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황제'연봉中] 고액보수 공개 명암…성과체계 신뢰vs박탈감 조장
입력: 2018.08.23 06:40 / 수정: 2018.08.23 06:40
금융권 고액 연봉자들의 상반기 보수가 공개되자 이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더팩트 DB
금융권 고액 연봉자들의 상반기 보수가 공개되자 이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더팩트 DB

증권업계 대한 인식 바뀔까…긍정적·부정적 인식 공존

[더팩트ㅣ이지선 기자] 금융권 고액 연봉자들의 상반기 수입이 공개되면서 직급과 연차에 상관없이 높은 성과급을 받은 증권사 직원들이 단연 화제다. 이들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자 고액 연봉 공개 대상을 일반인까지 확대한 것에 대해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상반기부터 임원이 아니라도 5억 원 이상 고액 보수를 받는 직원 이름과 내역을 공개하기로 했다. 그동안 금융권에 대해 유달리 많은 보수를 받고 있다는 비판이 잇따르자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을 추진해 연봉 공개 대상을 확대한 것이다.

금융투자업계가 고액 보수자 명단으로 유달리 주목은 받은 이유는 성과에 따른 확실한 보상 체계를 갖췄기 때문이다. 특히 한 증권사 차장이 20억 원이 넘는 보수를 성과급으로 받으면서 사장을 뛰어넘는 임금을 받았다는 소식은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하다.

그동안 증권업계에서는 '성과 보장이 확실하다'는 이야기가 막연하게 흘러나왔다. 하지만 이번에 실무자급 직원이 고액연봉자로 이름을 올리자 대다수 사람들이 증권업계의 확실한 성과보상체계를 직접 확인한 셈이다.

증권업계 내부에서는 직원 보수가 임원을 넘었다는 것 자체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분위기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대다수 증권회사가 직급이나 연차에 상관없이 실적 기여도에 따라 보상하고 있다"며 "이번 일은 실제로 고위 임원보다 많은 금액을 받은 것을 눈으로 확인한 사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 경영진이 아니지만 최고경영자에 육박하는 고액 연봉을 받은 직원들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더팩트 DB
증권업계에서 경영진이 아니지만 최고경영자에 육박하는 고액 연봉을 받은 직원들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더팩트 DB

일각에서는 고액 연봉 공개 대상을 일반 직원까지 확대한 것에 대해 긍정적 반응이 나오고 있다. 직급을 뛰어넘는 성과급을 받은 사례가 공개돼 증권업계가 그만큼 확실한 성과 보수 체계를 가지고 있다는 신뢰감을 줬기 때문이다.

취업 준비생들에게 증권업계에 대한 이미지나 선호도가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금융권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A씨는 "이번 고액 보수 공개를 계기로 증권사 성과에 따른 확실한 보수 체계를 직접 확인해 동기부여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봉 공개에 대한 불편한 시각도 만만치 않다. 기업 운영에 책임이 있는 경영진이나 임원이 아닌 일반인이 노력해 일궈낸 성과에 대한 대가를 공개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또 개인 연봉을 공개하는 것이 과도한 사생활 침해라는 지적도 나왔다.

연봉 공개가 내부적으로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고액 연봉자들이 단순 주식 영업보다는 금융공학이나 부동산 투자와 같은 특정 부서에 몰려있는 탓에 다른 부서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 외부의 부정적 인식도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 종사자들은 '고객 돈으로 이득을 취한다'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왔는데 연봉 세부 내역이 공개되고 고액 연봉이 확인되면서 증권업 자체에 불신을 조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일을 계기로 성과급 체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직원들이 과도한 성과주의 압박을 더욱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업계에서 성과주의가 팽배해 있다는 지적은 그동안 여러차례 나왔다"며 "실적 압박 등으로 실제 고통을 받은 직원들도 더러 있다"고 말했다.

atonce5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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