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역주행'에 뿔난 재계 "피해자 있고, 수혜자 없는 처사"
입력: 2017.12.07 15:59 / 수정: 2017.12.07 16:00
재계가 법인세율 인상에 피해자는 있지만, 수혜자는 없는 처사라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더팩트 DB
재계가 법인세율 인상에 "피해자는 있지만, 수혜자는 없는 처사"라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더팩트 DB

"대부분 정책이 지나치게 친노동 쪽으로 가고 있다"

[더팩트ㅣ이성로 기자] 재계가 법인세 인상에 뿔났다. 세계적으로 법인세율 인하 흐름 속에 국회는 지난 5일 본회의를 열고 내년부터 과세표준 3000억 원 이상인 기업들의 법인세율은 현행 22%에서 25%로 올리는 내용의 수정안을 의결했다. 재계는 이번 법인세 인상을 '역주행'으로 평가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7일 재계에 따르면 개정된 법인세율을 적용받은 국내 77개 대기업들은 "피해자는 있는데 수혜자는 없다", "당근은 없고 채찍만 있는 처사"라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과세표준액의 인상으로 25%의 법인세율을 적용받게 될 기업은 종전 129곳에서 77개로 줄었지만 해당 기업들은 3%포인트 법인세율 증가로 세금 부담이 커진 것은 피할수 없게 됐다.

특히, 재계 순위 1, 2위의 삼성과 현대자동차그룹의 추가로 내야할 법인세는 수 천 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개정된 법인세를 적용하면 삼성그룹은 삼성전자(약 4300억 원)를 비롯해 삼성화재(약 345억 원), 삼성생명(약 190억 원) 등은 5000억 원 넘는 금액을, 현대자동차그룹(현대자동차-약 1100억 원, 현대모비스-약 758억 원 등)은 약 3080억 원의 법인세를 추가로 부담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 밖에 한국전력공사(약 1600억 원), 한국수력원자력(1160억 원), SK그룹(약 950억 원), LG그룹(약 720억 원) 등도 지난해와 비교해 10% 이상의 법인세를 추가로 납부해야 한다.

국회는 5일 본회의를 열고 내년부터 과세표준 3000억 원 이상인 기업들의 법인세율은 현행 22%에서 25%로 올리는 내용의 수정안을 의결했다. /더팩트 DB
국회는 5일 본회의를 열고 내년부터 과세표준 3000억 원 이상인 기업들의 법인세율은 현행 22%에서 25%로 올리는 내용의 수정안을 의결했다. /더팩트 DB

재계 관계자들은 "이번 법인세율 개정안이 세계적 기조에 역주행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세계 주요 국가들은 자국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투자환경 개선을 위해 법인세를 내리고 있는 추세이다.

실제로 미국을 비롯해 일본 그리고 주요 유럽 국가들은 법인세 인하에 나서고 있다. 미국은 현 35%의 법인세를 20%까지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9.97%의 법인세율을 적용하고 있는 일본 역시 10%의 낮추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는 33.3%인 법인세율을 5년 동안 25%까지 내리겠다고 발표한 상태다. 영국은 최근 10년 동안 법인세율을 10% 낮춘 끝에 현재는 19%다.

재계 한 관계자는 "법인세율이 인상되면서 경영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현재 미국, 일본 등 세계 주요 국가들은 법인세율을 낮추고 있다"면서 "법인세도 결국 비용이다. 기업으로선 투자에 대한 어려움과 축소가 우려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정말 기업들이 경영하기 힘들어지고 있다. 대부분 정책이 지나치게 친노동 쪽으로 가고 있어 아쉽다"며 말끝을 흐렸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는 개정된 법인세율을 적용하면 각각 약 4300억 원과 약 1100억 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더팩트 DB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는 개정된 법인세율을 적용하면 각각 약 4300억 원과 약 1100억 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더팩트 DB

법인세율 인상은 문재인 정부의 공약이었다. 대기업에 많은 세금을 부과해 조세 형평, 경제 민주화 그리고 복지 재정을 늘리겠다는 심산이다. 하지만 법인세율을 낮추고 있는 국제적 흐름과 반대될 뿐 아니라 기업의 투자 위축으로 인해 결과적으론 소액주주, 협력사, 근로자 등으로 부담이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작지 않다.

대기업 관계자는 "기업활동에 많은 위축과 제약이 되는 상황이다. 세계적으로 법인세율을 낮추는 상황에서 한국은 오히려 역행하고 있다"며 "법인세를 인상한다고 해서 실질적으로 어떤 효과를 낼 수 있는지 궁금하다. 막말로 국민에게 현금 100만 원을 주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 피해자는 명확하고, 수혜자는 명확하지 않은 처사라고 생각한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정말 답답하다"고 말문을 연 또 다른 대기업 관계자는 "당근과 채찍이 있어야 하는데 요즘엔 채찍만 내리치고 있는 상황인 것 같다. 정녕 환골탈태해야 할 집단이 어딘지 궁금하다"며 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마다치 않았다.

한 대기업 관계자 역시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일부 사업을 제외하곤 대부분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법인세율까지 올라가면서 기업들을 위축시키고 있는 것 같다"면서 "정부의 방향도 있겠지만, 너무 성급하게 추진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보다 단계적인 절차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sungro5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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