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시즌이 끝나가는 가운데 금융권에서도 종합 국정감사를 남겨두고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8일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국정감사가 진행중인 모습. /이덕인 기자 |
오는 21일 DLF관련 함영주 전 행장·정채봉 부행장만 출석
[더팩트|이지선 기자] 국정감사 시즌이 마무리 수순에 다다른 가운데 금융권에서는 마지막 정무위 종합 국감을 앞두고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국감 기간 동안 조국 법무부 장관과 관련한 의혹에 관심이 쏠렸지만 14일 조 장관이 사임한 만큼 앞선 국감보다는 현안에 좀 더 집중될 것으로 전망되는 탓이다. 다만 가장 큰 이슈로 꼽히는 해외금리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F)에 관련해서는 해당 상품을 판매했던 두 은행 최고 경영자들은 증인으로 소환되지 않아 심도 있는 질의가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오는 21일 정무위원회는 금융권 종합 국감을 끝으로 국정감사 시즌의 막을 내린다. 여러 현안이 산적했지만 앞선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대상 국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의혹에 관심이 쏠리면서 '조국 국감'이 된 바 있다.
그중에서도 금융위원회 국정감사는 정쟁으로 인해 초유의 증인 없는 국감으로 진행되면서 '맹탕 국감'이라는 지적도 받았다. 이에 정무위는 마지막 종합감사에 주요 증인들을 소환하기로 했다. 가장 중심이 되는 현안은 해외금리연계형 파생상품 원금 손실 사태로 꼽힌다. 해당 DLF 상품을 개인 고객에게 가장 많이 판매한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 대해 대책 마련이나 피해 원인 규명 등을 물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우리은행에서는 정채봉 부행장(국내 영업 부문장)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우리은행은 독일 국채 연계형 DLF 상품을 판매했다. 금감원 중간 조사 결과 우리은행 본사 차원에서 예금 선호고객에게 위험상품인 DLF를 판매하라고 권고했던 사례도 발견된 바 있다.
정 부행장은 국내 개인 영업 총괄을 맡았고, DLF 사태 이후에도 대응 특별팀(TF)도 이끌었다. 정무위는 정 부행장이 해당 사안의 실무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경영진일 것으로 판단해 그를 증인으로 소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종합 국정감사의 가장 큰 이슈로는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판매해 원금 손실을 맞은 해외주요국 금리연계형 상품에 대한 것이 될 전망이다. 다만 두 은행 최고경영자는 증인으로 소환되지 않았다. /더팩트 DB |
하나은행과 관련해서는 함영주 전 행장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현재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직을 맡고 있는 함 전 행장은 하나은행이 DLF 상품을 가장 집중적으로 팔았던 2016년부터 2017년 사이 행장직을 수행했다.
또 하나금융의 경우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이 금감원 검사에 앞서 DLF관련 자료를 삭제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어 금융지주 차원에서 함 부회장이 소환됐을 가능성이 있다. 하나금융은 의혹 제기 즉시 자료를 삭제한 적이 없다고 밝혔지만 이에 대해 집중적인 질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외에도 하나금융에선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도 출석한다. 장 사장은 일단 마일리지 소송에 관련된 이슈로 소환됐지만 2016년 당시 개인영업부를 총괄했기 때문에 관련 질의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건이 수천억 원의 원금 손실 사태를 부른 큰 사안인데도 최고 경영자인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나 지성규 하나은행장을 소환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상품 설계나 판매 과정에서 전반적으로 은행 본사 차원의 권고 등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에 경영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시각에서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앞선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DLF 사태와 관련해서 국정감사장에 은행장들에 대해 증인을 신청하려고 했더니 은행 쪽에서 로비가 들어온다"며 "명확하게 따지고 책임질 것을 지적하면 충분히 수용하고 소비자 피해 구제를 위해 나서고 금융감독원에 즉각 협조하겠다고 하면서도 은행장만은 부르지 말아 달라고 해서 결국 은행장은 (증인 채택에서) 빠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DLF 사태와 관련해 은행 차원의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금감원 국정조사에서 윤석헌 금감원장은 해당 사태와 관련해 기관 제재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각 은행은 이번 사태 이후 직원 성과체계를 바꾸면서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고 나섰지만 이를 미리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가 제기되는 것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사실상 조국 정국이 끝나면서 정무위에서 더 깊이 있는 현안 관련 질문이 나오리라 생각해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며 "다만 막상 관련된 기관 최고경영자들은 나오지 않기 때문에 은행들에 책임을 어느 정도까지 묻게 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