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제약사 '알짜 자회사' 원료의약품 생산업체 실적 부진, 왜?
입력: 2018.12.05 07:24 / 수정: 2018.12.05 07:24
국내 주요 제약사들의 원료의약품 생산업체들의 올해 3분기 실적이 하락했다. 원료의약품은 의약품을 만드는 원료 중 약효를 내는 핵심 성분이다. /픽사베이
국내 주요 제약사들의 원료의약품 생산업체들의 올해 3분기 실적이 하락했다. 원료의약품은 의약품을 만드는 원료 중 약효를 내는 핵심 성분이다. /픽사베이

주요 업체 3분기 실적 하락, 수출 환경 악화 가장 큰 요인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상위 제약사의 소위 '알짜 자회사'로 불리던 원료의약품 자회사 실적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는 수출 부진·환율 하락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원료의약품은 의약품을 만드는 원료 중 약효를 내는 핵심 성분이다. 국내 업체들은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인정받아 모기업 외에도 머크·화이자·로슈 등 다국적 제약사 등에 원료의약품을 공급했다. 원료의약품 수출 규모는 2012년 10억5500만달러(한화 약 1조1721억 원)에서 지난해 14억7000만달러(약 1조6331억 원)로 약 40% 증가했다. 이처럼 원료의약품 수출 규모가 증가하면서 원료의약품 생산업체들은 국내 상위 제약사의 '알짜 자회사'로 자리매김했다. 원료의약품 자회사의 실적이 증가하면서 전체 제약사 실적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4일 금융감독원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유한화학·경보제약·에스티팜 등 국내 제약사들이 운영하는 원료의약품 자회사들은 올해 3분기 일제히 실적 하락세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원료의약품 실적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환율 하락 등 수출환경 악화 요인이 가장 컸다. 환율이 하락하면서 수익성에 타격을 입은 것이다.

왼쪽부터 유한양행·종근당·동아제약 건물 외관 /각 사 제공
왼쪽부터 유한양행·종근당·동아제약 건물 외관 /각 사 제공

◆ 유한양행·종근당·동아쏘시오홀딩스 등 자회사 일제히 매출↓…영업손실도 기록

유한양행의 원료의약품은 유한양행이 100% 지분을 보유한 유한화학에서 생산한다. 유한화학이 원료의약품을 만들어 유한양행에 공급하고 이를 고객사인 다국적제약사 길리어드·화이자 등에 납품하는 형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한화학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1215억 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인 1429억 원 대비 14.9% 감소했다. 특히 102억 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하면서 전년 동기 50억 원의 영업이익과 비교해 적자로 돌아섰다.

종근당의 원료의약품을 생산하는 자회사는 경보제약이다. 종근당홀딩스는 경보제약의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다.

경보제약의 3분기 누적 매출은 148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1431억 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경보제약의 3분기 영업이익은 135억 원으로 전년 동기 190억 원 보다 28.8% 감소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자회사인 에스티팜은 지난 2010년 동아제약의 계열사 유켐이 삼천리제약을 인수해 사명을 바꾼 회사다. 에스티팜은 현재 GSK·노바티스 등에 원료의약품과 의약품 중간체를 공급하고 있다.

에스티팜의 3분기 누적 매출은 771억 원으로, 1478억 원이었던 전년 동기 보다 47.8% 감소했다. 또한 38억9583만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477억8162만 원의 영업이익과 비교해 적자 전환했다.

◆ 원료의약품 실적 개선 여지 '주목'

그러나 업계에서는 원료의약품 실적 부진은 서서히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적 부진을 벗어나기 위해 업체들이 △원료의약품 수출 확대 △의약품 생산 공정의 품질 향상 △신공장 가동 등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환율 등 수출 여건도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유한화학은 원료의약품 수출은 내년부터 다시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 유한양행은 최근 길리어드와 446억 원 규모의 HIV(인체면역결핍 바이러스) 치료제 원료 공급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기간은 지난달 2일부터 오는 2019년 12월 20일까지다.

경보제약 역시 하반기 들어 수출을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다시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경보제약은 지난 8월 프랑스 국립의약품청(ANSM)으로부터 아산공장의 항생제 원료의약품 생산 공정에 대한 우수 의약품 제조·품질 관리(GMP) 적합 판정을 받았다. 이를 통해 경보제약은 항생제 원료의약품인 '세포탁심'과 '세프트리악손'의 프랑스 수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에스티팜의 경우 지난 10월 경기도 안산 반월공장을 본격 가동했다. 반월 생산공장은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핵산 치료제의 원료의약품)' 원료를 생산하고 있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치료제 시장은 오는 2020년 12억달러(한화 약 1조33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에스티팜은 다른 경쟁사와 달리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합성 모든 단계를 일괄 생산할 수 있어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원료의약품 자회사 실적에 대해 "인도와 중국이 생산한 원료의약품은 대부분 저가 제품으로 국내 업체들과 시장이 겹치지 않는다. 최근 중국산 고혈압약 원료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되면서 일본 등지에서 인도·중국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품질이 우수한 국산 원료가 재조명을 받고 있다"며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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