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은행] 부정적 전망에 '미래준비'…디지털 조직개편·인력확충
입력: 2019.01.02 07:33 / 수정: 2019.01.02 08:09

올해 은행권 공통 화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디지털 전환이다. 특히 올해 경제 전망에 대해 어두운 전망이 나오면서 은행권은 미래를 위한 준비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더팩트 DB
올해 은행권 공통 화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디지털 전환'이다. 특히 올해 경제 전망에 대해 어두운 전망이 나오면서 은행권은 '미래'를 위한 준비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더팩트 DB

2019년 금융권을 관통할 키워드는 '신(新)성장'이다. 시장이 급변하면서 대내외적으로 부정적인 경제 전망이 잇따르는 가운데 금융가에서는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증권가에서는 개인영업을 넘어 투자은행(IB)·자산관리(WM)에 방점을 찍고, 은행권에서는 디지털 혁신에 몰두하고 있다. <더팩트>는 금융권의 기해년 경영 키워드를 통해 주요 증권사 및 은행사의 올해 성장전략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인터넷은행 출범 후 불붙은 '디지털 혁신'…규제 완화 후 새 사업자 등장 예고 '긴장'

[더팩트ㅣ이지선 기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 은행권의 핵심 과제도 '디지털 전환'으로 꼽힌다. 특히 올해는 대내외적 금융 영업 환경이 악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라 나오면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디지털화에 주력하고 있다.

앞서 시중은행들은 2년 전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메기'의 출현 이후 영업 방향을 큰 폭으로 바꿨다. 특히 인터넷은행은 ICT 기업 지분이 큰 만큼 디지털 트렌드에 맞춰 새로운 사업을 기획하기 쉬운 환경이라 시중은행의 긴장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인터넷은행은 새로운 프로젝트에 돌입할 때마다 즉각적으로 태스크포스(특별팀)를 꾸려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자체 개발한 본인 인증시스템으로 금융 생활에서 가장 불편한 점으로 꼽히던 '공인인증서'를 대체해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

일례로 카카오뱅크의 경우에도 아이디어가 나오면 바로 개발자 등 전문가들이 모여 개발에 돌입한다. 최근 나온 ‘모임 통장’도 아이디어가 나온 이후 즉시 태스크포스 팀을 꾸려 개발을 시작했고 여러 번의 수정을 거쳐 1금융권 중 최초로 여러 명이 통장 거래내역을 각자의 은행 애플리케이션에서 들여다볼 수 있도록 발전시켰다.

어기에 지난해 인터넷전문은행 특별법 제정으로 올해부터 기존 인터넷은행에 ICT기업 투자를 늘릴 수 있다. 케이뱅크의 경우 내년 특별법에 따라 KT지분을 활용한 투자를 늘려 '자본 부족'에 막혔던 사업들을 차근차근히 풀어나갈 계획이다. 또한 올해는 제3의 인터넷은행 설립이 가능해졌다. 금융당국은 연내 최대 2곳의 인터넷은행을 새로 설립할 계획이다.

이에 더해 올해는 한국판 '규제 샌드박스'로 불리는 금융혁신지원 특별법 제정을 앞두고 비금융회사의 금융업 진출에 대한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 소규모 특화 금융회사의 설립도 허용됐고, 금융업 인가단위가 세분되는 등 경쟁 촉진 정책이 연달아 추진되면서 은행권의 수익성 전망은 흐린 상황이다.

김혜미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1~2년 동안 은행의 수익성 개선은 순이자마진 개선과 대손 비용 감소 효과로 나타난 현상"이라며 "향후 금리상승이 제한되고 취약차주 및 한계기업 중심으로 건전성 악화가 예상되면서 올해는 금융권 전반적으로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산업에 비금융사업자도 진출할 수 있는 여러 제도가 도입되는 만큼 올해 은행들은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전망이다. /더팩트 DB
금융산업에 비금융사업자도 진출할 수 있는 여러 제도가 도입되는 만큼 올해 은행들은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전망이다. /더팩트 DB

올해 금융권에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은행권은 새 먹거리를 찾기 위해 '디지털 전환'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디지털 전환을 '큰 그림'으로 보고 2020년까지 IT 기반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을 표방하고 나섰다. 먼저 인터넷은행에 대응해 모바일 영업환경을 개선하고 나섰다.

신한은행의 경우 여러 개로 분산됐던 앱을 하나로 합쳤고, 출범 10개월 동안 800만 명의 가입자를 끌어모았다. 이외에도 신한은행은 그룹 차원의 '디지털 퍼스트'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 등에서 IT 인력을 4140명을 모아 '디지털 캠퍼스'를 열었다. 또한 디지털 교육에 2020년까지 20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도 '디지털'에 방점을 두고 올해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 11월 국민은행 창립기념일에서 국민은행은 '디지털 트랜스포케이션 선포식'을 개최하고 디지털 조직으로의 혁신을 선포했다. 지주 차원에서도 디지털 중심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그룹 '디지털 혁신 부문'을 신설하고 허인 국민은행장을 부문장으로 내세워 디지털에 '주력'할 의지를 표명했다.

내년 지주사로 거듭나는 우리은행도 디지털 금융 관련 인재를 확보하고 나섰다. 지난해 6월 디지털금융 부문을 담당할 외부 전문가인 황원철 CDO(최고 디지털 책임자)를 영입했고, 전산 관련 계열사인 우리 FIS 충원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외부 기업과의 협업으로 디지털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오픈 API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오픈 API란 은행 금융 서비스를 외부 기업이 인터넷망을 통해 실시간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은행권과 외부업체가 함께 다양한 상품이나 서비스, 애플리케이션 등을 개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성과도 톡톡히 거두고 있다. 농협은행이 지난 2016년 출시한 오픈 API 기반의 개인 간 개인(P2P) 거래 자금관리 상품은 지난해 혁신적인 경영이나 프로세스에 부여하는 특허인 BM특허를 받았다. 농협은행은 앞으로도 핀테크 관련 지식재산권을 확보해 '오픈뱅킹'을 선도해나갈 계획이다.

KEB하나은행 또한 지난해를 '디지털 원년'으로 삼고 올해 적극적인 데이터 기반 정보회사로 거듭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룹 차원에서 지난해 11월 통합 데이터센터를 가동해 IT 인력을 3500명까지 늘릴 계획을 세웠다. 은행 내에도 디지털 전환 특임 조직과 데이터 전략부를 세우고 모든 부분에 디지털을 접목할 계획이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시대의 트렌드를 잘 파악하고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일하는 공간과 방식을 바꾸고 디지털 인재를 양성해 기존 금융회사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도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는 "앞으로 핀테크 기업이나 비금융 사업자도 금융업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은행은 전문성을 내세우는 한편 기술에 뒤쳐지지 않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한동안은 디지털 전환에 은행뿐만 아니라 전 금융권의 화두일 것"이라고 말했다.

atonce5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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