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재현 사장, 지난해 해외 출장 이유로 국감 불출석[더팩트|이진하 기자] 안재현 SK건설 사장이 올해 국회 국정감사(이하 국감) 증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7월 발생한 라오스 댐 붕괴사고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데다 해외공사의 회계처리와 관련해 분식회계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해외 플랜트 강자로 불리던 SK건설이 최근 해외 사업도 부진하면서 삼중고를 겪고 있다.
최근 국회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오는 10월 2일부터 진행될 2019년 국감에 안재현 사장이 증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먼저 지난 5월 라오스 정부가 댐 붕괴 원인이 SK건설의 부실시공에 있다고 발표하면서 국토교통위원회가 안 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라오스 국가조사위원회가 인재라고 결론을 내렸으나 SK건설이 반발하면서 양측의 논쟁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안재현 사장은 지난해 라오스 댐 붕괴사고 후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해외 출장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국감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안 사장의 국감 출석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국토위는 안 사장에게 라오스 댐 문제를 추궁하고, 안 사장은 SK건설의 입장을 소명할 것으로 보인다.
또 정무위원회에서는 SK건설 해외법인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내용을 추궁할 가능성이 높다. SK건설은 지분법을 이용해 12억 원의 손실이 발생한 라오스 댐 투자법인이 350억 원의 지분법 평가익을 거둔 것처럼 둔갑시켰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분법이란 자회사 손익을 지분율만큼 모회사 손익에 반영하는 방식을 뜻한다. 일부 회계사들은 SK건설이 주로 지분법 손익을 과장 또는 허위로 만들어 이익을 부풀리는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안재현 사장은 라오스 댐 붕괴사고와 SK건설 분식회계 의혹 관련 내용으로 국토위와 정무위의 국감 증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국토위와 정무위는 아직 국감 증인 신청 리스트를 공개하지 않았다. 한 위원실 관계자는 <더팩트>에 "현재 국감 증인 신청 리스트는 공개할 수 없으며, 회의를 통해 확정되면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외 플랜트 강자로 불렸던 SK건설은 최근 부진을 이어가며 수익성도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건설은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이 3조6141억 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9.44%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1285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8.2%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주력 사업인 플랜트 부문 부진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월 SK그룹은 해외사업에 성과가 많은 안재현 사장을 세워 부진한 해외수주 타개를 모색했다. 그러나 신규 수주도 여의치 않았다. 해외건설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SK건설 수주 계약금액은 3889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간 25억1708만 달러를 기록한 것에 비해 98.4% 감소한 수치다. 또 지난 7월 말에 발표한 국내 시공능력평가 10위 내 대형 건설사 중 가장 큰 감소폭을 나타냈다.
또 3년간 실적 등을 평가하는 '2019 시공능력평가'에서 11위로 밀리며 2005년 이후 13년 만에 10대 건설사 자리를 내어줬다. 업계 관계자들은 불안한 재무안전성이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있다. 실제 SK건설은 올 상반기 부채비율이 276%를 기록했다. 주요 건설사 대부분이 200% 아래를 유지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치며, 2017년부터 3년 연속 '위험'(300%)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라오스 당국이 사고를 인재로 확정하면 대규모 피해보상금도 부과될 수 있다"며 "SK건설 입장에서는 해외 수주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으며, 내부적으로 외부적으로 문제가 산적해 하반기 수주에 불리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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