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희의 골라인] 독일·멕시코·스웨덴! '죽음의 조' 속 기회
입력: 2018.01.02 14:18 / 수정: 2018.01.02 14:18
신태용호 16강 진출 도전!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이 2018 러시아 월드컵 조추첨에서 독일, 멕시코, 스웨덴과 함께 F조에 속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신태용호 16강 진출 도전!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이 2018 러시아 월드컵 조추첨에서 독일, 멕시코, 스웨덴과 함께 F조에 속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2018 러시아 월드컵 조추첨, 한국·독일·멕시코·스웨덴 'F조'

[더팩트 | 심재희 기자] 지난해 12월 2일(한국 시각) 새벽 러시아 모스크바의 크렘린궁 콘서트홀에서 펼쳐진 2018 러시아 월드컵 조추첨식. 한일전 축구를 보는 듯했다. 끝까지 조마조마했다. 마지막 4포트에 한국과 일본만 남았다. F조 아니면 H조. F조에는 독일, 멕시코, 스웨덴이 버티고 있었고, H조에는 폴란드, 세네갈, 콜롬비아가 기다리고 있었다. 먼저 뽑히는 쪽이 한일전에서 지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지금 뽑히면 안 된다. 뽑히면 안 돼.' 일본이 나오길 바랐지만, 불안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한국이 강팀들이 있는 F조에 속했다. 반면에 일본은 해볼 만한 상대들이 많은 '꿀조'로 향했다.

'디펜딩 챔피언' 독일, '북중미 맹주' 멕시코, '노란 바이킹' 스웨덴. 확실히 강한 팀들이다. 독일은 설명이 필요 없는 강력한 우승후보고, 멕시코는 그 어떤 팀을 만나도 '멕시칸 스타일'을 잘 발휘하는 저력을 갖추고 있다. 스웨덴은 이탈리아를 제치고 본선에 오를 정도고 경쟁력이 있다. 지난해 11월 국체축구연맹 랭킹(피파랭킹)만 봐도 장난이 아니다. 독일 피파랭킹이 1위, 멕시코 피파랭킹이 16위, 스웨덴 피파랭킹이 18위, 우리나라는 59위다. 신태용호의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우선, 상대의 객관적인 전력을 세밀하게 들여다 봐야 한다. 강하면 얼마나 강한지, 약점은 무엇인지, 우리고 파고들 틈은 있는지 등을 면밀하게 보고 또 봐야 한다. 지금까지 직접 중계를 하고 경기를 보면서 살펴봤던 세 팀은 모두 확실히 강하다. 하지만 결코 이길 수 없는 상대들로 비치진 않는다. 독일, 멕시코, 스웨덴 모두 강점과 약점이 있고, 우리도 마찬가지다.

첫 상대인 스웨덴은 기복이 있는 팀이다. '즐라탄 딜레마'에 빠져 있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복귀할지도 모르지만, 즐라탄이 빠진 현재 팀 수준은 유럽에서도 톱은 아니다. 이탈리아를 꺾었지만 공격력이 그리 강하지 않았다. 현재 멤버가 주축을 이룬 경기를 두 차례 정도 중계한 적이 있다. 조직력이 좋지만 상대를 압도할 확실한 공격 무기가 없다.

멕시코는 모든 팀들이 까다로워하지만 피지컬의 한계가 뚜렷하다. 팀이 전체적으로 빠르고 정확하지만 파워가 달린다. 자신들의 페이스로 잘 끌고가면 브라질 뺨치는 플레이들이 나오지만, 완성도가 다소 떨어지고 힘에서 눌리면 고전 양상을 보인다. 월드컵 16강 이상으로 올라서지 못하는 것도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독일은 피파랭킹 1위(11월 기준)에 빛나는 막강 전력을 자랑한다. 선수 개개의 능력과 팀 조직력이 모두 최고 수준이고, 신구조화도 잘 이뤄져 있다. 하지만 순간적인 수비 약점이 여전히 존재한다. 그동안 경기를 돌아 보면, 수비라인의 스피드가 평범해 빠른 선수들에게 고전하는 장면이 꽤 나왔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조추첨 결과! 1일 2018 러시아 월드컵 조추첨에 의해 32개국의 조별리그 상대가 모두 결정됐다. /심재희 기자
2018 러시아 월드컵 조추첨 결과! 1일 2018 러시아 월드컵 조추첨에 의해 32개국의 조별리그 상대가 모두 결정됐다. /심재희 기자

경기 외적인 부분도 잘 체크해 대비하고 도움이 되는 부분은 활용해야 한다. 일단 이동 거리가 꽤 멀다. 2700km 이상을 옮기며 세 경기를 치러야 한다.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을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경기 순서는 좋은 편이다. 100%를 던질 수 있는 1차전에서 스웨덴을 만나고, 2차전을 멕시코와 치른 뒤 독일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가진다. 최강 팀을 마지막에 만나는 건 분명 좋은 밑그림이다.

베일에 가려진 팀이 없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요소다. 세 팀 모두 전력이 강한 만큼 노출 또한 많이 되어 있다. 물론 알고도 당할 수 있지만, 알면 막을 수도 있는 게 또 축구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충분히 이길 거라고 생각했던 알제리에 2-4로 완패했던 것처럼 뒤통수를 맞을 일은 없다. 우리가 뒤통수를 때리면 상대들은 두 배 더 아프다.

결국 '죽음의 조'라는 말 속에 기회가 있다. F조를 '진정한 죽음의 조'로 만들면 한국도 토너먼트 진출의 찬스를 잡을 수 있다. 세 팀을 따라만 가는 게 아니라, 제대로 위협해야 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철저한 준비로 100% 전력을 발휘해야 강팀들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 본선까지 남은 6개월여 기간이 황금 같은 시간이다. 만약 6월 월드컵 본선에서 'F조가 죽음의 조'라는 평가가 나온다면, 한국이 주목받을 가능성 또한 올라갈 것이다.

kkamano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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