽃을 원하는 고객을 위해 2주나 4주에 한 번씩을 정해 정기적으로 꽃을 배달한다. '오픈갤러리'는 예술작품도 쉽게 접하고 즐길 수 있도록 정기구독 서비스를 제공한다. 월정액을 지불하면 3개월마다 국내 인기 작가 원화를 원하는 공간에 전시할 수 있으며 설치팀과 큐레이터가 방문해 전문적인 서비스도 제공한다.

구독 경제가 확산하는 가운데 스위스 은행 기업 크레딧스위스는 전 세계 구독 시장이 2016년 4200억 달러(약 470조 원)에서 2020년에는 5300억 달러(약 594조 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송용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구독 경제의 성공모델인 넷플릭스처럼 '가성비'가 크거나 매력적인 차별성이 있어야 깐깐한 소비자들 끌어모을 수 있다"며 "첨단 큐레이션을 통한 서비스가 앞으로 성공의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큐레이션이 적용된 구독 경제는 초기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충성고객이 늘어나면 고정적인 매출이 늘어나기 때문에 앞으로도 다양한 방면에서 구독 경제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jh31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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