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희의 골라인] 빅매치 망친 스타들의 '황당 퇴장'
입력: 2018.05.08 05:00 / 수정: 2018.05.08 07:48

월드컵과 같은 큰 무대에서 나오는 스타들의 황당 퇴장은 경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출처=위키피디아
월드컵과 같은 큰 무대에서 나오는 스타들의 '황당 퇴장'은 경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출처=위키피디아

지단부터 루니까지! '어이없는 퇴장'

[더팩트 | 심재희 기자] 레드카드 퇴장. 축구에서 빨간 카드를 받은 선수는 그라운드에서 쫓겨난다. 거친 파울이나 비신사적 행위 등을 했을 때 주심이 해당 선수에게 레드카드를 준다. 퇴장으로 선수가 줄어들면 팀은 경기를 펼치기 어려워진다. 수적 열세에 놓여 이길 가능성이 줄어든다.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빅매치에서 퇴장은 더 '치명적'일 수 있다. 한순간 실수가 경기 결과에 큰 영향으로 주고 '핫이슈'로 떠오른다. 특히, 팀의 주축 선수가 퇴장을 당하게 되면 단번에 분위기가 상대에게 넘어간다. 그래서 월드컵과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같은 큰 무대에서 스타들의 '황당 퇴장'은 두고두고 회자된다. 빅매치의 분위기를 망쳐버린 스타들의 '황당 퇴장' 사례를 살펴 본다.

◆ 지단의 '묻지 마 박치기'

2006 독일월드컵 결승전. '유럽의 강호'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피파컵을 놓고 마지막 승부를 펼쳤다. 일진일퇴의 명승부 속에 1-1로 맞서며 연장전에 돌입한 두 팀. 그리고 연장 전반 초반 사상 최악의 '박치기 사건'이 터졌다. 프랑스의 선제골을 작렬했던 지네딘 지단과 이탈리아의 동점골을 잡아낸 마르코 마테라치가 '박치기 사건'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연장 전반 5분 이탈리아 진영에서 갑자기 지단이 마테라치의 가슴팍에 헤더를 꽃았다. 지단의 가공할 만한 헤더에 마테라치는 그대로 쓰러져 신음했고, 주심은 지단을 향해 레드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단의 퇴장 이후 경기 분위기는 이탈리아 쪽으로 조금씩 향했고, 결국 승부차기에서 이탈리아가 프랑스를 누르고 사상 네 번째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지단은 대회 최우수선수(골든골)에 선정됐지만, '묻지 마 박치기'에 의한 퇴장으로 인해 구설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베컴의 '보복 폭행'

1998 프랑스월드컵 16강 잉글랜드와 아르헨티나의 대결. '앙숙'이었던 두 팀은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며 명승부를 연출하고 있었다. 전반에만 2골씩을 터뜨리면서 팽팽하게 맞섰다. 당시 18살이던 마이클 오언의 놀라운 폭풍질주 골과 아르헨티나의 절묘한 세트 피스에 의한 하비에르 사네티의 득점이 축구팬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2-2로 시작된 후반전 초반. 전반전 내내 중원에서 서로를 향해 으르렁거리던 데이비드 베컴과 디에고 시메오네가 결국 대형 사고를 쳤다. 시메오네의 반칙에 화가 난 베컴이 보복성 폭행으로 발길질을 해 곧바로 퇴장을 당했다. 멋진 패스로 오언의 역전골에 디딤돌을 놓았던 베컴은 초라한 모습으로 그라운드 밖으로 쫓겨났고, 이후 잉글랜드는 수적 열세 속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결국 승부차기 끝에 잉글랜드는 아르헨티나에 패하고 말았다. 베컴은 이날 퇴장으로 2002한일월드컵 아르헨티나전 페널티킥 결승골을 터뜨리기 전까지 '역적'이라는 주홍글씨를 씻어낼 수 없었다.

레이카르트의 '침 뱉기 사건'

독일과 네덜란드가 만난 1990 이탈리아월드컵 16강전에서는 '침뱉기 사건'이 나와 팬들을 황당하게 만들었다. 0의 행진을 이어가던 전반 20분 독일 공격수 루디 푈러와 네덜란드 수비수 프랑크 레이카르트가 신경전을 벌이다 둘 다 퇴장을 당했다. 푈러가 레이카르트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한 것이 화근이 됐다. 화가 난 레이카르트는 푈러를 향해 침을 뱉었고, 두 선수 모두 분을 삭이지 못하자 주심은 '동반 퇴장' 명령을 내렸다. 이후 승부는 다소 지루한 모습을 띄다가, 후반 들어 독일이 연속골을 잡아내면서 승기를 잡았다. 후반 6분 위르겐 클린스만이 선취골을 뽑아냈고, 후반 40분 안드레아스 브뢰메가 환상적인 오른발 감아차기로 쐐기골을 작렬했다. 네덜란드는 후반 44분 로날드 쾨만이 페널티킥 골로 추격했지만 시간이 모자랐다. 푈러가 빠진 독일은 적절한 포메이션 변화에 의한 유기적인 플레이로 주도권을 잡았고, 수비의 핵인 레이카르트를 잃은 네덜란드는 공백을 실감하면서 패배의 수렁 속으로 빠져들었다.

루니의 '사타구니 가격'

2006 독일월드컵 8강 잉글랜드와 포르투갈의 경기에서 웨인 루니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묘한 상황에 놓였다. 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동료였던 두 선수는 '결정적인 퇴장' 때문에 우정에 금이 갔다. 사건은 후반전 중반 고개를 들었다. 후반 17분 웨인 루니가 중원에서 포르투갈 수비수 히카르두 카르발류와 공을 다투다 부딪혔다. 혈기왕성한 루니는 카르발류의 사타구니 쪽을 발로 차는 거친 플레이를 펼쳤고, 카르발류는 쓰러져 고통을 소호했다. 이때 호날두가 나타났다. 포르투갈의 승리를 원하던 호날두는 루니의 반칙을 주심에게 자세하게 설명했고, 주심은 루니에게 퇴장 명령을 내렸다. 호날두의 어필이 주심의 판정에 영향을 미쳤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이후 호날두가 TV 카메라를 앞에 두고 윙크를 하는 모습이 비쳐 논란은 커졌다. 결국 경기에서 포르투갈이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거뒀고, 호날두는 잉글랜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로부터 '배신의 아이콘'으로 낙인 찍히고 말았다.

kkamano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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