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5년 만에 북미 에틸렌 공장 가동…실적 부진 '터닝포인트' 될까?
  • 이한림 기자
  • 입력: 2019.03.17 09:54 / 수정: 2019.03.17 09:54
롯데케미칼이 공사 기간만 5년이 걸린 북미 에틸렌 공장 가동을 앞두고 있다. 이를 통해 에틸렌 생산능력을 연산 450만 톤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더팩트DB
롯데케미칼이 공사 기간만 5년이 걸린 북미 에틸렌 공장 가동을 앞두고 있다. 이를 통해 에틸렌 생산능력을 연산 450만 톤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더팩트DB

연간 영업이익 2000억 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공급 과잉은 과제[더팩트 | 이한림 기자] 롯데케미칼이 공사 기간만 5년이 걸린 축구장 150개 크기의 초대형 에틸렌 공장을 북미에 가동한다. 증권가는 롯데케미칼이 이번 북미 공장 가동을 통해 연간 영업이익이 2000억 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016억 원에 그친 롯데케미칼이 전년 동기 대비 85.8% 급락한 부진에서 반등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17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이달부터 북미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에서 에틸렌·에틸렌글리콜 공장의 상업 생산에 돌입한다. 롯데케미칼은 이 곳에서 연간 100만 톤의 에틸렌과 70만 톤의 에틸렌글리콜을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에틸렌은 플라스틱, 섬유 등 석유화학 제품을 만드는 기초 소재이며 에틸렌글리콜은 에틸렌을 1차 가공한 화학섬유 소재로 사용된다.

또한 롯데케미칼은 이번 북미 에틸렌공장에서 국내 화학사 중 처음으로 원유 대신 셰일가스(퇴적암 지층에 매장된 천연가스)에서 에탄을 뽑아 에틸렌을 만드는 기술을 활용할 예정이다. 셰일가스 추출은 기존에 나프타를 원료로 추출하는 방식보다 30% 가량의 생산비용이 절감되는 차원에서 고부가 가치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북미 에틸렌공장 가동이 본궤도에 이르면 롯데케미칼은 국내외 공장을 합산해 에틸렌 생산능력을 연간 450만 톤 규모까지 늘리게 된다. 국내는 물론 아시아 화학사 중에서 가장 큰 규모이며 전 세계 10위권 밖이었던 에틸렌 생산능력 순위도 7위권으로 뛰어 오른다.

증권가에서도 롯데케미칼의 이번 북미 공장 준공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이 미국 공장 가동을 통해 연간 매출액 1조 원, 영업이익 2000억 원가량이 기존보다 늘어날 것으로 관측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업이익 2000억 원은 롯데케미칼이 지난해 4분기 올린 전체 영업이익(1016억 원)보다 2배 가량 많은 수치다.

또한 지난해 말 글로벌 석유화학사들의 불안감을 가중하게 했던 에틸렌 가격도 회복세를 그리고 있어 반등의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날 대한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톤당 약 780달러까지 떨어졌던 에틸렌 가격은 올해들어 회복세를 보이더니 이달 기준 톤당 1100달러 선을 넘겼다. 지난 2016년 투자를 결정했을 당시 에틸렌 가격(1094달러)과 맞먹는 수준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016년 6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가운데)이 참석한 가운데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미국 에탄크래커 및 에틸렌글리콜 합작사업 기공식을 진행했다. /롯데케미칼 제공
롯데케미칼은 지난 2016년 6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가운데)이 참석한 가운데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미국 에탄크래커 및 에틸렌글리콜 합작사업 기공식을 진행했다. /롯데케미칼 제공

다만 롯데케미칼은 에틸렌 가격의 회복세에 따라 올해 전 세계 에틸렌 공급이 과잉될 것이라는 전망은 짚고 넘어가야할 과제로 보인다. 올해 에틸렌 수요가 약 500만 톤 가량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수요 대비 공급 증가폭이 불균형적이라는 분석이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은 우즈베키스탄 에틸렌 프로젝트 등에서 성과를 거두는 등 기존 에틸렌 플랜트 증설 노하우와 경험이 있어 글로벌 화학사와 경쟁에서 유리한 측면이 있다"며 "다만 올해 에틸렌은 수요 대비 공급 증가폭이 큰 상황이다. 올해 북미만 해도 15개 이상의 에틸렌 프로젝트가 대기중이며 에틸렌 신증설 물량은 최소 500만 톤에서 평균 700만톤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경험이 있는 롯데케미칼이라도 시장 상황을 주시하며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북미 에틸렌 공장의 상업 가동이 본 궤도에 오르면 원료 다변화를 통해 경쟁력을 세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번 북미 공장에서 생산되는 에틸렌은 대부분 미국 시장에서 소화되지만, 글로벌 최대 시장인 중국이나 최근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인도 등 신흥 시장도 눈여겨 보고 있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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