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건설사 진입 앞둔 호반건설, 서울 강남권에 깃발 꽂을까
입력: 2019.07.24 07:00 / 수정: 2019.07.24 07:00
국토교통부가 이달 말 건설사들의 시공 능력을 공시한다. 호반건설이 10위 안에 이름을 올릴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우면동에 있는 호반건설 신사옥. /더팩트 DB
국토교통부가 이달 말 건설사들의 시공 능력을 공시한다. 호반건설이 10위 안에 이름을 올릴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우면동에 있는 호반건설 신사옥. /더팩트 DB

호반건설, ㈜호반과 합병으로 덩치 커지고 재무구조 개선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광주광역시를 기반으로 전국구 건설사로 거듭난 호반건설이 시공능력평가 10위 진입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다. 호반건설이 대형건설사라는 타이틀을 달고 서울 강남권(서초구·강남구) 주택 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대형건설사들만의 리그로 불리는 강남 주택 시장은 호반건설이 한 번도 깃발을 꽂지 못한 지역이다.

1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이달 말 건설사들의 공사실적과 경영상태·기술능력·신인도 등을 종합평가한 시공능력을 공시한다. 공시된 시공능력평가는 오는 8월1일부터 1년간 적용된다.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발주자가 건설사를 선택하거나 입찰 참가를 제한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에 중요할 수밖에 없다. 특히 시공능력평가 10위 안에 들어서면 '10대 건설사'로 불리면서 대형건설사로 보는 시선이 강하다. 시공능력평가 10위 내 건설사들을 보면 국내 굵지 대기업의 건설 계열사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시공평가액 1조7859억 원(토목건축공사 기준)으로 16위를 기록했다. 10위인 HDC현대산업개발(시평액 3조4280억 원)과 격차가 컸다. 하지만 호반건설은 지난해 ㈜호반(옛 호반건설주택)과 합병하면서 덩치가 커졌다. 호반건설주택의 지난해 시평액은 2조1619억 원으로 시공능력평가 13위다.

호반건설과 ㈜호반의 시평액을 더하면 현대산업개발을 앞선다. 호반건설은 ㈜호반과 합병하면서 부채비율이 낮아지는 등 재무구조가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호반건설이 시공능력평가 10위 내 진입하면 강남권 재건축·재개발 사업 수주를 기대해 볼 만하다는 말도 나온다.

호반건설은 그동안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공동주택용지를 추첨·입찰받아 시공·분양했다. 시행과 시공을 모두 진행하면서 많은 수익을 남겼다.

호반건설은 2014년부터 서울 재개발·재건축 시장에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그 결과 성북구 보문 5구역 재개발과 양천구 신정 2-2구역 재개발 사업을 수주했다. 또 구로구 개봉 5구역 재건축 사업장을 가져왔다.

호반건설이 서울 지역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지만 강남권 재건축·재개발 시장에서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송파구에서 호반베르디움 아파트를 분양하는 데 성공했지만 이후 신반포7차아파트·방배경남아파트·방배14구역 등의 재건축·재개발 사업 수주에는 번번이 실패를 맛봤다.

강남권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그동안 현대건설·삼성물산·GS건설·대우건설·롯데건설 등 상위 건설사들이 선점해 왔다. 재개발·재건축은 조합원들이 시행사를 투표로 결정하기 때문에 건설사의 브랜드 인지도가 매우 중요한 요소로 꼽히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호반건설은 주택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회사가 맞지만, 강남에서 상위 건설사들과 경쟁하기에는 브랜드 인지도에서 밀린다"며 "브랜드 가치를 높일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호반건설은 주택 브랜드 '호반써밋'과 '베르디움'을 보유하고 있다.

호반건설은 지난 2015년 송파구에서 호반베르디움 아파트를 분양하는 데 성공했지만 이후 신반포7차아파트·방배경남아파트·방배14구역 등의 재건축·재개발 수주는 실패했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강남 아파트 단지. /더팩트 DB
호반건설은 지난 2015년 송파구에서 호반베르디움 아파트를 분양하는 데 성공했지만 이후 신반포7차아파트·방배경남아파트·방배14구역 등의 재건축·재개발 수주는 실패했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강남 아파트 단지. /더팩트 DB

◆인수합병으로 브랜드 가치 제고

호반건설은 대우건설 인수를 통해 서울 강남권 진출을 꾀하기도 했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대우건설 인수에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얻었다. 하지만 대우건설의 해외사업 손실이 공개되면서 인수에서 손을 뗐다.

현재 호반건설은 서울 남산 그랜드하얏트호텔 인수전에 참여하고 있다. 호반건설이 그랜드하얏트호텔을 가져오면 기존 호텔 사업을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무엇보다 그랜드하얏트호텔이 가지고 있는 부지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다. 그랜드하얏트호텔 매각 대상은 지상 18층의 호텔 건물 1동을 비롯해 주변 8757㎡의 주거용 토지다.

그랜드하얏트호텔이 위치한 용산 한남동은 국내 대표 부촌이다. 국내 재벌들이 모여 사는 데다가 한남더힐과 나인원한남·유엔빌리지 등 고급 주택이 밀집해 있다.

호반건설이 그랜드하얏트호텔을 인수하면 주거용 토지를 개발할 수 있다. 국내 최대 부촌에 무혈 입성하게 되며, 이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다.

한편 호반건설은 지난 3월 서울 서초구 우면동에 신사옥에 입주하면서 본격적으로 서울 시대를 알렸다.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도 신사옥 인근 서초구 서초동에 주택을 마련했다. 김상열 회장 일가는 지난해 2월 전국에서 공시가격이 가장 높은 서초동 트라움하우스 5차 주택을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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