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문영표 롯데마트 대표, '성과주의' 인사 태풍 속 자리 지킬까
입력: 2019.11.30 12:57 / 수정: 2019.11.30 12:57
정기 인사 시즌을 맞아 문영표 롯데마트 대표가 이번 인사에서 수장 자리를 지킬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이민주 기자
정기 인사 시즌을 맞아 문영표 롯데마트 대표가 이번 인사에서 수장 자리를 지킬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이민주 기자

"인적쇄신 흐름 무시 못 한다"  vs "해외 사업 연속성 위한 유임 택할 것"

[더팩트|이민주 기자] 문영표 롯데마트 대표가 연말 정기 인사에서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연말 정기 인사 시즌이 도래한 가운데 유통 업계를 비롯, 사업 분야를 막론하고 주요 대기업 계열사마다 '성과주의'를 표방하며 과감한 인적쇄신에 나서고 있는 만큼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든 롯데마트 내부에서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는 관측도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대기업은 연말 정기 인사에 돌입했다. LG그룹 계열사가 전일(29일) 일제히 2020년도 정기 인사를 발표한데 이어 내달에는 삼성그룹, 롯데그룹, SK그룹 등의 인사 발표가 예정돼 있다.

유통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 대기업들 역시 '세대교체'와 '성과주의'를 인사 키워드로 제시,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 가장 먼저 칼을 빼든 곳은 정용진 부회장이 이끄는 신세계그룹이다. 통상 12월 초 정기 인사를 발표했던 신세계그룹이 지난달 이례적으로 이마트부문에 대한 인사를 예년보다 한 달여 앞당긴 시점에서 단행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6년간 이마트 대표이사 자리를 지켰던 이갑수 대표 자리에 컨설팅 업체 출신의 '외부 인사'인 강희석 대표를 앉혔다. 이마트가 사업 전반에 걸쳐 부진한 성적을 거둔 만큼 업계 안팎에서는 사실상 예정된 '문책성 인사'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현대백화점도 1960년대생을 사장단에 앉히며 '세대교체'에 시동을 걸었다. 김현종 한섬 대표이사 사장을 현대백화점 대표이사 사장에 내정하면서 박동운 현대백화점 사장은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먼저 인사를 단행한 유통업체들이 쇄신인사, 성과주의 인사를 표방한 가운데 롯데마트도 좋지 못한 실적을 내고 있다. 업계는 문영표가 자리를 지킬지를 놓고 엇갈린 관측을 내놓는다. /이민주 기자
먼저 인사를 단행한 유통업체들이 쇄신인사, 성과주의 인사를 표방한 가운데 롯데마트도 좋지 못한 실적을 내고 있다. 업계는 문영표가 자리를 지킬지를 놓고 엇갈린 관측을 내놓는다. /이민주 기자

'부진한 성적→수장 교체'라는 인사 공식이 고착화하면서 롯데마트가 꺼내 들 인사 명단에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문 대표의 거취를 두고 일각에서는 실적 부진을 벗어나기 위해 인적쇄신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롯데마트가 올해 3분기까지 보여준 실적 역시 이 같은 관측에 무게를 싣는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롯데쇼핑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롯데마트 영업이익은 12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5%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의류 및 생활 상품군 매출 부진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줄어든 1조6637억 원을 기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흐름이라는 것을 무시할 수 없다. 이마트에 이어 비교적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현대백화점까지 세대교체, 쇄신인사를 단행했다"며 "인사 태풍으로 불리는 이런 바람이 롯데쇼핑 인사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마트 업계의 불황을 타개할 방안이 인적 쇄신 말고는 뚜렷히 없는 상황"이라며 "마트 1위인 이마트의 선제적 인사 단행이 대형마트 업계 전반에 실적·성과 기반의 칼바람을 불어올 가능성이 있다. 특히 롯데그룹의 경우 지난 정기 인사에서도 2명의 부회장을 교체한 바 있는 만큼 올해도 쇄신·혁신 인사를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문영표 대표를 중심으로 동남아 지역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 27일에는 인도네시아에 48호점을 냈다. 사진은 베트남 남사이공점. /롯데쇼핑 제공
롯데마트는 문영표 대표를 중심으로 동남아 지역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 27일에는 인도네시아에 48호점을 냈다. 사진은 베트남 남사이공점. /롯데쇼핑 제공

반면, 문 대표가 글로벌 시장 공략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만큼 사업의 연속성 측면에서 유임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롯데마트는 최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 공략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롯데마트 해외 점포는 이미 국내 점포(125개)의 절반 수준(인도네시아 48개, 베트남 16개)이며 해외 매출도 전체 매출의 26.2%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27일에는 인도네시아 자바섬의 주도인 반둥지역에 인도네시아 48호점 '찌마히점'을 오픈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마트가 베트남 등 동남아에서의 점포 확장 전략을 이어가는 가운데 동남아 할인점 사업에 정통한 문영표 대표를 끌어내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사업은 부진할지 몰라도 해외 사업은 나름대로 실적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문 대표에게 기회를 더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문영표 대표는 1962년생으로 1987년 롯데상사로 입사 2007년 롯데마트로 이동해 고객본부장을 맡았다. 2008년에는 인도네시아 '마크로' 인수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마트 해외사업 성장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9년에는 인도네시아법인장, 2011년 동남아본부장을 지냈다.

이후 2017년 롯데글로벌로지스로 자리를 옮겨 택배사업본부장,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올해 1월 롯데마트 대표로 취임해 사업을 이끌어가고 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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