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직격] '인보사 파문' 이웅열 코오롱 총수 "전혀 관여한 바 없다"
입력: 2019.05.31 13:27 / 수정: 2019.05.31 14:14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이 31일 오전 <더팩트> 취재진과 만나 인보사케이주 사태와 관련해 전혀 관여한 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전 회장이 자신이 설립한 벤처 회사 인근 카페에서 관계자들을 만난 뒤 나오고 있다. /강남구=이성락 기자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이 31일 오전 <더팩트> 취재진과 만나 '인보사케이주' 사태와 관련해 "전혀 관여한 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전 회장이 자신이 설립한 벤처 회사 인근 카페에서 관계자들을 만난 뒤 나오고 있다. /강남구=이성락 기자

"넷째 자식 같다"는 이웅열, 인보사 허가 취소 후 말 바꿔

[더팩트ㅣ강남구=이성락 기자] 이웅열(63) 전 코오롱그룹 회장이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받은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와 관련해 "전혀 관여한 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전 회장이 인보사 사태에 대해 입장을 직접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전 회장은 31일 오전 자신이 새롭게 차린 서울 강남구 소재 벤처 회사 앞에서 <더팩트> 취재진과 만나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허가 취소 조치'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손사래를 치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이 전 회장은 회사로 출근하지 않고 오전 9시 50분쯤 운동복과 운동화 등 편안한 차림으로 인근 카페로 향했다. 그곳에서 지인들을 만나 1시간가량 대화를 나눴다. 이 전 회장은 대화를 마친 후에도 회사로 가지 않고 준비된 차량에 바로 올라탔다.

차량 탑승 직전 취재진과 마주한 이 전 회장의 표정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후 식약처의 인보사 허가 취소와 관련된 질문을 하자 시선을 마주치지 않고 곧장 차량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 전 회장이 인터뷰에 응하지 않고 비서로 보이는 한 남성의 안내를 받아 곧바로 차량에 탑승하면서 인보사 성분 변경 인지 시점, 환자와 투자자들에 대한 책임 등 질문은 이어가지 못했다.

앞서 식약처는 지난 28일 의약품 성분이 뒤바뀐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의 품목허가를 취소했다. 식약처는 인보사의 주성분 중 하나가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로 확인됐고, 코오롱생명과학에서 제출한 자료가 허위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인보사는 이 전 회장이 "내 인생의 3분의 1을 투자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말할 정도로 애착을 보였던 유전자 치료제다. 그는 인보사에 대해 "넷째 자식 같다"고 말하며 바이오산업을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지정한 뒤 인보사 개발을 직접 이끌었다.

이웅열 전 회장은 인보사 사태 이후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사진은 이웅열 전 회장 지난 16일 차명 주식 보유 혐의 관련 공판을 마치고 서울중앙지법을 빠져나오고 있는 모습. /이성락 기자
이웅열 전 회장은 '인보사 사태' 이후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사진은 이웅열 전 회장 지난 16일 차명 주식 보유 혐의 관련 공판을 마치고 서울중앙지법을 빠져나오고 있는 모습. /이성락 기자

하지만 인보사의 성분이 허가 당시 코오롱생명과학이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로 확인되면서 이 전 회장의 노력은 물거품이 된 상황이다.

이와 함께 이 전 회장에 대한 책임론도 거세지고 있다. 이 전 회장은 지난해 12월 코오롱그룹 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이와 관련해 식약처의 품목허가 취소 이후 이 전 회장이 '인보사 사태'를 사전에 인지하고도 향후 벌어질 법적 책임을 면하기 위해 '퇴임' 결정을 내린 것이라는 의혹이 일고 있다.

그동안 이 전 회장은 '인보사 사태'에 대해 어떠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사실상 회피하는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이번에 입장을 바꿔 "전혀 관여한 바 없다"고 선을 그은 셈이다.

이날 이 전 회장이 '인보사 사태'에 대해 모르쇠 태도를 보였지만, 그를 향한 책임론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인보사가 품목허가를 받을 당시 이 전 회장이 최종 결정권자였다는 것은 변하지 않은 사실이다.

이 전 회장은 코오롱생명과학 지분 14.40%, 코오롱티슈진 지분 17.83%를 보유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의 최대주주인 코오롱 지분은 49.74%를 갖고 있다. 업계는 지분만 놓고 보더라도 이 전 회장이 인보사 허가 진행 당시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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