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이통3사 CEO·방통위원장 회동…'건강한' 서비스 경쟁 공감
입력: 2019.10.16 06:26 / 수정: 2019.10.16 06:26
15일 이동통신 3사 CEO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과 만나 방송통신 현안을 논의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황창규 KT 회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왼쪽부터)/최수진 기자
15일 이동통신 3사 CEO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과 만나 방송통신 현안을 논의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황창규 KT 회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왼쪽부터)/최수진 기자

한상혁 방통위원장 "이통3사, 불법 보조금 경쟁 지양해야"

[더팩트ㅣ광화문=최수진 기자] 국내 이동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15일 첫 만남을 가졌다. 서울 중구 정동의 한 음식점에서 만난 이들은 예상된 시간보다 20분 정도 길어진 약 1시간 20분 동안 방송·통신 현안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를 이어나갔다.

이통사 수뇌부들과 방통위원장 회동 현장에서는 때 아닌 '불법주차' 논란도 제기됐다. 이동통신 3사 CEO가 타고 온 차량이 음식점 정문 앞에 떡하니 주차를 하면서 음식점을 드나드는 다른 고객의 불편을 초래한 데다 해당 장소 주차 자체가 불법일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 이동통신 3사 CEO가 조심스러웠던 이유

이날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오전 11시 45분쯤 가장 먼저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검은색 중형 세단에서 내린 하현회 부회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곧장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뒤이어 도착한 황창규 KT 회장도 마찬가지였다. "오늘 어떤 말을 할 거냐", "한마디 해 달라" 등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5G 수출 성과와 관련해 "자랑 좀 하겠다"며 이동통신 3사 CEO 중 유일하게 말문을 뗐다. 그는 "한국이 5G 하는 것에 대해 미국도 놀란다. 지난번 미국에서도 그런 얘기가 나왔다. 화웨이 없이 잘한 것도 대단하다는 분위기"라며 "한국이 5G 잘 하고 있는 것은 우리(SK텔레콤)의 승리가 아니라 한국 시장의 승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동통신 3사 CEO는 오찬이 끝난 이후에 더욱 취재진의 질문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하현회 부회장과 황창규 회장은 도착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고, 박정호 사장만 "SK텔레콤 자체적으로 중소CP 지원하는 방향을 생각하고 있다"며 짧게 답했다.

현장에서는 이날 이동통신 3사 CEO가 말을 최대한 아낀 것과 관련해 "한상혁 위원장과 만나는 자리이기 때문일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첫 만남이라는 점에서 CEO들은 한상혁 위원장에 초점이 맞춰질 수 있도록 행동한 것"이라며 "취재진의 질문에 입장을 밝히면 CEO 멘트 중심으로 기사가 작성될 수 있어 말을 아끼지 않았나 싶다"고 설명했다.

◆ 이동통신 3사·한상혁 위원장, 어떤 대화 나눴나

이날 오찬은 비공개로 진행돼 이동통신 3사와 한상혁 위원장 간 대화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최수진 기자
이날 오찬은 비공개로 진행돼 이동통신 3사와 한상혁 위원장 간 대화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최수진 기자

이날 오찬은 비공개로 진행돼 이동통신 3사와 한상혁 위원장 간 대화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오찬 이후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가 논의 주제와 대략적인 분위기를 전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오전에서 △망사용료 △콘텐츠 활성화 △개인정보 규제 완화 등에 대한 대화가 오갔다. 특히 통신사 CEO들은 공정하게 망사용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한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한상혁 위원장에게 강조했다. 한상혁 위원장은 중소CP에 대한 이동통신 3사의 지원을 당부했다.

아울러 한상혁 위원장은 이용자 보호를 위해 5G 불법 보조금 경쟁을 지양할 것을 주문했다. 3사 CEO 역시 마케팅 경쟁이 아닌 요금과 서비스 경쟁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외에도 한상혁 위원장은 5G 서비스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B2B(기업 간 거래) 산업 및 국가 발전을 위해 5G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강조하며 투자와 관심을 확대해달라고 전했다.

◆ 이동통신 3사 CEO 차량, 불법 주차?…하현회 부회장 유일하게 유료 주차장

이날 현장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건 주차된 이동통신 3사 CEO들의 차량이었다. 불법 주정차 의혹 탓이다. /최수진 기자
이날 현장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건 주차된 이동통신 3사 CEO들의 차량이었다. 불법 주정차 의혹 탓이다. /최수진 기자

이날 현장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건 주차된 이동통신 3사 CEO들의 차량이었다. 음식점 정문 앞을 1시간 20분가량 막아선 것도 눈길을 끌었지만, 차량이 정차된 노면에 황색 점선이 있어 '불법 주차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기 때문이다.

황색 점선이 그려진 구역은 주정차를 할 수 없다. 때에 따라 유동적으로 정차를 허용하지만 5분을 넘기면 안 된다. 이날 박정호 사장과 황창규 회장은 음식점 바로 옆 유료 주차장이 있음에도 음식점 정문 앞에 차량을 세웠다. 동선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행동으로 보인다. 일반 유료 주차장에 주차한 것은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차량이 유일했다.

황색 점선이 그려진 구역은 주정차를 할 수 없다. 때에 따라 유동적으로 정차를 허용하지만 5분을 넘기면 안 된다. 음식점 바로 옆에는 유료 주차장이 있었다. /최수진 기자
황색 점선이 그려진 구역은 주정차를 할 수 없다. 때에 따라 유동적으로 정차를 허용하지만 5분을 넘기면 안 된다. 음식점 바로 옆에는 유료 주차장이 있었다. /최수진 기자

이와 관련해 음식점 관계자는 "기사가 운전석에 있을 경우 주차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기사를 대동할 수 없는 일반 손님은 해당 장소에 주차할 수 없다는 말이다.

불법 주정차 사실 확인을 위해 <더팩트>가 구청 주차관리과에 문의한 결과 황색 점선 위 주정차는 불법이라는 답을 받았다. 주차관리과 관계자는 "황색 실선이 아니고 '점선'이라도 정차는 최대 5분만 가능하다"며 "기사가 운전석에 앉아 있어도 5분을 넘어가면 불법 주차로 판단한다. 잠시 하차를 위해 정차한 것 외에는 모든 상황이 불법이다"고 전했다.

다만 사유지일 경우 다른 판단을 할 수 있다는 게 구청 직원의 설명이다. 이날 박정호 사장과 황창규 회장의 차량은 음식점 앞 인도와 도로 중간에 걸쳐 주차된 상태였다.

다른 불법 주정차 민원관리과 관계자는 "황색 실선이든 점선이든 모두 주정차는 불법"이라며 "확실한 건 단속반이 직접 나가서 확인을 해야 한다. 우리 측에 민원을 넣으면 담당자가 현장에 나가서 해당 장소가 단속 구역인지 아닌지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jinny061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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