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오리온 오너가' 40억 원대 가구 약정금 소송…재판장 '의아' 왜
입력: 2019.04.26 06:54 / 수정: 2019.04.26 21:34
조경민 오리온 전 전략부문사장과 담철곤 오리온 회장(왼쪽),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 간에 가구·그림 구매비 40억 원을 둘러싼 법정 공방전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25일 첫 증인 심문이 진행됐다. /더팩트 DB
조경민 오리온 전 전략부문사장과 담철곤 오리온 회장(왼쪽),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 간에 가구·그림 구매비 40억 원을 둘러싼 법정 공방전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25일 첫 증인 심문이 진행됐다. /더팩트 DB

홍성원 대표·오너 일가 집사 증인 참석…재판부, 6차 변론기일서 조 전 사장 계좌 등 재확인

[더팩트 | 이한림 기자] 지난 4차례 변론기일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한 오리온 오너일가와 오리온 전 임원의 40억 원 대 가구 약정금 법정 공방전이 첫 증인심문 진행으로 새 국면을 맞이했다. 양측 모두 10분 내외로 끝났던 지난 변론기일과 달리 이번 5차 변론기일에서는 증인을 향한 양 측 변호사의 날선 질문이 이어지며 2시간 가량 진행됐다. 특히 증인의 일부 발언에 재판장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나타내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 제21부(김상훈 부장판사)는 25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40억 원 가구 약정금 청구 소송' 5차 변론기일을 열었다. 원고는 조경민 전 오리온 전략부문 사장이고 피고는 담철곤 오리온 회장과 부인인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이며 소송가액은 40억 원이다.

이날 5차 변론기일에서는 이전 변론기일과 동일하게 조경민 전 사장과 담철곤 회장, 이화경 부회장 등 피고와 원고는 참석하지 않았고 피고와 원고측 법률대리인 각 2명씩 참석했다.

다만 원고 측에서 요청한 증인 3명 중 2명이 처음으로 재판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참석한 증인은 조경민 전 사장에게 직접 가구·그림 등을 팔았던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와 오너 부부 별장에서 근무일지를 작성했던 집사 오 모 씨였다.

먼저 오 씨에 대한 양 측의 심문은 30분 가량 이어졌다. 피고와 원고 측은 오 씨에게 근무일지 작성 이유와 시기, 가구와 그림 등 사진을 찍어 놓은 이유 등에 대해 물었다. 기억을 더듬던 오 씨는 자신이 1992년 5월에 오리온 총무팀에 입사했고 1999년 담철곤 회장과 이화경 부회장이 자택에 입주한 후 2013년 3월 본인이 퇴사할 때까지 집사로 근무했다고 전했다.

사진을 찍어 놓은 이유를 묻는 피고 측의 질문에 대해서는 "이화경 부회장이 침실 등 방을 쓰면서 물건 배치를 자주 바꿔서 기억해놓기 위해 촬영했다"며 "관리와 목적 차원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원고 측의 "집에 들어온 물건 중 가격을 들은 게 있냐"는 추가 질문에 "침구류가 15억 원 정도 된다고 서미갤러리 직원 한명한테 들은 것 같다"며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제21부는 오리온 오너와 오리온 전 임원의 40억 원대 가구 약정금 사건의 5차 변론기일을 2시간 가량 걸친 증인 심문으로 진행한 후 내달 6차 변론기일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제21부는 오리온 오너와 오리온 전 임원의 40억 원대 가구 약정금 사건의 5차 변론기일을 2시간 가량 걸친 증인 심문으로 진행한 후 내달 6차 변론기일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이후 증인석에 올라선 홍성원 대표에게는 1시간 30여분에 걸친 심문이 이어졌다. 피고와 원고 측은 각 자 주어진 증인 심문 시간에도 재판장에게 상대 측의 의도 심문을 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의의를 제기할 만큼 치열한 공방전이 이어졌다.

재판부에 따르면 홍 대표는 이번 40억 원 가구 약정금 소송의 핵심 증인이다. 이화경 부회장과 각별한 사이였으며 조경민 전 사장과 직접 가구와 그림 등을 거래해온 인물이다. 또 조 전 사장이 가구 구매비 40억 원을 대납했다는 내용을 담은 사실확인서를 법원에 제출하기도 한 당사자이기도 하다.

이날 실제로 홍 대표의 증언에 따르면 담철곤 회장 내외 자택에 배치된 침대, 침대 프레임, 사이드테이블, 램프, 조각상 등 모든 제품을 직접 판매하고 배치했다. 홍 대표는 이 부회장이 갤러리를 찾아 마음에 드는 제품을 고르면 직접 자택으로 옮겨 물건을 배치했고 이후 금액은 모두 조 전 사장으로부터 받았다고 증언했다. 또 홍 대표는 담철곤 회장과는 단 한번도 거래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홍 대표는 거래 후 계약서를 작성하거나 즉시 청구를 한 적이 없다고 답변해 재판장을 의아하게 만들기도 했다. 홍 대표는 "여태까지 거래를 하면서 고객 신뢰 차원에서 단 한건의 계약서를 쓴 적이 없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홍 대표는 조 전 사장이 구매비를 대납한 사실확인서를 작성한 이유에 대해 오리온 오너 일가와 관계가 틀어진 조 전 사장이 걱정돼 중재를 해주고 싶은 마음에 유정훈 전 쇼박스 대표의 지시에 따라 작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에 따르면 유정훈 전 대표는 이화경 부회장 밑에서 조 전 사장이 했던 업무를 그대로 해왔던 인물이다. 다만 유 전 대표는 지난 23일 재판부에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하며 "자신은 원고를 만난적도 없고 대금 지급 관계를 전혀 모르고 있다"고 답변서를 내고 이날 변론기일에 불참했다.

재판부는 2시간에 걸친 증인 심문 끝에 5차 변론기일을 마쳤다. 재판부는 이날 제출된 증인의 녹취록이 속기가 완료되면 향후 변론기일에 살펴보고, 피고 측에 조 전 사장이 가구비를 무슨 돈으로 납부했으며 회삿돈인 법인 계좌와 오너 일가의 개인계좌도 관리했는지 등의 여부를 확인해올 것을 지시했다.

원고 측은 유 전 대표를 증인 심문하고 싶지만 지속해서 증인 출석을 거부하고 있는 등 재판 참여 의지가 보이지 않다는 이유로 추가 증인 신청을 철회했다.

한편 40억 원대 가구 약정금을 둘러싼 담철곤 회장과 조경민 전 사장 간의 법정 공방은 지난해 8월 약정금 청구 소송 변론준비기일, 9월 첫 변론기일, 11월 2차 변론기일, 12월 3차 변론기일, 올해 3월 4차 변론기일을 갖고 이날 5차 변론기일을 통해 증인심문이 진행됐다. 다음 6차 변론기일은 5월이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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