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현대차가 비씨카드와의 가맹계약도 해지하기로 결정하면서 사실상 현대카드를 제외한 모든 카드사와의 계약을 해지하는 '강수'를 뒀다. 사진은 서울 영등포구 현대카드 본사 건물. /더팩트 DB |
7일 비씨카드도 가맹계약 해지…고객 불편 '우려'
[더팩트|이지선 기자] 수수료율 인상을 두고 카드업계와 대형가맹점의 갈등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현대·기아차는 계열 카드사인 현대카드를 제외한 모든 카드사와 '계약해지'로 강력 반발에 나섰다.
현대·기아차는 7일 비씨카드와도 가맹계약을 해지했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다른 카드사와 달리 협상을 좀 더 진행했지만 가맹 계약 해지 수순으로 접어들게 됐다"며 "고객 불편 최소화를 위해 유예기간을 두고 협상을 진행했지만 타결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현대·기아차에서 이용할 수 있는 신용카드는 현대차와 특수관계인 현대카드뿐이다. 비씨카드 결제 망을 이용하는 우리카드, IBK기업은행카드 등 은행 계열 카드 역시 이용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앞서 현대차는 수수료 인상을 요구하는 지난 4일 신한·KB국민·삼성·롯데·하나카드 5개사에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카드사의 일방적인 인상 통보와 마케팅 비용 등을 차 업계에서 부담하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이유에서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차와 카드사의 갈등이 업계 간 '힘겨루기' 양상으로 고조되면서 현대카드도 애매한 상황이다. /더팩트 DB |
여신금융협회는 이에 7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례적으로 수수료 관련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그간 여신협회는 정부의 수수료 개편안 등에 대해서도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는 것을 조심스러워 했지만 카드사가 부담을 떠안는 구조를 개선해야한다는 내부 의견이 커지면서 견해를 밝힌 것이라는 해석이다.
여신협회는 "가맹점수수료 개편은 어려움을 겪는 영세·중소 가맹점을 지원하기 위해 범정부 차원에서 내놓은 대책으로 대형가맹점에 대한 수수료 인상 조치도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른 것"이라며 "가맹점수수료체계 개편에 대형가맹점도 적극 동참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카드사와 현대차의 갈등은 업계 간 갈등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앞서 6일 자동차산업협회에서도 공식적으로 카드사들의 수수료인상에 이의를 제기한 탓이다. 갈등 골이 깊어지는 가운데 현대카드도 애매한 입장이 됐다. 카드사들과 함께 수수료를 인상하겠다는 입장을 전했지만 현대차와 특수관계인 만큼 협상이 길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수수료율 인상과 관련해서는 협상이 진행 중인 단계"라며 "카드업계가 다 같이 수수료율 인상 의사를 전한 상황이기 때문에 논의가 이어지고 있고 결과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먼저 공식적으로 반발 의사를 밝힌 곳이 대형가맹점들이 전반적으로 수수료율 인상에 대해 이견이 있는 상황인 만큼 현대차만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과거 이마트와 비씨카드 사례처럼 소비자 불편을 볼모로 잡는 힘겨루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