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T1이 '2019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 그룹 스테이지 C조 1위로 8강에 진출했다. 사진은 SK텔레콤T1 미드라이너 '페이커' 이상혁. /더팩트 DB |
프나틱에 '덜미' 전승 진출은 무산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그리핀에 이어 SK텔레콤T1(SKT)이 '2019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롤드컵) 그룹 스테이지에서 1위를 기록했다. SKT는 유럽 프나틱에 예상치 못한 일격을 맞아 '전승 8강 진출'을 이뤄내진 못했지만, 중국 강호 RNG와 북미 클러치게이밍(CG)을 잡아내며 세계 최강의 경기력을 뽐냈다.
SKT는 19일(한국시간)과 20일 이틀에 걸쳐 독일 베를린 뮤직홀에서 진행된 롤드컵 그룹 스테이지 2라운드에서 2승 1패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지난 1라운드에서 3경기 모두 승리한 SKT는 죽음의 조로 불린 C조에서 합계 5승 1패로 당당히 1위를 확정했다.
이로써 롤드컵에 출전 중인 한국 팀 가운데 2개 팀이 조 1위로 8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뤄졌다. 앞서 그리핀은 전날 열린 그룹 스테이지 2라운드 경기에서 C9, 홍콩 애티튜드, G2를 차례로 격파하며 A조 1위를 달성했다.
한국 팀의 8강 상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경기를 마친 SKT 미드라이너 '페이커'는 "8강에서 어떤 팀을 만나든지 신경 쓰지 않는다"며 "G2가 A조 2위를 차지했는데, 8강에서 만나도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미드시즌인비테이셔널(MSI)에서의 패배를 갚아 주고 싶다는 의미다.
20일 오후 9시 이후 진행되는 마지막 그룹 스테이지 경기에는 담원게이밍이 출전한다. 담원게이밍이 속한 D조는 3패를 기록한 ahq e스포츠 외 3개 팀이 2승 1패를 기록하며 혼전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날 오후 10시로 예정된 팀 리퀴드 전에서 승리를 따내야 조 1위 8강 진출을 노려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T1 원거리 딜러 '테디' 박진성이 클러치게이밍과의 경기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 영상 캡처 |
◆ 쉽지 않았던 RNG 경기
SKT는 19일 오후 9시 진행된 RNG와의 대결에서 자칫 승리를 내줄 뻔했다. 갱플랭크, 리신, 라이즈, 카이사, 레오나를 선택한 SKT를 상대로 RNG가 모데카이저, 자르반, 케일, 이즈리얼, 갈리오 등 한타에 강한 조합을 꺼내 들어 기습적인 싸움으로 유리한 흐름을 이어나갔기 때문이다.
초반부터 상황은 그리 좋지 않았다. 이즈리얼·케일 등 라인 전에서 다소 수동적인 챔피언을 고른 RNG를 상대로 초반 주도권을 가져오려 했지만, 미드 역갱을 맞아 '페이커'의 라이즈가 잡히고 바람 드래곤과 대지 드래곤도 내줬다. 만회하려고 먹은 협곡의 전령 또한 RNG의 강한 견제를 받아 완전히 획득하지 못했다. RNG의 완벽한 바론 시야 장악 탓에 갱플랭크와 레오나가 잘리며 바론 버프를 허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는 다소 허무하게 끝났다. 34분 레오나가 시야 장악을 하다가 물리는 과정에서 RNG 챔피언의 스킬을 모두 받아내며 뒤늦게 죽었고 뜻밖의 '한타 기회'가 열렸다. 스킬이 빠진 RNG를 맞받아치는 유리한 한타 구도를 만든 SKT는 에이스를 띄우고 그대로 RNG 진영으로 돌진해 넥서스를 파괴했다.
◆ 프나틱에 덜미…전승 진출 무산
SKT의 연승 가도는 19일 오후 11시 20분 열린 프나틱 전에서 끝났다. 이전 RNG 전과 반대로 초반 흐름은 좋았지만, 실수가 발목을 잡았다. SKT는 경기 초반 미드 4인 다이브를 설계했지만, 저지당하며 2킬을 내줬다. 프나틱의 그라가스 합류와 예상치 못한 존야 사용, 갱플랭크의 포탄 세례 지원, 베이가의 침착한 플레이 등이 SKT의 실수를 만들어냈다.
SKT는 그 이후에도 침착함을 가져가지 못했다. 급한 마음에 '페이커' 아칼리가 솔로킬을 따내려고 미드 포탑 안으로 돌진했지만, 베이가의 화력이 강했다. 이어진 미드 타워 앞 전투에서도 1대 3 불편한 교환을 했다. 20분 바론 버프까지 내주는 등 글로벌 골드 격차가 8000으로 벌어져 경기를 뒤집을 수 없었다.
◆ CG 상대 무난한 승리
20일 오전 1시 진행된 마지막 경기에서 SKT는 아칼리, 엘리스, 카밀, 자야, 라칸 등 안정감 넘치는 조합을 꺼내 들었다. 다소 약한 상대인 CG를 상대로 전혀 방심하지 않고 조 1위를 확정하겠다는 의지가 벤픽에서부터 느껴졌다. CG는 이즈리얼, 스카너, 라이즈, 하이머딩거, 노틸러스를 선택했다.
승부는 사실상 초반 라인전 단계에서 결정됐다. 엘리스를 플레이한 '클리드'가 미드, 탑 갱킹을 연이어 성공하며 균형을 무너뜨렸다. CG의 스카너는 꿰뚫기를 사용할 상황 자체를 만들지 못했다. 그만큼 '클리드'의 경기 운영이 좋았다. 20분 만에 글로벌 골드 격차는 6000으로 벌어졌다.
SKT는 CG의 마지막 승부수도 적절하게 막아냈다. 30분 라이즈 궁극기를 통한 기습적인 바론 사냥을 빠르게 확인해 스틸에 성공한 것이다. 바론 버프를 두른 SKT는 탑·미드·바텀 등 전방위적으로 밀고 들어갔고, CG 진영 안에서 마지막 한타를 걸어 챔피언을 모두 잡아내고 1위를 확정했다.
rock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