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상형 전자담배를 둘러싼 안전성 논란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담배업계는 국내 시판 제품들은 중증 폐질환 발병 위험에서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서울 중구 명동거리 흡연 금지구역 밖에서 한 시민이 담배를 피우고 있는 모습. /더팩트 DB |
"국내유통 제품에 발병 추정 요인 함유되지 않아"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국내 담배업체들이 최근 불거지고 있는 액상형 전자담배의 미국 내 판매금지 및 보건복지부의 사용 자제 권고 등에 대해 자사 제품은 현재 논란의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액상형 전자담배 안전성 논란이 커지자 이를 의식해 선을 긋고 대응하는 모양새다.
미국 CDC(질병통제센터)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이 원인으로 의심되는 중증 폐 질환 사례가 530건이 보고됐다. 이 중 사망 사례도 8건이나 됐다.
이에 국내 보건복지부 또한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액상형 전자담배와 중증 폐 질환 사이 인과 관계가 밝혀질 때까지 국내에서 액상형 전자담배의 사용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밝혀진 것은 없으나 중증 폐 질환을 발생시킨 물질은 대마 유래 성분인 'THC'와 '니코틴', '비타민E 아세테이트', 액상의 주원료인 'PGVG' 등 4가지 물질로 추정된다. 특히 별도 가향 없이 니코틴만 함유된 액상을 피우고도 발병한 사례 대부분이 THC와 니코틴을 혼합한 제품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나, THC가 중증 폐 질환의 가장 큰 원인으로 의심받고 있다.
이에 국내 담배업계는 국내 시장 규제상 THC가 함유된 액상을 유통할 수 없는 만큼, 국내 시판 제품들은 중증 폐 질환 발병 위험에서 안전하다는 입장이다.
한국필립모리스가 최근 불거지고 있는 액상형 전자담배의 미국 내 판매금지 및 보건복지부의 사용자제 권고에 대해 '아이코스'는 현재 논란의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아이코스 스토어 광화문점. /더팩트 DB |
한국필립모리스는 24일 "아이코스는 액상형 전자담배가 아니라 궐련형 전자담배로, 미국에서 발생한 중증 폐 질환 및 보건복지부의 사용자제 권고와 아무 상관이 없는 제품"이라고 밝혔다.
한국필립모리스에 따르면 중증 폐 질환 발병 이슈는 미국 내에서 시판 중인 일부 액상형 전자담배와 관련됐다. 아이코스는 지난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공중보건 보호에 적합하다'며 미국 내 판매 인가를 받은 제품이다.
한국필립모리스 관계자는 "아이코스의 '히트스틱'은 이번 중증 폐질환 발병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대마 유래 성분인 'THC' 및 '비타민E 아세테이트'를 함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러한 필립모리스의 대응은 액상형 전자담배의 인식이 안 좋아지자 '전자담배' 전체의 문제로 확산되지는 않을지 등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쥴 랩스 코리아 측은 자사 제품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쥴 제품 이미지 /더팩트 DB |
액상형 전자담배인 쥴을 판매 중인 쥴 랩스 코리아도 자사 제품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쥴 랩스 코리아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중증 폐 질환 발병의 원인으로 추정되었던 THC나 비타민E 아세테이트는 미국과 한국에서 판매되는 쥴 제품에 전혀 들어있지 않은 물질"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미국은 주마다 규제가 달라 대마 성분이 포함된 '팟'이 유통되는 등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소지가 있었지만, 엄격한 규제를 적용하는 한국 시장에서 이 같은 문제는 일어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국내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자에 대한 중증 폐 질환 관련 모니터링을 지속 실시함과 함께, 국내 유통되고 있는 액상형 전자담배를 대상으로 THC, 비타민E 아세테이트 성분을 분석하는 등 인체 유해성 연구에 속도를 붙일 계획이다. 또 필요한 경우 외국 현황 등을 분석해 판매금지 등 추가 대책도 마련할 예정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국내 대표적 액상 전자담배에는 이번 중증 폐 질환 발병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함유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나, 정부의 조사 결과가 아직 나온 것은 아니기 때문에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조사 결과에 따라 관련 규제가 생기게 되면 액상 시장에 큰 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s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